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용의 WBC 다이어리] 오직 경쟁 상대? 민병헌-손아섭의 값진 동행

김용 2017. 2. 19.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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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 다 안 다치고 이번 대회, 올시즌 잘 했으면 좋겠습니다."

대표팀에는 민병헌(두산 베어스)과 손아섭(롯데 자이언츠), 2명의 우익수 자원이 있는데, 야구 실력으로 우열을 가리기 힘듭니다.

그래서 이번 대회도, 다가올 시즌도 매우 중요합니다.

손아섭은 "우리 둘 다 안 다치고 이번 대회, 올시즌을 잘 마쳐서 함께 웃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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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이 18일 일본 오키나와 구시카와 구장에서 전지훈련을 했다. 훈련을 마친 손아섭과 민병헌이 마무리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오키나와=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7.02.18/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이 18일 일본 오키나와 구시카와 구장에서 전지훈련을 했다. 훈련을 마친 손아섭과 민병헌이 마무리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오키나와=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7.02.18/
"두 사람 다 안 다치고 이번 대회, 올시즌 잘 했으면 좋겠습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심히 훈련중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여러 포지션에서 주전 경쟁이 한창입니다. 가장 치열한 포지션 중 하나가 우익수 자리입니다. 대표팀에는 민병헌(두산 베어스)과 손아섭(롯데 자이언츠), 2명의 우익수 자원이 있는데, 야구 실력으로 우열을 가리기 힘듭니다. 지난해 성적도 비슷하고, 중장거리 타자에 어깨 강하고 발이 빠른 게 똑같습니다. 유일하게 다른 건 민병헌은 우타자, 손아섭은 좌타자라는 점이죠.

보통 포지션 경쟁을 하면 둘 사이에 묘한 기류가 형성되는데, 두 선수는 거의 '절친' 수준입니다. 훈련할 때든, 밥을 먹으러 갈 때든 항상 붙어다닙니다. 민병헌은 두산 팀 동료들이 수두룩한 데도 유독 손아섭을 챙기더군요.

두 사람의 인연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때 시작됐다고 합니다. 당시 대표팀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친분이 두터워졌다고 하네요. 민병헌이 1살 형이지만, 나이로 인한 벽은 없어 보입니다.

손아섭은 "병헌이형을 보며 정말 많이 배워요. 처음 만나는 투수를 상대로도 정말 잘 때린다는 강점이 있죠. 절대 쉽지 않은 일이거든요. 병헌이형이 평소 훈련, 생활을 어떻게 하는 지 유심히 지켜보고 있어요"라고 말합니다. 그리고는 "주전 경쟁을 말씀하시는데 저는 신경을 안 써요. 공격-수비 모두 전체적인 안정감에서는 제가 따라갈 수 없거든요. 단기전은 안정감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도 "다른 건 몰라도 도루 하나는 제가 확실히 더 나을 겁니다"라며 밝게 웃었습니다.

이 얘기를 들은 민병헌은 "도루는 인정합니다"라고 받아쳤습니다. 하지만 이내 "연습할 때 아섭이의 모습을 보면 진지함은 누구도 따라갈 수 없습니다. 이 진지한 마음과 열정이 아섭이를 최고의 위치에 올려놨다고 생각해요. 제가 생각하는 최고의 선수 중 1명입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반복되는 훈련 속에 같이 장난치고 농담도 하는 게 너무 좋아요. 대표팀 특유의 긴장감이 있는데, 아섭이가 있어 긴장도 풀고 훈련에 더 집중할 수 있어요"라고 했습니다. 민병헌은 장난과 농담이라고 설명했지만, 실제 타격이나 우익수 수비에 대해 심도깊은 대화도 자주 나눈다고 합니다.

둘은 공통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올시즌을 마치면 생애 첫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게 됩니다. 그래서 이번 대회도, 다가올 시즌도 매우 중요합니다. 시즌을 잘 마치면 FA 시장에서도 라이벌이 되겠지요. 손아섭은 "우리 둘 다 안 다치고 이번 대회, 올시즌을 잘 마쳐서 함께 웃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라고 했습니다. 두 사람의 2017년 선전을 기원합니다.

오키나와=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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