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재용 구속 여부 판가름할 '묵시적 청탁-블라디미르'

이서준 2017. 2. 16.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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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뇌물수수 혐의에도 영향

[앵커]

이재용 부회장에게 이제 운명의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특검 취재기자와 함께 오늘(15일) 진행되고 있는 구속영장 실질심사 내용에 대해서 좀 더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서준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이서준 기자, 오늘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심사시간이 굉장히 길었다는 겁니다. 다른 때보다 두 배 가까이 됐는데, 듣기로는 그 긴 시간의 상당 부분이 이재용 부회장과 박 대통령이 세 차례 걸쳐서 독대한 부분을 진술한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공개적으로 나온 얘기는 아니지만. 그 얘기로 시작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세 차례 독대가 있었다는 사실은 알려졌지만 정확히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는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었는데요.

이재용 부회장 측은 이 세 차례 독대에서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당시 분위기가 어땠는지를 매우 구체적으로 얘기했다고 합니다.

[앵커]

어떻게든 구속을 피하겠다는 생각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그만큼 피해자임을 강조한 것으로 이해는 되는데.

[기자]

그렇습니다. 특검은 세 차례 독대에 대해서 안종범 전 수석의 수첩과 진술 등을 통해 재구성을 했는데 특검의 입장은 수첩과 진술 등을 볼 때 승마, 빙상 등 최순실 씨 일가와 관련된 지원을 부탁하는 자리였고 삼성 측 역시 금융지주회사 등 그룹 현안들에 대해서 부탁을 하는 자리였다고 판단하는 게 특검의 입장이었고요.

오늘 삼성이 이렇게 구체적으로 독대 자리를 얘기한 건 박 대통령이 매우 일방적으로 압박하는 자리였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이에 대해 일명 박 대통령 측이 레이저를 쏘는 자리였다, 그에 대해 압박받는 자리였다는 점을 강조한 겁니다.

[앵커]

레이저를 쏘는 자리였다고 하면 사실 모르는 분은 무슨 얘기인지 잘 모르실 수도 있으나 아무튼 압박을 심하게 가하는 상황이었다, 이렇게 설명드리면 되겠죠. 당시 독대 자리 상황과 관련한 핵심 근거가 바로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의 수첩이잖아요. 굉장히 자세히 적혀있는 수첩인데, 안 전 수석의 변호인이 이 수첩에 대해 증거능력이 없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고요? 변호인으로서 그럴 수 있기는 하지만 이건 영장 심사에서 어떤 변수가 됩니까?

[기자]

안 전 수석의 수첩은 청와대 압수수색, 박 대통령 대면조사가 막힌 상황에서 박 대통령의 지시를 그나마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핵심 증거물입니다.

그런데 안 전 수석 변호인은 "안 전 수석의 비서관 김 모 씨가 특검 조사에 위축돼 수첩을 제출한 것이라 위법한 증거물"이라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특검은 "김 비서관 동의 아래 제출을 받았고, 김 비서관과 안 전 수석 모두 이의 제기를 하지 않겠다고 진술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구속영장 실질심사나 이후 재판에서는 안 전 수석의 수첩 이외에는 박 대통령의 지시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증거물들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박 대통령 측이 모든 것을 부인하거나 오늘처럼 자리에 참석했던 청와대 관계자, 이재용 부회장 측의 일방적 주장대로만 흘러갈 수도 있는 겁니다.

[앵커]

그럼 이제 법원의 판단을 봐야 되는 거죠. 그걸 증거물로 채택하느냐, 안 하느냐. 그러니까 가치를 두느냐, 안 두느냐 하는 것은. 정유라 씨의 명마 블라디미르도 이번에 새롭게 등장한 쟁점이 됐습니다. 특검은 최순실 국정개입 사건이 불거진 뒤에도 삼성이 계속 지원을 한 정황이라는 거죠?

[기자]

정유라 씨가 지난해 10월부터 새롭게 타기 시작한 말이기 때문인데요.

특검은 정유라 씨 승마 코치이자 말 중개인인 안드레아스를 통해 삼성이 이른바 말 세탁을 해서 정씨에게 말을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를 입증할 계약서 등도 확보했다고 하는데요.

삼성은 블라디미르 구입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고, 계약서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쟁점이 많은 만큼 결정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은데, 법조계에선 구속영장 발부 가능성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조심스럽긴 하겠습니다만.

[기자]

지난 1차 구속영장 청구 때에 비해서 더욱더 말을 아끼는 분위기입니다. 왜냐하면 이전에 한 번 기각이 됐기 때문에 조심스러울 뿐만 아니라 지난 3, 4주간 특검이 나름대로 보강 수사를 했기 때문에 이 보강 수사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기 때문인데요.

때문에 구속에 대한 필요성을 지난 3주간 얼마나 특검이 소명했는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나름 특검은 자신감을 표한 바가 있는데 결과는 또 새벽 5시가 될까요? 그건 알 수 없겠습니다만.

[기자]

영장실질심사가 더 길어졌기 때문에 지난번보다 더 길어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오래 걸리면 내일 아침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아 있긴 있군요. 이서준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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