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북 새 주장 신형민의 고민

김정용 기자 2017. 2. 16.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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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전주] 김정용 기자= 신형민은 전북현대 4년차 선수지만 동계훈련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형민이 전북과 계약한 건 2014년 6월이었다. 중동 생활을 마치고 국내로 복귀하던 때였다. 신형민은 전북을 단숨에 우승팀으로 만든 결정적 영입으로 평가됐다. 2년이 약간 못 되는 시간 동안 경찰청에서 군인 선수로 복무한 신형민은 지난 시즌 막판 제대해 전북에 복귀했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다른 팀으로 떠날 가능성이 제기된 신형민은 결국 전북에 남아 주장 완장까지 받았다. 지난해 주장 권순태(현 가시마앤틀러스)는 아시아 제패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13일 전북 완주군 봉동읍의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신형민도 주장이라는 새 역할에 부담과 기대를 느끼고 있었다.

-올겨울, 해외로 이적할 경우 이적료가 발생하지 않는 계약이었기 때문에 중동이나 일본 진출설이 많았어요. 결국 전북에 잔류한 이유는 뭔가요?

2014년 한국에 들어올 때부터 다시 해외진출을 하고 싶다고 생각한 게 사실이에요. 나이가 있으니까 마지막 해외진출이 될 거라고 봤거든요. 그런데 감독님께서 보내주신 믿음, 같이 잘 해보자는 말씀이 제겐 새로운 기회를 줬어요. 전북에 되게 오래 있었던 것 같지만 여기 머무른 시간만 따지면 1년도 안 돼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 믿어주시고 주장이란 중책을 주셨잖아요. 일본, 중동, 중국 등에서 이야기는 있었지만 전북이 절 원했고, 그만큼 예우해주셨다고 생각해요.

-전북이 스리백을 시도할 때도 신형민 선수는 수비수로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계속 미드필드를 지키고 있는 것 같더군요. 김보경, 이재성과 만들 삼각형이 큰 기대를 받고 있어요.

전지훈련부터 발맞추는 건 처음이라 기대가 많이 돼요. 재성이는 볼 컨트롤도 좋지만 원체 많은 활동량으로 전지역을 커버해줄 수 있는 선수고, 보경이는 패스 등 공격적으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죠. 두 선수가 놓치는 수비를 제가 도와준다면, 세 명의 스타일이 각자 다르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승기, 정혁, 장윤호 등 개성과 장점이 다 다르기 때문에 어느 팀을 만나도 쉽게 지지 않는 미드필드 조합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전북의 수비형 미드필더는 약간 난해한 역할인데, 2014년 합류하자마자 완벽하게 소화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본인이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갖춘 가장 큰 장점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글쎄요, 저는 터프하게 수비를 하는 것 같아요. 상대와 부딪치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게 저의 장점 아닌가 생각해요. 과감하게 수비해야지, 힘을 빼면 오히려 다치는 것 같더라고요. 물론 타이밍도 중요하고 요령도 중요하죠.

학창시절엔 주로 센터백을 보다가 포항에서 파리아스 감독님을 만나면서 미드필더로 많은 경기를 뛰기 시작했죠. 그때부터 계산하면 수비형 미드필더로 10년차가 넘은 건데, 나이가 들면서 요령이나 실력이 좀 늘었죠. 프로 생활을 한다고 해서 실력이 늘진 않지만 경험과 요령이 조금씩 몸에 배는 것 같아요.

-주장으로서 책임감이 드나요?

부담이 되죠. 포항과 경찰청에서도 주장을 해 봤는데 딱히 시간을 빼앗기진 않지만 팀 성적에 민감해져요. 팀 성적이 떨어지면 내가 동료들을 제대로 못 이끌어서 그런 것 아닌가 생각하니까요. 전에 주장 하시던 형님들이 원체 잘 하셨고 매년 우승하는 팀이잖아요. 올해도 우승해야 되는데 내가 방해가 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지난해 권순태 선수는 리더십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어요. 약간 수더분한 성격의 권순태는 신형민과 많이 다른 스타일이었는데요.

그게 큰일이에요. 자연스럽게 애들에게 다가가야 되는데, 다정다감하게 말도 좀 걸고 그래야 되는데 그런 성격이 아니라서요. 일부러라도 하긴 해야 되는데 이거. 팀마다 주장에게 기대하는 게 달라서 앞으로 (이)동국이 형, (조)성환이 형에게 많이 물어보려고 해요. 주장은 제가 맡았지만 리더십은 형님들이 발휘해주시는 부분도 있을 거고.

-그동안 경험한 전북은 어떤 팀인가요?

사람들은 `킥 앤드 러시`라고 많이 이야기하던데, 실제로는 사이드가 중요하죠. 윙어와 사이드백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 선수들의 몸이 좋으면 팀 전체가 괜찮아지고, 그 선수들이 경기를 못 풀면 아무래도 힘든 경기를 하지 않나 생각해요.

올해 윙어들이 많이 바뀌었어요. 에델과 마졸라가 어떻게 적응하느냐에 따라 측면이 괜찮을 수도 있고, 문제가 될 수도 있겠죠. 큰 문제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스리백을 하더라도 팀 스타일에 큰 변화는 없을 거예요. (김)진수와 (이)용이라는 공격적인 사이드백 선수들이 합류해서 많이 기대가 되고요. 요즘엔 마졸라 선수에게 기대를 하고 있어요. 이제 갓 합류해서 호흡을 맞추기 시작하는 단계지만 들리는 바로는 중국에서도 잘했다고 하더라고요.

-팀 징계로 ACL 참가가 무산되면서 선수들의 인생 설계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 같은데요. 30대가 된 신형민 선수는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요?

해외 진출에 대한 욕심은 지금도 조금 있지만 전북에서 오래 뛰는 것도 괜찮아요. 지금은 전북에서 최대한 잘 하는 것만 생각하려고 합니다. ACL에 못 나가기 때문에 시즌 준비할 시간이 늘었잖아요? (쓴웃음) K리그 개막전에 맞춰서 준비하면 되니까 시간 여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연습경기를 통해서 더 좋은 팀을 만들어나가려고 합니다.

ACL 무산으로 경기 일정이 줄어들어서 걱정되긴 해요. 훈련이 주로 자체 경기인데, 주전과 비주전이 나눠지기 시작하면 훈련 경쟁력까지 떨어지거든요. 경기에 못 나가는 선수들도 다 같이 열심히 해줘야 팀이 잘 되는 법이기 때문에 제가 주장으로서 그런 부분을 잘 이끌어나가는 게 숙제 아닐까요.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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