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행크스 대신 캐스팅 된 톰 크루즈, 대박 영화를 남기다

구건우 2017. 2. 20. 18:3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리뷰] 로맨스 드라마의 수작 <제리 맥과이어>

[오마이뉴스 글:구건우, 편집:곽우신]

 영화 <제리맥과이어> 포스터. 20년만에 재개봉했다.
ⓒ (주)피터팬픽쳐스
따뜻한 감동과 웃음의 수작 로맨틱 드라마 <제리 맥과이어>가 지난 밸런타인데이에 20년 만에 재개봉했다.

<제리 맥과이어>는 실제 유명 에이전트였던 '레이 스타인버그'를 모델로 한 작품으로 톰 크루즈가 그를 모티브로 한 인물 제리 맥과이어를 맡아 열연을 펼쳤다. 러네이 젤위거와 쿠바 구딩 주니어를 널리 알린 작품이기도 하다.

제작비가 5000만 달러였던 이 영화는 북미에서 1996년 12월에 개봉하여 1억5395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전 세계 극장 개봉성적은 2억 7355만 달러. 이 작품으로 톰 크루즈는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쿠바 구딩 주니어는 아카데미 남우 조연상을 받았다. 톰 크루즈가 <7월 4일>이후 두 번째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었지만, 수상에는 실패했다. <제리 맥과이어>는 아카데미에 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될 정도로 작품성도 인정받은 수작이다.

국내엔 1997년에 개봉했으며 당시 서울 관객 44만8393명을 동원했다. 이 작품은 지난해 20주년 기념판 블루레이가 출시되기도 했다.

미국 굴지의 스포츠 에이전시에서 일하는 제리 맥과이어(톰 크루즈)는 72명의 선수를 관리하며 탁월한 업무 능력뿐 아니라 매력적인 외모, 섹시한 약혼녀(켈리 프레스톤)까지 가진 완벽한 남자이다.

출세 가도를 달리던 제리에게 갑작스러운 해고 통보가 전해진다. 방대한 고객보다는 소수 정예의 고객들에게 진실한 관심을 기울여야 하며,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점에 요지를 두고 작성한 제안서가 문제가 된 것이다. 이에 제리는 자신의 가치관에 맞는 새로운 회사를 차리고, 자신을 믿고 따라와 준 직장 동료 도로시 보이드(러네이 젤위거)와 함께 새롭게 시작한다.

제리의 유일한 고객은 말끝마다 돈을 보여달라고 외치는 미식축구 선수 로드 티드웰(쿠바 구딩 주니어). 제리는 로드를 인간적으로 대하면서 그를 성공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자신에게 진정으로 소중한 가치를 발견한다.

영화는 진부한 로맨스와 드라마만 다루고 있지 않다. 당시로선 생소한 스포츠 에이전트의 세계를 처음으로 다루며 자본주의 세계에서의 올바른 사명감을 논한 작품이기도 하다.

자본주의 세계에서 올바른 직업적 사명감이란

 이 영화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쿠바 구딩 주니어와 골든글러브 남우주연상을 차지했던 톰 크루즈
ⓒ (주)피터팬픽쳐스
제리가 담당하는 선수가 10대 소녀를 성추행하고 넥이란 선수는 프로잼 카드가 아니란 이유만으로 꼬마 팬의 사인을 거절할 정도로 거만하다. 가족이 딸린 아이스하키 선수는 한 시즌에 4번이나 부상을 당했는데도 보너스를 받기 위해 다시 경기에 출전하려 한다. 그런 아빠를 말리지 않는 제리에게 선수의 아들이 "Fuck you"를 날리자 제리는 충격을 받고, 지금까지 자신이 선수들을 인간으로 대한 것이 아니고 돈벌이 수단으로만 대한 것이 아닌가 되돌아보게 된다.

많은 기업의 목적은 이윤추구이다. 영화는 묻는다. "이게 정말 맞는 말인가? 하고 말이다. 영화 속에선 제안서라고 번역했지만 제리 맥과이어가 쓴 건 바로 '사명 선언문(Mission statement)'이다. 그 속에는 기업이 단순히 영리활동을 위해 존재해선 안 되고, 초심으로 돌아가 사회와 사회 구성원들에게 기여하기 위한 존재로 거듭나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영화는 그렇게 "기업의 존재 목적은 영리와 이윤추구다"라고 하는 생각을 부정하는 것부터 출발한다.

자본주의 세계에서의 진정한 직업관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 이 영화는 감동적인 우정과 로맨스를 담아내고 있다. 성공 가도를 달리다 나락으로 떨어진 제리 맥과이어와 "Show me the money"만 외치며 돈만 밝히는 애물단지 풋볼선수 로드 티드웰은 에이전트와 선수로서 철저히 비즈니스 관계에서 시작되었다. 하지만 점차 비즈니스 관계를 넘어 서로에게 깨우침을 주는 친구로, 그리고 서로에게 절대 없어서는 안 되는 파트너로 발전한다. 특히 로드 티드웰이 중요한 경기에서 팀의 승리를 이끈 후 인터뷰 현장에서 제일 먼저 자신의 에이전트 제리를 찾아 뜨거운 포옹을 나누는 장면은 뭉클함을 만들어낸다.

 톰 크루즈와 러네이 젤위거의 로맨틱한 케미가 돋보인 작품이다.
ⓒ (주)피터팬픽쳐스
톰 크루즈와 러네이 젤위거의 케미가 만들어내는 달달한 로맨스도 영화의 큰 매력이다. 도로시의 집앞에서 사랑이 시작될 때 남녀의 설렘 가득한 감정과 야릇하면서도 로맨틱한 분위기가 잘 어울러진 키스 장면이 매우 인상깊다. 또한 제리와 도로시가 로맨틱한 명대사를 주고 받는 마지막 장면은 이영화를 로맨틱 드라마로 완성시켜준다.

제리: "당신은 날 완성 시켜줘." "You complete me."
도르시: "당신이 '안녕'이라고 얘기하며 들어왔을 때부터 이미 난 당신 것이었어요." "You had me at hello."

캐스팅 뒷이야기

<제리 맥과이어>는 북미 개봉 당시 첫 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는데 5, 6주차에 5위까지 떨어졌다가 7주차에 역주행하며 1위를 차지한 진기록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다.

캐머런 크로 감독은 이 작품의 각본을 완성하는 데 3년 반이나 걸렸다고 한다. 시나리오 작업 당시엔 톰 행크스와 위노나 라이더를 주인공으로 생각하며 썼다고 한다. 하지만 톰 행크스가 <댓 씽 유 두>때문에 출연할 수 없게 되자 톰 크루즈로 변경되었다. 톰 크루즈는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감동하여서 울기까지 했다고 한다.

 러네이 젤위거의 리즈 시절을 볼 수 있다.
ⓒ (주)피터팬픽쳐스
막상 톰 크루즈가 캐스팅되고 나서 위노나 라이더와 카메라 테스팅을 하고 나니  둘이 연인이 아니라 남매처럼 보여서 결국 새로운 여배우를 찾게 되었고, 무명의 러네이 젤위거가 캐스팅되었다. 러네이 젤위거는 캐스팅 당시 은행 잔고가 없어서 ATM에서 돈도 못 뽑을 정도로 궁핍했다고 한다.

이 작품으로 톰 크루즈는 처음으로 5회 연속 북미에서 1억 달러 이상의 흥행기록을 세운 배우가 되었다.

한편, 캐머런 크로 감독의 엄마가 이혼녀 모임의 한 여성으로 출연하였다. 제리 맥과이어의 실제 모델인 레이 스타인버그는 안타깝게도 2012년 1월 파산신청을 냈다고 한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25페이지짜리 'Mission statement'는 감독이 실제로 작성했다. DVD와 블루레이에 수록되어있으며, 해당 링크에서 확인할 수도 있다.
http://www.thisisawar.com/PurposeJerry.htm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구건우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zig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