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프랑스 대선에도 '검은손' 뻗나
[경향신문] ㆍ프랑스 좌파 후보 마크롱 “러, 몇 달째 사이버 공격”
ㆍ정부도 “엄중 대응” 경고
사이버 공격을 통한 러시아의 대선 개입 불똥이 지난해 미국에 이어 오는 4월 치러질 프랑스 대선으로도 튀고 있다.
장 마르크 에로 프랑스 외교장관은 19일(현지시간) 시사주간지 르주르날뒤디망슈 인터뷰에서 “프랑스 대선을 겨냥한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에로는 “마린 르펜이든 프랑수아 피용이든, 러시아가 누구를 지지하는지 충분히 알 수 있다”면서 “친유럽 성향의 에마뉘엘 마크롱이 사이버 공격의 목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프랑스 대선에서 반이민이나 유럽연합 탈퇴를 주장하는 극우정당 민족전선(FN) 르펜 대표나 친러시아 성향의 공화당 피용 후보를 돕기 위해 중도 좌파 마크롱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한다고 비난한 것이다.
마크롱 측은 러시아가 몇 달째 자신과 관련된 홈페이지나 e메일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프랑스 정부는 러시아가 대선에 개입하려 하면 가만있지 않겠다고 이미 경고했다. 에로는 지난 15일 의회 연설에서 “미국에서 일어난 일을 고려하면, 우리는 존엄한 민주주의 절차가 온전히 존중받도록 모든 조치를 취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도 같은 날 성명을 내고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정부 안보 부처들에 ‘사이버 영역을 포함해 정부의 대선 특별경계 대책을 보고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러시아의 선거 개입 가능성을 지목한 것으로 풀이됐다.
프랑스 정치권의 이런 움직임은 미국에서 러시아의 선거 개입이 문제가 되고 백악관의 ‘러시아 커넥션’ 의혹이 제기된 상황에서 나왔다. 지난해 미 대선 이후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의 선거 개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러시아가 오는 9월 치러지는 독일 총선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AFP통신 등은 전했다.
<김진우 기자 jw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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