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 POINT] 일 그르친 방심, 겁먹을 필요 없었던 '외인 라인'

[인터풋볼=서울월드컵경기장] 유지선 기자= FC 서울이 헐크의 한방에 무너졌다. 그러나 상대의 막강한 화력에 무릎을 꿇었다고 하기 보다는 긴장의 끈을 잠시 놓았던 `방심`으로 인해 일을 그르쳤다.

서울은 21일 오후 7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상하이 상강과의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조별리그 F조 1차전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이로써 서울은 1차전에서 승리를 챙기지 못하면서 웨스턴 시드니, 상하이 상강에 이어 조 3위로 1차전을 마쳤다.

서울의 고전이 예상되는 경기였다. 수비라인에는 허점을 노출했지만, 헐크와 오스카, 엘케슨 등이 버티고 있는 공격라인은 위협적인 요소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하이 상강은 `외인 라인`으로 막강한 공격진을 꾸리기 위해 어마어마한 금액의 투자를 감행했다. 헐크를 영입하기 위해 5,580만 유로(약 698억 원)의 이적료를 지불했고, 오스카 영입에도 무려 6,000만 유로(약 751억 원)의 이적료를 투자한 것이다

그로인해 경기 전부터 스포트라이트는 자연스레 상하이 상강 공격진을 향했다. 황선홍 감독도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개인적으로 상대하기는 힘들 것이다. 강한 압박을 통한 협력 플레이가 중요하다"고 경계했다.

실제로 상하이 상강은 외국인 선수들을 총출동시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엘케슨이 최전방에서 공격을 이끌었고, 오스카와 헐크가 각각 2선에서 화력을 더했다. 아흐메도프도 공격 전개 시 오스카와 번갈아가며 전방 깊숙이 자리했다. 그러나 전반전 화력은 기대 이하였다. 개개인이 볼을 잡으면 굉장히 위협적이었지만, 선수들 간 협력플레이는 미미했기 때문이다.

상하이 상강은 전반 9분 오스카의 패스를 이어받은 헐크가 중거리 슈팅을 날리거나, 전반 10분 오스카가 우레이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주며 서울의 골문을 두드렸다. 전반 37분에는 헐크가 답답한 듯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날렸지만 골대를 벗어나고 말았다. 헐크의 힘 있는 슈팅과 오스카의 날카로운 패스가 간간이 나왔지만, 그때마다 서울 수비진이 재빨리 라인을 정비하며 상대의 공격을 틀어막았다.

그러나 서울의 발목을 잡은 건 선수들의 `방심`이었다. 후반 7분 서울 수비진이 방심한 틈을 타 헐크가 아크 부근에서 날카로운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린 것이다. 전반 내내 잠잠했던 상하이 상강은 헐크의 한방으로 활짝 웃었다.

일격을 당한 서울은 경기 종료 직전까지 만회골을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경기는 결국 상하이 상강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순간의 방심에 무너진 서울, 그러나 공포감을 자아냈던 상하이 '외인 라인'의 화력은 지레 겁먹을 필요가 없었다.

사진= 윤경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