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1호 선사 '한진해운' 결국 파산, 후폭풍은 이제 시작

정민규 입력 2017.02.17.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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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자 피해 막대·실직 대책 갑갑.. 해운단체 "국정조사해야"

[오마이뉴스정민규 기자]

 한진해운 서울 사옥.
ⓒ 한진해운
대한민국 1호 선사 '한진해운'이 40년 역사의 마침표를 강제로 찍게 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6파산부는 17일 한진해운에 대한 최종 파산을 선고했다. 한진해운은 막을 내리게 됐지만, 막대한 부채로 인한 부담과 대량 실직자 발생 등은 이제부터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파산선고와 함께 한진해운은 파산재단이 채권자들에 대한 변제를 진행하게 된다. 하지만 회수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게 해운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사실상 공익채권자를 제외한 채권자들은 투자금을 송두리째 날릴 위기에 처했다는 말이기도 하다.

대규모 실직 사태 역시 큰 시름이다. 관련 업계는 한진해운과 연관된 업종에 속한 협력업체 등을 합하면 최대 1만 명가량의 실직자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나서서 재취업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한진해운 직원 중에서도 절반 정도만 재취업에 성공했다는 점에 비춰본다면 상황은 그리 밝지 않다.

부채 치솟는데도 수백억 챙긴 사주 일가

한진해운 사태는 글로벌 해운업 불황과 맞물리며 가속화한 측면이 있다.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시작한 장기 불황으로 한진해운의 경영 상태는 날이 갈수록 나빠졌다. 한진해운은 막판 경영 정상화에 매달렸지만 이미 때는 늦어 있었다.

2016년 5월 결국 채권단에 넘겨진 한진해운은 이들마저 자금 지원을 중단하면서 지난해 9월부터는 법정관리 체제에 돌입했다.

하지만 단순히 국제적 환경 변화만을 한진해운의 몰락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한진해운은 자기 배 채우기에만 급급했던 사주 일가의 도덕적 해이와 정부의 무능이 빚어낸 참극이란 게 대체적인 해운업계의 인식이다. 

그 중심엔 한진해운을 2007년부터 8년간 이끌었던 최은영 전 회장 등 사주 일가의 경영 능력 부재가 큰 몫을 차지했다. 한진해운 사주 일가는 160%대이던 기업의 부채가 1450%까지 치솟는 와중에도 보수와 배당금을 수백 억원씩 챙겼다. 최 전 회장만, 이 기간에 받아간 돈이 254억 원이다.

한진대책위 "사주 무책임, 정부 오판 등이 부른 대참사"
 한진해운 노동조합은 지난해 9월 한진해운의 법정 관리 사태와 관련해 선박 억류와 입항거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선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 한진해운노동조합

이때문에 한진해운의 모항으로까지 불렸던 부산에서는 국정조사 요구까지 들끓고 있다. 부산에서만, 한진해운 사태로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추산된 인원이 3000여 명으로 전해진다. 관련 업계의 피해까지 더하면 그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부산지역 해양항만 관련 단체들을 중심으로 꾸려진 '한진해운살리기부산비상대책위'(아래 대책위)는 규탄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책위 측은 "(한진해운 사태의) 피해는 오롯이 부산항과 부산지역"이라면서 "한진해운 사태의 몰락은 무능한 금융당국자, 채권단의 책임회피와 비겁함, 힘없는 해양수산부 관료들 그리고 사주의 무책임, 정부의 오판이 부른 대참사"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대책위는 17일 오후 부산마린센터에서 연 기자회견에서는 "한진해운 사태를 일으킨 첫번째 원인은 대통령과 힘없는 해양수산부와 관료들의 무능과 안일함"이라고 질타했다. 또 이들은 "재벌 회장에 대한 직언이 어려운 구조에다가 버티면 설마 죽이기야 하겠느냐는 전문가들의 잘못된 조언과 전략이 검은 구름처럼 한진그룹을 뒤덮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책위는 국정조사 및 책임자에 대한 처벌 그리고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또 대책위는 정부조직 개편을 통한 해운 및 조선 관련 정책추진 조직 일원화, 강력한 국적선사 육성을 위한 구체적 정부정책 요구, 한진해운 파산 해운항만 관련 영세업계의 특단의 지원 대책 강구 등을 정부에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