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사까지 멘붕 빠트린 '英 5부' 링컨의 기적
축구에선 돈이 곧 실력이다. 돈을 많이 투자해야 뛰어난 선수를 데려올 수 있고, 우승컵도 들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잉글랜드에선 정반대의 흐름이 도드라진다.
아마추어로 분류되는 컨퍼런스 내셔널(5부) 링컨 시티는 지난 18일 영국 번리의 터프 무어에서 열린 2016~2017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16강에서 번리(1부)를 1-0으로 제압했다.
링컨 선수들과 팬들은 우승이라도 한 듯 환호했다. 아마추어 팀이 FA컵 8강에 오른 것은 1914년 퀸즈파크 레인저스 이후 103년 만이다. 16강전 상대가 ‘꿈의 무대’로 불리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번리라는 점에서 더욱 놀랍다.
대니 코울리 링컨 감독은 “100번에 1번 나올 만한 기회를 우리가 잡았다”며 “우리가 프리미어리그팀을 상대로 FA컵 8강에 오른 것은 기적”이라고 말했다.
객관적인 전력으로도 믿을 수 없는 결과다. 링컨이 5부리그에선 선두를 질주하고 있지만, 번리와 비교할 팀은 아니다. 잉글랜드 축구 피라미드에서 프리미어리그 1위를 꼭대기에 놓으면 링컨은 번리(프리미어리그 12위)보다 81계단이나 낮은 팀이다. 구단 가치를 비교해도 링컨은 10억원에 불과하지만, 번리는 6036억원으로 600배 이상의 차이가 난다. 냉정하기로 소문난 도박사들도 이날 링컨의 승리에 27배 배당률을 매겼다.
링컨은 후반 44분 코너킥 상황에서 터진 션 라게트의 헤딩골로 승리의 찬가를 불렀다. 번리 골키퍼는 뒤늦게 공을 걷어냈지만,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이 도입한 골라인 테크놀로지에 따라 골로 인정됐다. 라게트는 “현대 축구에서 아마추어가 FA컵 8강에 올랐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없다”며 말했다.
링컨의 승리는 FA컵에 출전한 다른 팀에도 힘을 불어넣었다. 3부리그 밀월이 지난해 창단 132년 만에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한 레스터시티를 1-0으로 물리치고 8강에 오른 것이다. 밀월은 후반 7분 제이크 쿠퍼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한 어려움 속에 후반 45분 숀 커밍스의 극적인 골로 드라마를 연출했다. 닐 해리스 밀월 감독은 “링컨의 승리에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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