[취업과 창업] 틈틈이 자격증 따고 옛 동료와 네트워크 .. '2배의 노력' 필수

성화선 2017. 2. 22.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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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단절 극복한 여성 3인 '필살기'
웹디자이너 10년 경력 박민씨
인터넷강의로 실력 쌓아 복귀
증권사 펀드운용팀 이지은씨
자격증 따며 자신감 생겨 도전
은행 정규직 전환한 최병임씨
대학원 다니며 업무실력 키워

경력이 단절된 여성, 이른바 ‘경단녀’는 국내에 약 190만 명. 30대 기혼 여성 3명 중 1명꼴로 경단녀인 셈이다. 경단녀는 결혼·출산·육아를 거치며 사회적 ‘명함’을 잃는다. 전업주부에서 워킹맘으로 복귀를 시도하지만 사회적 문턱은 높기만 하다.

만만치 않은 문턱을 뛰어넘어, 경력을 쌓아가는 이들이 있다. 롯데마트 웹디자이너 박민(37)씨, 교보생명 FP(재무설계사) 이지은(36)씨, 국민은행 최병임(49)씨다. 셋은 한 때 결혼이나 출산으로 일을 그만뒀지만 지금은 사람을 만나면 자신의 명함부터 건넨다. 그 명함 뒤에는 남모를 한숨과 노력이 배어있다.
‘경단녀’로 지내다가 재취업에 성공한 롯데마트 웹디자이너 박민(37)씨. 자신감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 김춘식·강정현 기자]
“우리 회사는 육아휴직 선례가 없어서….”
웹디자이너로 10년 동안 일했던 박민씨가 육아휴직을 신청하려고 했을 때, 회사는 고개를 저었다. 퇴사를 하고는 약 1년을 아들만 키우며 보냈다. 박씨는 “출산 하루 전까지 일을 할 정도로 그만둘 생각은 없었다”며 “예순이 넘는 친정 엄마도 독서 지도사와 동화구연 지도사 자격증을 따며 일하시는 걸 보고 복귀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경단녀’로 지내다가 재취업에 성공한 교보생명 FP 이지은(36)씨. 자신감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 김춘식·강정현 기자]
하지만 서류나 면접 전형에서 번번이 탈락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홈페이지를 만들고 꾸미면서 자신만의 포트폴리오(작품집)를 준비했다. 지방자치단체의 무료 인터넷 강의도 빠지지 않고 수강했다.

박씨는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았다는 것을 포트폴리오로 증명했고 집에서 웹디자인 인터넷 강의를 꾸준히 봤다”며 “5번이 넘는 시도 끝에 합격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증권 회사의 해외펀드 운용팀에서 일했던 이지은씨도 3년 넘게 육아만 하다가 사회로 복귀하려니 쉽지 않았다. 유치원이나 공부방에서 일을 시작해 보기도 했지만 6개월을 넘기지 못했다. 이씨는 “육아를 일부 포기하면서까지 내가 해야 하는 일인가에 대한 스스로 확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경단녀’로 지내다가 재취업에 성공한 국민은행 최병임(49)씨. 자신감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 김춘식·강정현 기자]
하지만 아이들이 커가면서 일 욕심도 커졌다. 일단 자격증으로 승부를 걸었다. 당장 일을 하지 않더라도 각종 자격증에 도전하며 자신 만의 이력서를 채워나갔다. 둘째를 임신했을 때도 영어교육 자격증을 땄다. 경단녀를 위한 정부 지원 프로그램에도 문을 두드렸다. 여성인력개발센터 등을 통해 국제의료관광코디네이터와 B2B(기업간) 온라인 마켓 관련 자격증을 확보했다. 이씨는 “지금 하고 있는 일과 직접 관련이 없는 자격증도 있지만, 자격증을 따면서 ‘나도 준비가 됐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 씨는 경단녀가 복귀를 마음먹었을 때, 가족 내 대화와 설득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갑자기 일하러 나가는 엄마에 대한 아이들의 이해, 남편의 육아 도움 등 가족 간의 합의와 지원 없이는 일터로 돌아가더라도 마음 편히 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경단녀라는 용어도 없던 1999년, 결혼과 동시에 은행을 그만뒀다가 비정규직으로 은행에 복귀해 정규직 전환 시험을 통과하고 팀장까지 된 최병임씨. 경단녀들의 ‘고참’격인 최씨는 “입사 전에는 눈높이를 낮추고 입사 이후 눈높이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속 일을 하던 사람과 똑같은 대우을 받을 수 없다. 내가 과거에 어떤 대우나 월급을 받았는지 생각하면 복귀는 더 힘들어진다. 경력 단절에 따른 처우 변화는 감수해야 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하지만 “입사 이후에는 차이를 좁히기 위해 목표를 잡고 더 노력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고졸이었던 최씨는 정규직 전환 시험에 합격한 이후, 한양대 사회교육원 경영학과를 거쳐 숭실대 PB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각종 금융 관련 자격증도 획득했고 ‘KB 올해의 스타상’을 받기도 했다.

경단녀 중에는 일을 그만 둔 이후, 바쁜 육아 때문에 과거 동료들과 연락을 끊는 경우가 종종 있다.

최씨는 “동료들을 통해 채용 정보를 들었다”며 “꾸준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매일 아침 신문을 읽으면서 관련 업계 소식과 흐름을 놓치지 않았던 것도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일터로 복귀한 3인방이 입을 모아 말하는 재취업의 첫번째 성공 덕목은 자신감이다. 복귀 과정에서 가장 힘든 점으로도 자신감 부족을 꼽았다. 최씨는 “일단 부딪쳐 보면 내성이 생긴다. 계속 거절당하더라도 상처받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단녀를 위한 정부 지원 프로그램
3인방은 “복귀 이후, 일과 가정을 다 할 수 있는 일자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씨는 롯데마트에서 경단녀를 대상으로 채용하는 ‘커리어맘 직군’에 입사했고 일주일에 24시간(8시간씩 3일) 시간선택제 근무를 하고 있다. 이씨도 교보생명 경단녀 복귀 프로그램인 ‘퀸FP’의 일원으로 일한다. 오전 10시~오후 5시까지 근무한다. 두 사람 모두 만족도가 높다.

성화선 기자 ss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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