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 저 요즘 '핫'해요

오로라 기자 2017. 2. 18.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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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부모들 굼벵이 열풍.. "식용곤충 단백질, 소고기 3배"]
자녀들이 거부감 못 느끼게 몰래 요거트 등에 섞어 먹여
"알레르기 등 부작용 주의를"

"튼실한 놈으로 골라주세요."

지난 2일 전북 군산시의 한 굼벵이 농장. 손님 온모(54)씨가 보는 앞에서 농장 직원들이 톱밥 더미 속에 숨어 있는 하얀색 굼벵이를 골라내고 있었다. 온씨는 "아들이 3년째 경찰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데, 최근 들어 부쩍 체력이 약해졌다"며 "친구들이 '수험생 자녀에게 굼벵이를 먹이고 효과를 봤다'고 추천해서 왔다"고 말했다. 온씨는 이날 굼벵이 1㎏을 가공해 만든 굼벵이탕 60포를 샀다.

수험생과 취업준비생 자녀를 둔 부모 사이에 '굼벵이 열풍'이 불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해 12월 흰점박꽃무지의 유충인 굼벵이를 일반 식품원료로 인정한 뒤, 자녀들 보신용으로 굼벵이를 먹이려는 부모들이 대폭 늘었다고 한다.

지난 14일 충남에 사는 김모(75)씨는 200g당 15만~20만원에 팔리는 건조 굼벵이를 사러 굼벵이 농가를 찾았다. 김씨는 "식용 곤충의 단백질 함량이 일반 소고기의 3배라는 말을 들었다"며 "재수하느라 매일 책상에 앉아있는 손녀에게 보내주려 한다"고 했다.

곤충을 혐오스럽다고 생각하는 젊은 자녀에게 굼벵이를 먹이려고 '선의의 거짓말'을 하는 부모도 있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주부 서모(49)씨는 "고등학생 딸이 학교에 갔을 때 몰래 사둔 건조 굼벵이를 믹서기로 갈아 가루로 만들어 놓고, 딸이 집에 오면 수제 요거트에 섞어서 준다"고 말했다. 그는 "강남 엄마 중에선 총명탕에 굼벵이 가루를 섞어 주는 사람도 많다"며 "괜히 곤충이라고 했다가 남들 다 먹는 보양식 우리 딸만 못 먹을까 봐 속인 것"이라고 했다.

식용 곤충은 이미 해외에서 '수퍼 푸드'이자 미래 식량으로 각광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시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중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15년 국내 곤충 산업 규모를 3039억원으로 추산했고, 2020년까지 5000억원 규모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강남세브란스병원 영양팀은 국내 처음으로 곤충식(食)이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건강 회복에 도움이 됐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유행을 따라 무분별하게 자녀에게 곤충을 먹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김형미 강남세브란스 영양팀장은 "식용 곤충은 영양소가 풍부하고 가치 있는 식품 재료지만,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거나 체질상 맞지 않는 사람에게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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