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러지는 삼성화재 왕조를 지키는 에이스 박철우

박소영 2017. 2. 17.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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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박철우 선수 [사진 김현동 기자]

3%. 프로배구 삼성화재 왼손잡이 라이트 공격수 박철우(32·1m99㎝)의 체지방률이다. 몸무게 95㎏인 박철우의 몸에 지방이 단 3%만 있다는 뜻이다.

남성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필수 지방(2~5%)만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보통 남자는 체지방률이 10~20% 정도다. 박철우와 같은 30대 초반인 남자의 이상적인 체지방률은 13% 정도다. 박철우의 몸은 근육이 울퉁불퉁한 보디빌더 같지는 않다. 오히려 모델처럼 말라보인다. 박철우는 보이는 근육이 아닌 숨어있는 내부 근육을 단련시켰다. 2014년 11월 군 복무를 위해 코트를 떠난 박철우는 공익근무요원으로 지내면서 틈틈이 초인적인 몸을 만드는데 집중했다.

지난해 12월 2일 배구 코트로 복귀한 박철우는 "왼손잡이다 보니 왼 어깨와 왼 무릎을 많이 사용했는데 군 입대할 즈음 통증이 정말 심했다. 정밀검사를 받았는데 수술을 해야할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다"며 "30대인 나에게 수술은 은퇴와 마찬가지였다. 아직 배구를 그만두고 싶지 않았다. 무릎과 어깨 관절 근육을 단련시켜 통증을 완화하는 재활을 선택했다"고 했다.

그 때부터 박철우는 지옥의 몸 만들기에 돌입했다. 군 복무 기간 동안 하루에 3시간씩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 독하게 탄수화물을 끊고 닭가슴살만 먹었다. 근력을 기르면서 무릎과 어깨 통증이 점점 사라졌다. 하루라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쉬면 근육이 빠져 통증이 재발됐다. 그래서 단 하루도 운동을 게을리 할 수 없었다.

박철우는 "완벽하게 복귀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기 위해 밤에 팀 트레이닝 시설을 이용했다. 정말 살려고 운동했다"고 말했다. 군 입대 초반 100㎏이었던 그의 체중은 이제 90㎏이다. 그는 "남들은 살이 너무 빠졌다고 하는데 나는 몸이 훨씬 가벼워서 만족한다"고 했다.

삼성화재 박철우 선수 [사진 김현동 기자]
한국스포츠개발원 김언호 박사는 "체지방률 오차범위는 ±5%다. 정밀하게 재보면 박철우의 체지방률은 5% 이상은 될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수치"라며 "운동선수들이 인대나 연골 수술을 받으면 복귀하기가 쉽지 않다. 박철우처럼 30대 선수라면 독하게 마음을 먹고 근력 강화 운동을 하는 게 수술보다 낫다"고 설명했다.

박철우의 혹독한 몸 만들기가 통했다. 이번 시즌 30경기가 치러진 가운데 18경기에 출전해 340점을 넣어 득점 13위에 올라있다. 경기당 평균 득점 18.9점을 기록하고 있다. 박철우는 18일 대전 홈에서 열리는 OK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남자 프로배구 최초로 4000득점 달성할 수 있다. 공격 득점 3332점, 블로킹 득점 444점, 서브 득점 212점 총합 3988점으로 대기록 달성에 12점을 남겨두고 있다.

그런데도 삼성화재는 쉽게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17일 현재 5위(14승16패·승점45)에 처져있다.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은 4위다. 그것도 3위와 승점이 3점차 이내여야 한다. 4위 우리카드(승점49)와는 승점차가 4점차, 3위 한국전력(승점51)과는 6점 차다. 찬란한 삼성화재 왕조(8회 우승)는 아스라이 사라졌다. 프로배구 최초로 삼성화재가 없는 봄 배구가 현실이 될 수 있다. 박철우는 "남은 6경기에서 사활을 걸어야 한다. 한 경기라도 지면 플레이오프가 물거품이 된다"고 강조했다.

경기가 안 풀릴수록 박철우는 더욱 소리를 지른다. 경기 때는 물론 훈련에서도 열심히 '파이팅'을 외쳐 목은 항상 쉬어있다. 박철우는 "후배들에게 '내 목소리가 작아지면 알려달라'고 부탁한다"고 했다. 박철우는 이번 시즌이 끝나고 FA(자유계약선수)가 된다. 박철우는 "함께 FA가 되는 세터 유광우가 말하길 팀 성적이 나쁘면 'FA가 아니라 자유방출선수'라고 하더라. 그 말대로다. 내 기록보다 팀 성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의 휴대폰 메신저 문구는 '우승하러 갑시다'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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