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불붙은 '자율차 전쟁'.. 정교한 전략 갖춰야

2017. 2. 20.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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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자동차·IT기업들이 자율주행자동차로 대변되는 미래 교통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총성 없는 전쟁을 시작한 가운데 한국교통연구원이 일반인, 전문가, 운수직 종사자를 포괄해 약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자율주행차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내놔 주목된다.

전국 성인남녀 700명, 자동차 전문가 75명, 운수업 종사자 200명 등 총 975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이번 설문조사 결과 우리 국민들의 자율주행차에 대한 수용도는 예상보다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의 63%, 운전자의 51%, 비운전자의 55%는 자율주행차가 졸음이나 운전미숙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실수를 예방해 사고를 줄여줄 것으로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의 68%, 운전자의 53%, 비운전자의 50%는 운전자의 관여가 필요 없는 3단계 자율주행차를 이용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다만 응답자들은 자율주행차의 안전과 편의 기능은 선호하지만 이와 관련해 추가 지불할 의사가 있는 금액은 평균 23만원에서 42만원 정도로 낮은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전문가, 운전자, 비운전자로 갈수록 시스템 고장으로 인한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가 발생할 경우 책임소재가 모호하다는 우려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율주행차 운행 중 개인 위치정보 제공에 대해선 48%의 전문가가 긍정적이라고 답한 반면 운전자와 직업 운전자, 비운전자는 각각 39%와 33%, 30%로 더 낮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결과는 눈앞의 현실로 다가온 자율주행차 시대에 대해 평균적으로는 긍정적인 시각이 많지만 이 영역을 잘 아는 사람과 모르는 이들 간의 시각차가 크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준다. 전문가는 자율주행차 이용 의사가 가장 많고 기술 수준에 대한 우려가 더 적지만 운전자, 비운전자로 갈수록 이용 의사는 더 적고 혹시 모를 시스템 고장으로 인한 사고 우려는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언론과 전문가, 산업계에서는 뜨거운 화두인 자율주행차에 대한 인식이 막상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아직 낮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인식격차를 확인했다는 점만 해도 이번 설문조사가 주는 의의는 크다고 판단된다.

현재 글로벌 자동차 업계와 IT업계는 자율주행차가 가져올 '교통빅뱅'에 대비해 이미 전쟁상황에 돌입했다. IT업계와 자동차업계가 경계를 허문 손잡기를 하고 있고, 구글, 벤츠, 테슬라 등 공룡기업들이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우리 정부도 올해말 판교에서 자율주행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것을 시작으로 자율차 산업과 시장을 키우겠다는 계획을 분명히 하고 있다.

자율차 시대에는 기술과 전략, 사람들의 마음과 문화를 읽는 정교한 전술이 함께 갖춰져야 우리 산업이 성장하면서 시장을 키울 수 있다. 정부와 관련 기관은 이번 설문조사에서 읽을 수 있는 데이터를 차분히 분석해 제대로 된 전략을 갖고 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자칫 하다간 급히 산업과 시장을 키우되 글로벌 기업에 고스란히 안방을 내주는 결과를 얻을 우려가 있다.

기초체력이라 할 수 있는 원천기술, 자동차·교통영역간 기술·규제·정책 융합, 서비스나 제품 공급 진영과 이용자 측의 이해 조율이 필요하다. 자동차는 첨단기술의 결정체이기도 하지만 우리 생활의 필수도구인 만큼 기술과 제도, 가능한 서비스와 수요를 최적화하는 정밀한 전략을 갖춰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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