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메모]오타니가 움직이면 오키나와가 움직인다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 2017. 2. 17.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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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치볼을 하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

[스포츠한국 오키나와(일본)=김성태 기자]"스고이~ 오타니상~, 오타니상~"

흔히 골프 대회를 가보면 스타 선수들이 이동할 때, 갤러리들도 함께 움직인다. 매 홀마다 좋아하는 선수를 따라다니며 응원한다. 일본 최고의 스타 오타니 쇼헤이(23·니혼햄 파이터스)도 그렇다.

20대 초반의 이 선수는 일본에서 어마어마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가볍게 작년 성적을 보자. 10승 4패 평균자책점 1.86이다. 잘 던진다. 그런데 홈런을 22개를 쳤다. 잘 치기도 한다.

다시 말해 투수도 하고 타자도 한다. 투타 겸업을 하기 때문에 바쁘다. 별명이 이도류(二刀流)의 사나이다.

어느 한 포지션에 그치지 않고 '야구' 자체를 잘하는 선수라고 보면 된다. 신장은 190cm가 넘는데 외모까지 준수하다. 팬들이 따라다니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

작년에 그는 소속팀 니혼햄을 일본프로야구 챔피언의 자리에 올려놨고 퍼시픽리그 MVP까지 수상했다. 실력, 외모, 성적, 모든 것이 완벽한 오타니가 오키나와에 등장했다.

오타니의 캐치볼을 보기 위해 모인 일본 팬.

사실 오타니는 오는 3월에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발목 부상으로 인해 결국 대회 불참을 선언했다. 타자로만 출전하는 것도 고려했지만 이마저도 실패했다.

대신 그는 소속팀 니혼햄의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오키나와에서 올 시즌을 위해 몸을 만들었다. 그리고 전날 니혼햄과 평가전을 가진 팀은 바로 KIA였다.

한 장소에서 몸을 풀며 워밍업을 했던 KIA 선수들도 내심 오타니를 보며 신기해 하는 눈치였다. 같은 야구 선수도 그러는데, 팬들은 오죽 할까. 오타니는 가는 곳마다 구름 팬을 몰고 다녔다.

가볍게 몸을 푼 오타니는 캐치볼을 소화하며 어깨를 풀었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보기 위해 일본 언론 역시 그를 연신 주목하며 카메라와 마이크를 들이댔다.

팬들은 바리케이트 밖에서 오타니의 캐치볼을 보며 연신 '스고이~'를 외쳤다. 오타니가 점점 빠른 속도로 캐치볼을 하자 여기저기서 탄성이 들리기도 했다.

수백명이 넘는 팬들이 그를 주목했고, 그가 지나갈 때마다 "오타니상~, 오타니상!"을 외치며 사인을 받기 위해 전력으로 따라다니기도 했다.

강아지처럼 귀여운 꼬마 팬들은 오타니의 이름이 새겨진 니혼햄 유니폼을 입고 오타니를 조금이라도 보기 위해 연신 달려가며 그의 이름을 소리치기도 했다.

니혼햄 파이터스의 기념품을 사기 위해 모여있는 일본 팬.

온전히 오타니 덕분은 아니지만, 전날 오키나와 나고 구장에는 니혼햄 선수를 보기 위해 많은 일본 팬들이 찾아왔다. 평일 오후임에도 불구, 나고 구장은 마치 5일장이 열린 느낌이었다.

일본과 다소 떨어져 있는 오키나와 섬의 경우, 프로야구팀이 전지훈련을 오는 지금 시기가 가장 활기차다. 마치 봄을 준비하는 축제 같다.

맛있는 음식이 차례로 진열되어 있었고, 팬들은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음식을 들고 경기장으로 들어갔다. 경기장 한 쪽에서는 팬들이 니혼햄 파이터스의 '굿즈(기념품)'을 사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했다.

비록 오타니는 나오지 않았지만 이날 니혼햄과 KIA의 평가전은 많은 팬들이 관람했다. KIA 전지훈련 참관단 역시 이날 경기장에 와서 타이거즈를 외치며 응원하기도 했다.

평가전의 결과는 니혼햄의 승리였다. KIA 마운드가 상대 니혼햄의 타선을 제압하지 못하면서 8실점을 허용, 2-8로 패했다. 하지만 승리를 떠나 경기는 평가전이 아닌 진짜 시합처럼 진지했다.

최고의 베이스볼 스타인 오타니의 등장은 말 그대로 오키나와를 들었다 놨다 했다. 사진=김성태 기자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 dkryuji@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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