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예림 GO! 특집②] 밀가루 공주의 꿈·끼·깡·꾀

이상완 기자 입력 2017. 2. 20.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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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한국도로공사 레프트 고예림(23)은 "목표는 항상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주전을 차지하는 거에요. 그리고 국가대표가 꿈"이라고 밝혔다. 고예림이 경북 김천에 위치한 훈련장에서 사진 촬영에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천)=이상완 기자
프로배구 한국도로공사 레프트 고예림(23)은 "목표는 항상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주전을 차지하는 거에요. 그리고 국가대표가 꿈"이라고 밝혔다. 고예림이 경북 김천에 위치한 훈련장에서 사진 촬영에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천)=이상완 기자

[STN스포츠=이상완 기자] '배구 얼짱=고예림'

고예림(23‧한국도로공사)을 수식하는 바늘과 실 같은 공식 등식이다. 하지만 이제는 '얼짱'이라는 타이틀에 '올스타'를 추가해도 좋을 듯하다. 고예림은 지난 달 천안에서 개최됐던 V리그 올스타전 무대에 올랐다. 2013년 프로에 데뷔한 이래 첫 올스타전 출전이다. 3년 전 올스타 전야제에서 마이클 잭슨 춤을 추던 '얼짱' '유망주' 풋내기가 진한 프로의 냄새를 물씬 풍기는 진짜 프로 선수가 돼 돌아왔다. 올스타전 유니폼에 이름을 대신해 '밀가루 공주'라는 애칭을 새기고 그토록 원했던 올스타전 축제를 즐겼다. 팬들에게 당당히 실력을 인정받아 출전한 터라 올스타전의 즐거움은 몇 배 이상이었다. 4전 5기만에 올스타전에 출전한 고예림은 두 번째 목표인 '태극마크'를 향해 달릴 준비를 마쳤다.

[고예림 GO! 특집①] 프로 5년차…'얼짱' 벗고 '올짱'으로

◇넘치는 '끼'…밖에만 나오면 '쑥맥'

올스타전을 앞둔 고예림은 얼굴에 근심걱정이 많았다. 친분이 없는 낯선(?) 동료들과 한 자리에서 웃고 떠들면서 신나게 놀 자신이 없었다. 어느 순간부터 올스타전은 세리모니에 초점이 맞춰져 팬들의 기대치가 높아졌다. 때문에 고예림의 근심걱정은 날로 커갔다. "사실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편이고 낯도 많이 가리는 편인데요. 경기장에서나 숙소에서는 언니, 동생들과 장난도 많이 하고 까불어요. 친한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에는 흥이 넘치거든요. 그런데 어색한 분위기에서는 잘 못하고 잘 안 되더라고요. 그래도 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걱정과 달리 고예림은 올스타전에서 평소보다 과감한(?) 세리모니로 축제의 현장을 즐겼다. 다소 쑥스러워하는 듯 보였지만 생애 첫 올스타전에 출전해 팬들의 환호를 무한정 즐겼다. 더해 '고예쁨' '얼음공주'에 '밀가루 공주'라는 별명도 하나 더 얻었다.

◇'꾀' 없는 노력형…더해 '깡'까지 장착

"다른 선수들보다 뛰어나지 않기 때문이겠죠? 뛰어나면 경쟁을 안 해도 되잖아요."

늘 경쟁 속에 살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 질문하자 돌아온 답변이다. 어느 종목 프로선수든 정해진 자리는 없다. 늘 경쟁이라는 스트레스 속에 버텨낸다. 고예림의 삶도 크게 다르지 않다. 배구를 시작한 아래 주전과 후보, 후보와 주전의 굴레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2013년 프로 무대에 뛰어든 후부터 굴레는 더욱 심해졌다. '레프트 천국'이라는 도로공사에서 고예림이 할 수 있는 건 뒤에서 묵묵히 훈련하고 버텨 기회를 잡는 방법 외에는 없었다. 하지만 주위의 걱정과는 달리 본인은 무던한 성격 탓에 전혀 고되지 않았단다. "제 성격이 그런 거에 신경을 쓰는 편이 아니에요. 악플도 보고 그냥 넘겨요." 2013-2014시즌 신인상 이후 부침이 컸지만 스스로 이겨냈다. 마침내 올 시즌 확실한 주전으로 도약하는 등 결실을 맺었다. "감독님이 믿고 넣어주셔서 보답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했어요. 책임감도 많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제 욕심보다는 팀이 잘 되어야한다는 생각뿐이었어요. 배구를 즐기면서 했는데 좋은 결과가 계속 나왔던 것 같아요."

지금까지는 심적 100% 중 80~90%가 조바심이었다면, 이제는 여유와 자신감, 깡이 8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성장했다. "부족한 부분은 항상 있지만 최대한 멘탈이 흔들리지 않게 노력을 해왔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고요. 자신감 있게 즐기면, 안 되는 것도 되더라고요. 5년차가 되니깐 처음보다는 여유가 많이 생기고 시야가 좀 더 넓게 잘 보이는 것 같아요."

◇성적 '쑥쑥'…커져가는 국가대표 '꿈'

고예림의 성적은 시즌 후반기로 갈수록 고속성장하고 있다. 시즌 초 외국인 선수의 부진으로 레프트 자리를 차지한 뒤 2라운드 초중반까지 상승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상대팀의 목적타 서브로 인한 리시브 부담과 체력 저하로 상승세가 꺾였다. 이후 1월 말 올스타전 브레이크를 거친 고예림은 다시 상승 기류를 타기 시작했다. 5라운드에서는 5경기 출전해 46득점(공격성공률 33.06%) 서브에이스 4개, 블로킹 2개 등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무엇보다 리시브도 평균 2.211의 성공률로 안정적인 모습이다. 디그 역시 세트당 2.947개로 최근 팀 3연승의 주역이 되고 있다. 시즌 전체적으로 봤을 때에도 확실히 성장한 모습이다. 프로 데뷔 이후 지난 3시즌 동안 최고 득점 109점(15-16시즌)이었지만, 올 시즌에 벌써 배 이상인 230점을 훌쩍 넘어섰다. 서브와 블로킹, 리시브, 디그 등 모든 부분에서 프로의 진면모를 갖췄다. 성적이 향상되는 만큼 고예림의 꿈도 커지고 있다. 바로 태극마크를 가슴에 다는 꿈. 사실 고예림은 성인 국가대표와는 인연이 없다. 신인 시절 아시아선수권, 세계선수권, 인천아시안게임 등 예비 명단에는 줄곧 이름이 올랐지만 최종에서 늘 탈락의 쓴 맛을 봤다. 그렇기에 지금의 고예림의 꿈이 더 간절하게 느껴지고 있다.

"부족한 부분이 많아요. 기회를 잡지 못한다는 평가가 조금 있는 것 같아요. 다 제가 못해서 그런거죠.(웃음) 주변에서 조언을 항상 많이 해주시고 장점도 말씀해 주세요. 목표는 항상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주전을 차지하는 거에요. 그리고 국가대표가 꿈이고요. 항시 준비를 잘하고 있으면 뽑히지 않을까요?"

bolante0207@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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