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조급해진 이재명, 김 빠진 이재명

이재원 기자 2017. 2. 1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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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관훈클럽 초청토론회..날카로운 대결 속 당황하는 모습 보이기도

[머니투데이 이재원 기자] [[the300] 관훈클럽 초청토론회…날카로운 대결 속 당황하는 모습 보이기도]

이재명 성남시장이 16일 오전 서울 세종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창과 창'의 대결이었다. 16일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주최 이재명 시장 초청 토론회에서는 날선 질문과 대답이 오갔다.

최근 논란이 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문제부터 평소 거론되지 않았던 이 시장의 재산 문제까지 도마에 오르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또 상승세가 보이지 않는 지지율을 의식한 듯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를 견제하는 발언도 다수 쏟아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 시장과 안 지사와의 격차를 확인시키며 낮은 지지율을 지적하는 질문들이 다수 나왔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은 "저는 민주당 팀원 중 하나고 팀이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안 지사의 성장은 바람직하다"며 원론적인 말로 답변을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이 시장은 "갈 곳 없는 여권지지자 중 일부가 여권에 가까운 철학을 가진 안 지사를 선호하게 된 것 같다"며 안 지사의 최근 행보를 지적한 뒤 "지지율을 올리는 덴 도움되겠지만, 야권 정체성이나 정권교체의 당위성을 훼손하는 측면이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문재인 전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되는 발언도 쏟아냈다. 이 시장은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국회나 여의도 중심으로 하는 정치세력 속에 있던 사람에 비하면 지휘 업무 등에서는 제 경험이 훨 나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 "어느 근처에서 놀아봤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나쁜요소만 배웠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곁다리로 옆에서 지켜본, 그런 경험보다 더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동안 상대 후보에 대한 '디스'를 최대한 피해왔던 이 시장이 직접적으로 타격을 시작한 것이다. 촛불정국 이후 내리기 시작한 지지율 반등의 기회가 쉬이 오지 않으며 조급해진 마음이 느껴졌다.

최근 북한 미사일 실험, 김정남 피살 의혹 등으로 대선판에 부는 '북풍'을 의시한 안보 관련 질문도 나왔다. 특히 사드 배치 무효화를 주장하는 이 시장의 입장 변화에 대해 묻는 질문이 쏟아졌다.

이런 질문에 대해 이 시장은 "북한 보유 미사일이 최대 1000기 가량인데 도입할 수 있는 사드는 48대가 한계"라며 사드가 대안이 될 수 없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다시 토론자들이 "정전협정을 불가침을 전제로 한 평화협정으로 바꾸고 미군철수를 주장하는 것은 북한의 주장 아니냐"면서 공세해오자 이 시장은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이내 이 시장은 "주한미군 유지하기 위해 정전협정체계 유지해야한다는 논리 모순"이라면서 "정책이 필요하면 하는거지, 상대방 주장했으니 안한다, 이건 말이 아닌 것 같다"고 강하게 받아치며 위기를 모면했다.

최근 논란이 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을 노동부장관으로 임명에 대해서는 "한 번 죄를 지었면 영원히 공직에 취임하면 안 되냐"고 맞섰다. 오히려 최근 촛불집회에서는 아무도 다친 사람도 연행된 사람이 없음을 강조하며 (2015년) 당시 경찰의 과잉진압이 (한 위원장 수감의) 하나의 원인이 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날 이 시장의 재산까지 2016년 기준 이재명 시장의 신고 재산은 23억여원이다. 이 시장은 재산의 절반 가량이 대기업 주식 보유를 통해 형성한 것이라고 이날 직접 설명했다.

이에 토론자들이 이 시장이 재벌해체를 주장하면서도 대기업 주식을 다수 보유한 것을 꼬투리삼자 이 시장은 "재벌기업들을 폄하하는 게 아니고 재벌기업들을 지배하는 재벌 가문의 부당 지배 행태를 문제삼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시장은 여러차례 진땀을 빼야 했다. 평소 레퍼토리에서 벗어난 질문들이 쏟아져 들어오자 이내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불리한 질문이 들어오면 사회자가 나서 답변을 끊어야 할 정도로 중언부언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 시장 특유의 '사이다'의 김이 빠져버렸다. 본격적인 '경선판'이 벌어진 지금, 다시 '사이다'에 기포를 채워넣어야 한다는 말들이 나오는 이유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16일 오전 서울 세종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재원 기자 jayg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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