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니에리, 밀월에 패한 뒤 '글래디에이터' 강조

문슬기 기자 2017. 2. 19.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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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글래디에이터(검투사)가 필요하다."

최근 레스터시티가 과거만 못한 경기력을 펼치고 있다고 해도, 객관적 전력에서 밀월보다는 앞섰다.

라니에리 감독은 경기 후 "밀월 선수들은 글래디에이터 같았다"고 했다.

"과거 우리는 모든 경기에서 최선을 다했다. 10명으로 싸운 밀월과 같았다. 그들은 환상적인 검투사였다. 나는 그런 모습을 보고 싶다. 선수들이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해 싸우길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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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문슬기 기자= "나는 글래디에이터(검투사)가 필요하다."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은 `2016/2017 잉글랜드FA컵` 16강전을 마친 뒤 고개를 숙였다. 레스터시티가 밀월과의 맞대결에서 0-1로 패했기 때문이다. 경기는 19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더 덴 스타디움에서 진행됐다.

밀월은 3부리그 소속이다. 레스터시티는 1부리그의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에서 뛰고 있다. 심지어 지난 시즌엔 우승까지 이뤘다. 최근 레스터시티가 과거만 못한 경기력을 펼치고 있다고 해도, 객관적 전력에서 밀월보다는 앞섰다. 레스터시티의 승리가 예상됐다.

레스터시티는 1.5군을 내보냈다. 리그와 챔피언스리그(UCL)까지 병행해야 했기 때문에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경기 초반 주도권은 레스터시티가 가지고 있었다. 오카자키 신지, 데마라이 그레이 등이 연달아 슈팅했다. 밀월은 조던 아처 골키퍼의 맹활약으로 위기를 넘겼다.

레스터시티는 공격을 주도했지만 득점하지 못했다. 그사이 밀월은 라인을 올리고 반격했다. 변수는 후반 7분 발생했다. 밀월 수비수 제이크 쿠퍼가 퇴장 당했다. 레스터시티가 더 유리해졌다. 그럼에도 여전히 골은 없었다. 제이미 바디까지 투입했지만 뜻대로 경기를 풀지 못했다. 반면 밀월은 수비에 집중하며 역습으로 반격했다. 최소 비기기라도 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밀월 선수들은 지치지도 않고 몸을 던졌다. 레스터시티의 공격을 온몸으로 막아냈다. 잘 지키던 밀월은 후반 45분 선취 결승골을 만들었다.

라니에리 감독은 경기 후 "밀월 선수들은 글래디에이터 같았다"고 했다. 고대 로마시대 검투사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가 떠오른다. 검투사 막시무스(러셀 크로우 분)는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를 위해, 나라를 위해 전쟁터에서 온몸을 던진다. 노예로 전락한 후엔 새로 즉위한 황제 코모두스에 대한 복수를 노리며 투기장에서 매 경기 승리한다.

영화 글래디에이터에서 주인공은 불패 정신을 발휘한다. 막시무스는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싸웠다. 라니에리 감독은 지난 시즌 레스터시티가 그립다. "과거 우리는 모든 경기에서 최선을 다했다. 10명으로 싸운 밀월과 같았다. 그들은 환상적인 검투사였다. 나는 그런 모습을 보고 싶다. 선수들이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해 싸우길 원한다."

디펜딩 챔피언은 현재 EPL 17위까지 추락했다. 레스터시티 아래로는 헐시티, 크리스털팰리스, 선덜랜드밖에 없다. 이미 상위권에서 한참 멀어진 레스터시티는 이번 시즌 잔류를 걱정하고 있다. 라니에리 감독은 선수들이 자각하길 바랐다. 전력, 전술을 떠나 선수들의 심리가 문제라는 것이다. 무엇이 됐든 변화가 필요한 건 분명하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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