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최경환 의원 측, 중진공 인턴 채용 청탁 없다더니 "검찰 조사 때 최 의원 측 인사 모른다 해라" 회유
[경향신문] ㆍ중진공 간부 녹취록 입수
ㆍ현 이사장도 회유 나선 의혹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 측이 최 의원실 인턴 황모씨의 중소기업진흥공단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해 검찰 출석을 앞둔 중진공 간부에게 황씨 취업 청탁을 한 최경환 측 인사를 모른다는 취지로 진술하라고 회유한 정황이 나왔다. 검찰은 조만간 최 의원을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경향신문이 15일 입수한 녹취록을 보면 2015년 11월9일 최 의원의 대구고 후배인 ㄱ씨는 2013년 황씨 채용 당시 인사담당자였던 중진공 권모 전 실장을 만나 “(검찰에서) ‘정모 보좌관을 잘 아는가’ 하는 부분에선 모른다고 해주는 게 좋지 않겠냐”고 요구했다. 권 전 실장은 그달 17일 검찰 출석을 앞두고 있었다.
ㄱ씨가 언급한 ‘정모 보좌관’은 최 의원실 보좌관이다. 검찰 조사 결과 정 보좌관은 또 다른 간부인 전모 전 처장에게 황씨의 채용을 직접 청탁한 인물이다. 전 전 처장은 정 보좌관의 요구를 박철규 전 중진공 이사장과 권 전 실장에게 전달했다. 정 보좌관이 최 의원 인사 청탁 개입 여부의 열쇠를 쥐고 있는 셈이다.
앞서 검찰이 중진공 본사를 압수수색한 이틀 후인 2015년 10월22일에는 임채운 현 중진공 이사장이 권 전 실장을 회유한 의혹도 제기됐다. 임 이사장은 권 전 실장에게 “(최경환) 부총리실에서 처리를 도와줄 것” “최경환이 힘이 있으면 해결을 할 것”이라며 최 의원과 관련된 내용을 검찰에서 진술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임 이사장은 “최경환 보호해야 된다. 최가 힘이 있어야 우리 지켜준다”고 거듭 압박했다.
검찰은 지난 1월 황씨 특혜 채용과 관련해 박 전 이사장과 권 전 실장 2명만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하고 최 의원은 무혐의 처분했다. 그러나 박 전 이사장이 지난해 9월 공판에서 “2013년 8월 만남에서 최 의원이 ‘(내가) 결혼도 시킨 아이인데 그냥 (채용)해’라고 말했다”며 기존 진술을 번복하면서 재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전 전 처장에게 전화로 ‘인사 청탁한 적이 없다’고 해달라며 위증을 교사한 혐의로 정 보좌관을 지난해 12월 구속했다. 또 별도의 뇌물수수 혐의로 전 전 처장 역시 구속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 관계자는 “설 연휴가 끝나고 최경환 의원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을 통보했고 현재 출석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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