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자원봉사 2.0 실험' 나선 전남 해남군
전남 해남군이 전국의 농어촌이 겪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원봉사 2.0 실험’에 나섰다.
해남군은 19일 “자원봉사자의 봉사 시간을 돈으로 환산해 자원봉사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시설이나 단체에 기부해주는 ‘자원봉사 환산금 기부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전국 최초로 도입되는 이 제도는 관련 조례와 시행규칙 마련, 입법예고 절차 등을 거쳐 오는 4월부터 본격 시행된다.
이 제도는 단순히 땀을 흘리면 그날로 끝나는 자원봉사에서 한걸음 더 나가보자는 취지다. 적금을 들듯 봉사활동 시간을 현금으로 환산해 꼬박꼬박 쌓은 뒤 추가로 기부를 하자는 것이다. 말하자면 ‘자원봉사의 진화’다. 그동안 봉사활동을 하면 마일리지 형태로 적립해 공영주차장 요금 할인 등 혜택을 준 지자체는 있었지만 현금화해 기부 혜택을 제공하는 건 해남군이 처음이 다.
해남군의 신선한 실험에 자원봉사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한 번의 자원봉사 참여로 흘린 땀이 두 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테니 참여하는 사람들은 보람이 두 배가 될 것 같다. 나의 봉사 시간만큼 세금에서 돈(환산금)이 생성되고 그 돈(세금)이 뜻깊은 데 쓰인다면 납세자로서도 뿌듯한 일이 될 것이다.
박영례 해남군 자원봉사센터 팀장은 "매년 환산금 예산 부담이 늘 수도 있겠지만 군민 입장에서 보면 자원봉사도 하고 기부도 하는 일거양득 효과가 기대된다”며 "올해 전체 군민의 10%인 7400여 명이 참여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해남군의 신선한 실험이 조기에 정착돼 전국적으로 확대될 날을 기대해 본다.
김호 내셔널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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