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P] [조한규의 맥] 2017 대권주자와 산(山) ②
대선 경쟁이 입춘(4일)을 지나면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슈를 둘러싼 논쟁을 비롯해 공방이 치열한데, 후보들이 내품는 공세적 기(氣)의 색깔과 느낌이 각자 다르다.
인간은 자연을 떠나 살 수 없다. 해와 달, 그리고 별의 영향(에너지)를 받으며 자란다. 특히 대지(大地)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자란다. 그래서인지 아놀드 토인비는 지구를 '인류의 어머니'라고 표현한 바 있다. 동양에선 인물은 산의 정기를 받고 태어난다고 주장한다. '논두렁 정기라도 받아야 큰 인물이 될 수 있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다.
대권주자들이 태어난 고향의 산을 보면 그의 특성을 알 수 있다. 산의 모양, 산의 기세, 산의 크기 등등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곳에서 태어난 후보들의 장단점을 파악할 수 있다. 두 번째 순서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대구 중심인 중구 '삼덕동'에서 1958년 1월 7일 태어났다. 삼덕동(三德洞)은 천덕(天德)·지덕(地德)·인덕(人德)을 합한 의미다. 범상치 않은 지명이다. 대구 분지를 형성한 비슬산(琵瑟山 1084m) 기운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길지(吉地)다.
비슬산은 산꼭대기 바위 모습이 마치 신선이 앉아 비파를 타는 형상이어서 '비파 비(琵)' '거문고 슬(瑟)' 자가 붙은 산이다. 약 4㎞에 달하는 정상의 초원에는 봄가을로 진달래와 억새가 장관을 이룬다.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대구 일원 경관도 빼어나다.
'비슬(琵瑟)'에는 임금 왕(王)자가 4개가 있어 4명의 대통령이 나온다는 속설이 있다. 대통령이 된 박정희·전두환·노태우·박근혜를 지칭하는 것인가. 전두환 전 대통령은 경남 합천 출신이어서 유승민에게 기회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비슬산의 정기가 청룡산(靑龍山:794.1m)을 거쳐 산성산(653m)과 앞산(660m)으로 이어지고 금호강을 바라보며 삼덕동에 모여 있다.
◆ 손학규, 호랑이 걸음 호암산
제7공화국 건설을 주창한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은 1947년 11월 22일 경기도 시흥군 동면 시흥리(현 서울시 금천구 시흥동)에서 태어났다. 서울 금천구 호암산(虎巖山 393m)의 정기를 받고 태어난 것이다. 관악산 끝 봉우리에 해당하는 호암산은 상당히 기가 센 산이다. 호암산은 호랑이가 한양을 집어 삼킬듯하며 걸어가는 형상의 산이다.
태조 이성계가 한양으로 천도할 무렵 꿈에 호랑이가 나타나 성을 부수자 침통해 하고 있는데, 어떤 노인이 나타나 한강 남쪽 호랑이 모양의 산의 기운을 누르면 된다고 해서 호랑이 꼬리에 호압사를 창건했다고 한다. 호압사 주변에는 4개의 석구상도 있다. 네 마리의 개가 호랑이를 견제하고 있는 것이다.
손 의장이 처음엔 기세가 있으나 마지막 마무리에 약한 것은 호암산 꼬리를 호압사가 누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 남경필, 장군수 나오는 태화산
연정 실험으로 주가를 올린 남경필 경기지사는 1965년 1월 20일 경기도 용인군 포곡면(현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에서 태어났다. 광주와 용인의 명산 태화산(泰華山 644m)의 정기를 받고 태어난 것이다.
태화산의 대화약수(大華藥水)는 고려 충숙왕 12년경에 삼국유사를 집필한 일연선사(日蓮禪師)가 발견한 것이라고 한다. '장군수(將軍水)'라고도 불러왔는데, 구전에 의하면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할 때 어안(御眼)을 치료하기 위해 이 약수를 떠다가 치료한 바 있다고 한다.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전 MBN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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