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오키나와] WBC 공인구의 비밀, '러빙머드'를 아시나요?

2017. 2. 21. 05: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 때마다 나오는 얘기가 공인구다.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주도하는 WBC는 롤링스사의 메이저리그 공인구를 그대로 사용한다.

2014인천아시안게임이나 2015 프리미어12 땐 일본의 미즈노 200을 사용했는데, 이 공은 상대적으로 KBO리그 공인구와 차이가 크지 않다.

WBC 공인구는 빛깔부터 남다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WBC에선 대회 공인구에 ‘러빙 머드’라는 특수 진흙을 발라 사용한다. 미끄럼을 방지하고 투수들이 더 잘 챌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편이다. 오키나와(일본)|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 때마다 나오는 얘기가 공인구다. ‘미끄럽다’, ‘실밥이 잘 채지지 않는다’ 등의 코멘트는 식상할 정도다. 그러나 공인구의 진짜 비밀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새하얀 공을 ‘누렇게’ 바꿔버리는 특수진흙, 러빙 머드(rubbing mud)다.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주도하는 WBC는 롤링스사의 메이저리그 공인구를 그대로 사용한다. KBO리그 투수들이 국제대회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낯선 공이기도 하다. 실밥이 덜 도드라지고 꽉 조여 있어 손에 채는 느낌이 덜하다. 여기에 가죽의 질도 완전히 달라 미끄럽다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 2014인천아시안게임이나 2015 프리미어12 땐 일본의 미즈노 200을 사용했는데, 이 공은 상대적으로 KBO리그 공인구와 차이가 크지 않다.

WBC 공인구는 메이저리그처럼 새 공에 ‘러빙 머드’라는 특수 진흙을 발라 사용한다. 이에 사용되는 레나 블랙번사의 러빙 머드. 오키나와(일본)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 WBC 공인구는 왜 누렇게 바래있을까?

WBC 공인구는 빛깔부터 남다르다. 중계화면에는 잘 잡히지 않지만, 미국에서 건너온 낯선 이 공은 가까이에서 보면 마치 헌 공처럼 누렇게 색이 바래있다.

공을 누렇게 만든 범인은 진흙이다. 한국과 일본은 심판이 공을 투수에게 건네기 전 손으로 문지르는 것을 제외하면 새 공 그대로 사용하지만, 미국은 출발부터가 다르다. 클럽하우스에서 담당직원들이 러빙 머드라고 불리는 특수진흙을 표면에 골고루 발라 심판에게 건네고, 심판이 상태를 확인한 뒤 사용된다.

진흙을 바른 공에는 2가지 효과가 있다. 첫 번째는 ‘미끄럼 방지’다. 처음부터 덜 미끄럽게 만들 수도 있지만, 미국은 이 방식을 고수해왔다. 또 하나는 ‘눈부심 방지’다. 새 공의 반짝반짝 빛나는 광택이 타자들에게 불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과거 메이저리그엔 낮 경기가 많았기에 일리 있는 얘기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선수 출신이자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에서 지도자생활을 한 레나 블랙번(1968년 사망)은 1938년 뉴저지 남부 델라웨어 강에서 이 흙을 발견했다. 이전까지는 야구공의 본질적 문제점을 고치기 위해 그라운드 흙을 물과 함께 반죽해 바르거나, 구두약과 담배 등 각종 이물질을 발라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아메리칸리그부터 공급된 이 진흙은 1950년부터 내셔널리그로 확대됐다. 델라웨어 강 어디서 이 흙을 채취하는지도 여전히 비밀에 부쳐진다.

KBO 운영팀 유병석 대리가 러빙 머드를 공에 바르는 모습. 오키나와(일본)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 밤마다 진흙 바르는 KBO 운영팀 직원들

KBO 운영팀은 미국에서 직접 러빙머드를 공수해왔다. 투수조의 미니캠프가 열린 괌에서부터 오키나와 캠프까지 밤마다 진흙 바르기에 열중이다. 일정량을 펴서 공에 골고루 발라주면 끝. 방법은 크게 어렵지 않다. 불펜피칭이 있기 전날 2~3타(한 타에 12구)를 작업한다.

운영팀 유병석 대리는 2013년에 이어 두 대회 연속으로 공을 만져 도가 텄다. 유 대리는 “직원들과 함께 하루를 정리하면서 흙을 바르는 작업을 한다. 대화를 나누면서 하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게 된다. 메이저리그 클러비들처럼 능숙한 건 아니지만, 투수들이 편하게 공을 던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키나와(일본)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Copyright © 스포츠동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