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지지율 20% 안착 .. 당내 지지는 아직 문재인 3분의 1
사드 재협상 불가, 대연정론 먹혀
충청·TK·50대 등서 문재인에 앞서
'박 대통령 선의' 발언 등 중도 행보
민주당 경선서도 힘쓸지 미지수
20일 리얼미터가 MBNㆍ매일경제 의뢰로 지난 13~17일 전국 성인남녀 2521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2%p) 에 따르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2.5%로 7주째 1위를 유지했고, 안 지사가 20.4%로 2위였다. 갤럽(14~16일 전국 성인남녀 1003명 대상 조사) 결과도 문 전 대표가 33%, 안 지사가 22%를 기록했다. 안 지사 지지율 상승의 뿌리는 대전·충청 지역이다. 충남 논산 출신 도지사인 그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에 따른 가장 큰 수혜자로 꼽힌다. 안 지사의 대전·충청 지지율은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직전인 1월 넷째 주에 15.8%였으나 3주 만에 32.2%로 두 배 이상 올랐다. 문 전 대표는 30.0%였다. 갤럽 조사 역시 1월 셋째 주에 12%에서 한 달 만에 34%로 올라 문 전 대표(24%)보다 10%포인트 앞섰다.
충청서 안희정 32.2% 문재인 30.0%
그러나 그가 19일 부산대 ‘즉문즉답’ 행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K스포츠·미르재단을 만든 것은 동계올림픽을 잘 치르고 싶었던 마음”이라고도 말한 것은 논란을 불렀다.
문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안 지사의 19일 발언과 관련, “안 지사가 선의로 한 말이라고 믿는다”면서도 “다만 분노는 정의의 출발인데 안 지사의 말에 분노가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중도 확장이라는 전략도 중요하지만 민주당 주자에게는 최소한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는데 대단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충청과 비민주당 지지층을 기반으로 한 안 지사의 지지율 상승이 내부 경선에서 동력이 될지는 미지수다. 전체 지지율은 상승했지만 민주당 지지자들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 문 전 대표(61%)는 안 지사(24%)의 세 배에 가까운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갤럽, 17일 발표).
허진재 한국갤럽 이사는 “경선을 앞둔 시점부터는 전체 지지율이 아닌 민주당 지지자들의 지지율이 중요하다”며 “안 지사가 20%를 넘었다고 해도 당 지지자들의 60% 이상은 여전히 문 전 대표를 지지하기 때문에 큰 틀에서 역전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미현 알앤써치 소장은 “보수 여당의 실정에 화가 난 충청 민심이 반기문 전 총장에게 몰렸다가 여기에도 실망해 안희정 지사에게 흡수됐다”며 “경선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이기면 충청권 역시 문 전 대표의 지지자가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희정 ‘재벌 순환출자 금지’ 공약=안희정 충남지사가 20일 순환출자 금지와 징벌적 배상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한 경제 정책 공약을 처음으로 발표했다. 공정한 시장경제와 혁신형 경제성장, 개방형 통상국가를 정책의 큰 그림으로 제시한 안 지사는 “ 정부 주도, 재벌 중심의 산업 구조는 공정한 시장질서에 적합한 산업 구조로 재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기업 중심의 경제 구조를 ‘비만(肥滿)’이라고 진단하며 정책들을 내놨다. 안 지사는 대기업 지배구조 논란과 관련해 순환출자 및 교차출자를 금지하고, 증여·상속세를 엄정하게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근절 및 계열사 간 내부 거래 공시 범위 확대도 내세웠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해 대기업에 대한 수사 가능성을 확대하는 한편 징벌적 배상제와 집단소송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한편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글=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사진=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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