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수원 공항 이전 예정지, 주민 갈등 본격화
[경향신문] ㆍ경북 군위·의성 모두, “지역 발전”·“마을 보전” 주장하며 대립
ㆍ화성 “매향리 악몽” 반대에 수원시 “공항부지 개발 이익 지원”
대구 민·군 통합공항 및 수원 군 공항 예비 이전 후보지 지역 주민들의 찬반 갈등이 본격화되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16일 대구 민·군 통합공항 예비 이전 후보지로 ‘경북 군위군 우보면’ 일대와 ‘경북 의성군 비안면 및 군위군 소보면’ 일대로, 경기 수원 군 공항은 ‘화성시 화옹지구’로 결정했다.
대구 통합공항 이전 지역으로 선정된 경북 두 지역 주민들은 각각 ‘지역 발전’과 ‘마을 보전’을 주장하며 찬반 의견으로 갈리고 있다.
군위군 상당수 주민들은 지난해 ‘군위군 백년을 준비하는 모임’(군백모)을 결성하는 등 찬성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군백모 박창석 수석부회장(51)은 “군위는 2만4000명이 거주하는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작은 지자체다. 군위가 살 수 있는 길은 공항을 유치해 인구를 늘리고 일자리를 만드는 길밖에 없다”면서 “마침 우보면은 양쪽에 산이 있어서 자연 방음도 되는 최적지”라고 주장했다. 우보면은 군위군이 단독 예비 후보지로 추진한 곳이다.
반대 주민들은 ‘우보면 공항반대 추진위원회’(우반추) 등을 꾸렸다. 우반추 박장권 위원(56)는 “조용한 시골에 비행장이 들어와야 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면서 “공항처럼 중요한 사업을 추진한다면 주민에게 충분히 얘기를 하고 대안을 내놓은 뒤 추진해야 한다. 주민을 무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항 이전을 반대하는 의성군민들은 농촌이 사라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군 공항 의성 이전 반대 대책위 신광진 위원장(58)은 “통합공항의 핵심은 군 공항”이라며 “공항 이전에 따른 혜택은 크지 않을 것이고, 남은 사람은 고통 속에 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통합이전 대구공항 의성군 유치위원회는 “앞으로 사라질 수도 있는 고향 의성의 미래를 위해 대구 통합공항이 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기 화성시는 수원 군 공항 이전 예비 후보지로 선정된 데 대해 강력 반발하고 있다. 17일 채인석 화성시장은 “군 공항이전법에 따르면 지자체와의 협의가 없으면 예비 이전 후보지도 선정할 수 없다”며 “수원 군 공항 화성시 이전 결사반대 의사를 수차례 국방부에 전달했는데도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채 시장은 “화성시민들은 현재 군 공항 중첩 피해로 고통 속에 살고 있으며 특히 국방부가 예비 이전 후보지로 선정한 ‘화옹지구’는 매향리 미 공군 폭격장으로 인해 지난 55년간 많은 인명 피해를 겪어왔다”며 “국방부가 예비 이전 후보지로 화옹지구를 선정한 것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화성시는 주민들의 희생과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군 공항 저지 비상 대책본부’를 구성하고, 국방부 결정에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내기로 했다.
반면 숙원 사업이 해결된 수원시는 환영과 함께 화성시에 군 공항 부지 개발이익금 5111억원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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