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파격적 디자인'..김중업표 병원, 문화재 될까

구유나 기자 입력 2017.02.17. 18:56

건축학도라면 한번쯤 방문한다는 그 건물.

근현대건축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김중업이 50여 년 전 설계한 파격적 디자인의 병원 건축물이 등록문화재 등재를 앞두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2014년에는 김수근이 설계한 '공간 사옥'이 등록문화재로 등록돼 우리나라 문화재의 영역이 현대 건축물로까지 확장됐다"며 "'아리움 사옥'도 이 지역의 새로운 역사문화유적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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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구유나 기자]

서울시는 지난 8일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아리움 사옥'(구 서산부인과 병원)을 등록문화재 신청했다고 17일 밝혔다. 아리움 사옥은 근현대건축 거장인 김중업이 1960년대 설계한 병원 건축물이다. /사진=서울시


건축학도라면 한번쯤 방문한다는 그 건물. 근현대건축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김중업이 50여 년 전 설계한 파격적 디자인의 병원 건축물이 등록문화재 등재를 앞두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8일 건축가 김중업이 설계한 '아리움 사옥'(옛 서산부인과 병원)을 문화재청에 등록문화재로 신청했다고 17일 밝혔다. 문화재청은 심의를 거쳐 이르면 올해 연말쯤 등록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다.

국내 '1세대 건축가'인 김중업(1922~1988)은 김수근과 함께 국내 근현대건축 거장으로 손꼽힌다. 1950년대 프랑스에서 유학하며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천재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의 건축사무소에서 직접 일을 배웠다. 이후 프랑스 문화부 고문건축가와 미국 로드아일랜드대 교수 등으로 활동하다 1978년 귀국했다.

김중업의 설계작품으로는 명보극장(1956), 서강대 본관(1958), 주한프랑스대사관(1959) 등이 있다. 주한프랑스대사관은 단연 대표 작품으로 손꼽히지만 대사관이라는 이용 목적상 문화재 등록이 불가능하다. 현재 부산대 구 본관 및 무지개 문(1957)과 부산 유엔 기념공원(1951) 등 부산 소재 건축물이 등록문화재로 등재돼 있다.

서울시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아리움 사옥은 서울 소재 김중업 건축물 중에는 등록문화재 신청 첫 사례다. 1965~1966년 설계를 거쳐 이듬해 산부인과로 완공된 건물이다. 1995년 정인훈 아리움 대표가 서병준 원장으로부터 건물을 인수받아 현재는 디자인 사무소로 활용 중이다. IMF(외환위기)로 인한 경영 악화 상황에도 건물의 건축학적 가치를 고려해 이를 보존키로 결정했다.

외관 디자인은 하얀색 외벽에 남녀의 생식기를 본따 파격적인 형태를 띤다. 외부 벽에 뚫린 구멍들과 여성의 자궁을 상징하는 발코니는 생명 잉태의 환희를 표현한다.

건물은 투박한 콘크리트로 지어졌지만 자유로운 곡면 구성으로 마치 하나의 유기체처럼 조화롭다. 모든 건물 벽면과 바닥의 이음새부분을 둥글게 마감해 먼지가 쌓이지 않고 말끔하게 닦일 수 있도록 배려하는 등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건물 곳곳에서 실현시켰다.

서울시 관계자는 "2014년에는 김수근이 설계한 '공간 사옥'이 등록문화재로 등록돼 우리나라 문화재의 영역이 현대 건축물로까지 확장됐다"며 "'아리움 사옥'도 이 지역의 새로운 역사문화유적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고 밝혔다.

한편 문화재청은 근대문화유산 가운데 보존 및 활용을 위한 가치가 큰 것을 문화재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개화기부터 6·25전쟁 전후 기간에 건설·제작·형성된 건조물·시설물·문학예술작품·생활문화자산 등이 주 대상이다.

구유나 기자 yunak@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