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이슈] 벵거를 초라하게 만든 무리뉴의 족집게 용병술

김민철 2017. 2. 20.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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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김민철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주제 무리뉴(54) 감독이 과감한 용병술을 선보이며 벵거 감독과 대조를 이뤘다.

맨유는 20일 오전 1시 15분(한국시간) 이우드 파크에서 열린 블랙번과의 2016/2017 시즌 잉글랜드 축구협회(FA) 컵 16강에서 짜릿한 2-1 역전승으로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무리뉴 감독의 용병술이 빛을 발했다. 전반 17분 실점을 허용한 맨유는 10분 만에 마커스 래쉬포드(19)의 동점골로 따라 붙었지만, 좀처럼 역전골을 뽑아내지 못했다.

65%에 달하는 공 점유율은 큰 의미가 없었다. 맨유는 후반 15분까지 2회의 유효슈팅을 기록하며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오히려 블랙번이 3회의 유효슈팅으로 맨유를 압박해왔다.

결국 칼을 빼들었다. 무리뉴 감독은 후반 17분 앙토니 마르시알(21)과 제시 린가드(24) 대신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5)와 폴 포그바(23)를 투입했다. 선수들의 위치가 전반전과는 달라졌다.

최전방을 지켰던 래쉬포드가 왼쪽 측면으로, 중앙에 위치했던 헨릭 미키타리안(27)이 오른쪽 측면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들의 자리는 이브라히모비치와 포그바가 대신했다.

변화는 주효했다. 이브라히모비치와 포그바는 교체 투입 13분만에 결승골을 합작했다. 무리뉴 감독은 경기 직후 “이브라히모비치와 포그바는 투입 후 굉장한 활약을 펼쳤다”라며 자신의 용병술에 만족했다.

결코 우연이 아니다. 무리뉴 감독은 지난달 미들즈브러와의 리그 19라운드에서도 수비수 크리스 스몰링(27) 대신 공격수 래쉬포드를 투입하는 과감한 용병술로 2-1 역전승을 따낸 바 있다.

레스터 시티와의 리그 24라운드도 마찬가지다. 당시 무리뉴 감독은 4-4-2 전형이 여의치 않자 4-2-3-1 전형을 펼치며 3-0 완승을 거뒀다.

비단 올 시즌뿐만이 아니다. 무리뉴 감독은 첼시, 인터 밀란, 레알 마드리드에서 과감하면서도 변칙적인 전술을 펼치며 세계적인 감독 반열에 올랐다.

이러한 능력은 벵거 감독이 갖지 못한 능력이다. 지난 16일 바이에른 뮌헨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전만 봐도 알 수 있다.

벵거 감독은 뮌헨에 8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내주고도 어떠한 변화를 시도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리버풀의 전설적인 선수 그레엄 수네스(63)는 ‘더 타임즈’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아스널은 45분 동안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어떤 경기보다 낮은 공 점유율을 기록했다. 후반전에 변화해야만 했다. 그러나 기다리기만 했을 뿐이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벵거 감독은 압도적인 뮌헨의 기세를 꺾을 기회가 있었다. 올리비에 지루(30)를 내보냈다면, 아스널을 가둬놓는 뮌헨의 수비수들을 유인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라고 지적했다.

지루는 이날 후반 31분이 돼서야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미 4실점을 내준 시간으로 경기를 뒤집기에는 시간이 촉박했다.

알렉스 이워비(21)와 알렉스 옥슬레이드 챔벌레인(23)을 선발 기용한 것부터 실수였지만, 두 선수를 빠른 시간에 교체하지 않은 것은 더 큰 실수였다.

수네스는 “주제 무리뉴와 같은 최고의 감독이었다면 플랜A가 신통치 않을 때 플랜B로 대체했을 것이다”라며 일침을 가했다. 이어 “이러한 방법이 아름답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종종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라며 벵거 감독의 용병술에 아쉬움을 표했다.

결국 스스로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올 시즌은 물론 지난 몇 년간 제 자리를 고집해온 벵거 감독은 아스널 그리고 EPL과 조금씩 멀어지고 있다.

반대로 전술적 유연함을 보여주고 있는 무리뉴 감독은 만족스럽지 못한 리그 성적에도 불구하고 맨유와 재계약이 유력한 상황. 벵거 감독의 처지는 더욱 초라해질 뿐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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