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安 '이명박·박근혜 선한 의지' 발언에 당내 비판 봇물

윤다빈 2017. 2. 2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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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미르재단 설립 관련 "동계올림픽 잘 치르고 싶었을 것"
"넘지 말아야 할 선 넘어" 비판에 캠프 내 자성 목소리도
안희정 "법과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취지" 해명

【김해=뉴시스】김상우 기자 = 안희정 지사는 19일 오후 3시 경남 김해체육관에서 '들어보자, 하나되는 대한민국' 토크콘서트를 개최했다. 안 지사는 대통령 임기말 배신당했다는 말을 듣지 않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2017.02.19 woo@newsis.com

【서울=뉴시스】윤다빈 기자 = 안희정 충남지사의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이 선한 의지로 좋은 정치를 하시려고 했는데 뜻대로 안 됐다'는 발언에 대해 야권 내부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안 지사는 지난 19일 오후 부산대학교에서 열린 '즉문즉답' 행사에서 이 전 대통령과 박 대통령을 평가하며 "그분들도 선한의지로 없는 사람들과 국민을 위해 좋은 정치하시려고 그랬는데 그게 뜻대로 안된 것"이라고 말했다.

안 지사는 K스포츠재단과 미르재단 설립에 대해서도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대기업의 많은 후원금을 받아서 동계올림픽을 잘 치루고 싶어 하는 마음이실 것이라고 저는 생각한다"며 "그러나 그것이 법과 제도를 따르지 않으면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그 누구라도 그 사람의 마음은 액면가대로 선의로 받아드린다"며 "속은 구린데 말은 저렇게 할 거야. 우리가 말하는 20세기 지성사는 해부하고 분석하는 일이었고 비판적 사고를 지니는 걸 우리는 지성사라고 했다"고 규정했다.

그는 "이 전 대통령도 '747'을 잘해보고 싶었을 것"이라며 "그래서 그분이 동원한 방법은 현대건설 사장님답게 24조원의 돈을 동원해서 국민들이 아무리 반대해도 4대강에 확 집어넣는 것"이라고 웃으며 지적했다.

안 지사는 자신의 이같은 발언이 논란이 되자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일부 언론에서 저의 발언 취지와 전혀 다르게 기사를 작성해서 보도해 그 점에 대해 유감"이라며 "이명박 정부의 4대강이나,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을 얘기하면서 그들이 아무리 선의를 가지고 있었다 할지라도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선의라 할 수 없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그는 "'제가 누구 조롱하려 하는 말 아니다'라는 비유와 반어에 오늘 현장에 있던 청중들은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며 "박근혜·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로 정부와 대통령에 대한 분노와 상실감으로 국민과 함께 촛불을 들어 온 제가 그들을 비호하다니요"라고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야권 지지층과 친문재인 진영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DJ의 3남인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임기 시작도 하기 전에 이미 국정운영을 자신들 사업의 '수익모델'로 생각했던 MB와 최태민과 최순실 손아귀에서 수십 년간 놀아나던 박근혜가 좋은 정치를 할 생각이 있었냐"며 "그 사람들은 대통령이 되기 전에 이미 악의 세계에 발을 깊숙이 들였고 그들의 과거를 돌아봐도 '선한 의지'가 전혀 없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대다수 국민이 이미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이분(안 지사)은 극악무도한 자에게도 자비를 베푸는 '성인군자'를 국민이 찾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 같다"고 말한 뒤 "민주당 당원과 지지자들 그리고 촛불혁명에 참여한 시민들 입장에서 봤을 때 이 발언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것"이라고 규정했다.

친문 성향의 문미옥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 "안 지사님의 설명대로 반어와 비유였다고 해도 지나쳤다"며 "안 지사님의 선의는 믿고 싶지만 저들에게는 선의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얼마 전 문재인 캠프에 합류한 진성준 전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박 대통령의 문제는 선의냐 악의냐가 아니다"라며 "그의 안중에는 헌법도 법률도 존재하지 않는 그 '무의식'이 문제이고, 자신만은 법치주의의 예외라는 이중 잣대가 문제"라고 단언했다.

안 지사 캠프 내부에서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캠프 총괄부본부장을 맡은 이동학 민주당 청년위 부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구무언. 뚜벅뚜벅. 유권자들의 이유 있는 비판은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성찰의 목소리를 내놨다.

이 부본부장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현장에서 위트 비슷한 이야기였는데 진의가 잘못 전달된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지지자들에게 다소 비판적으로 받아들여질 부분은 있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fullempt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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