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리포트] LG 좌익수 4파전, 이천웅이 대세?

조회수 2017. 2. 15. 10:3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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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야 한자리 남은 LG, 이천웅-문선재-이병규-이형종 경쟁 치열

2010~11시즌, LG 트윈스의 외야는 '별들의 전쟁'이었다. 이병규(9), 박용택, 이진영, 이택근, 이대형 등 이른바  ‘빅5’라 불리는 수준급 외야수들이 각축을 벌였기 때문이다. 팀 순위는 2년 연속 6위에 그쳤지만  외야진의 이름값 만큼은 리그 최고였다. 

11시즌 이후 이택근, 13시즌 종료 후에는 이대형이 FA로 팀을 떠나며 ‘빅5’는 자연스레 해체됐지만 LG 외야는 만만찮은 저력을 보였다.  2013시즌 이병규(9)는 마흔의 나이로 타격왕(0.348)에 올랐고 박용택은 시즌 150안타 이상은 기본으로 기록했다. 이진영 역시 견실한 타격과 강견을 바탕으로 LG 외야의 우측을  지켰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세월을 거스르진 못하는 법. 시나브로 이들의 입지는 줄어만 갔다. 14시즌 이후 부상과 부진으로 고전한 이병규는 1군 출장 빈도가 대폭 줄었고 방망이 솜씨는 여전한 박용택은 지명타자로 출전하는 빈도(2016시즌 138경기 중 111경기)가 대폭 늘었다.

외야 세대교체를 더 미룰 수 없었던 LG가 '리빌딩'이라는 칼을 뽑았다. 우익수 터줏대감 이진영이 15시즌 이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팀을 떠났고 2군에서 절치부심했던 이병규는 결국 재기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2016시즌 종료 후 현역 은퇴를 결정했다.

 외야 리빌딩에서 성과를 거둔 LG. 하지만 한 자리는 공석이다. [사진=LG 트윈스] ⓒ KBReport

시즌 중반까지 시행착오로 고전하기도 했지만 2016년 LG 외야는 리빌딩의 성과를 거뒀다. 혜성처럼 등장한 채은성이 주전 우익수(95경기 출장)를 꿰찼고 내외야를 오가던  김용의가 시즌 중반 이후 중견수(60경기 출장)로 자리 잡았다. 

이들은 외야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으며  LG 특유의 ‘신바람 야구’를 이끌었다.  시즌 중반 하위권으로 추락했던 LG가 정규시즌 4위로 도약하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었던 데는 이들의 역할이 컸다.

남은 숙제는 좌익수다. 지난 시즌 좌익수로 여러 선수를 기용하며 실험을 거듭했지만 확실한 주전감을 확보하진 못했다. 과연 2017시즌 LG 외야의 왼쪽을 책임질 선수는 누구일까? 유력 후보들의 면면과 그들의 장단점을 살펴 보자.

기호 1번 : 제 2의 캐넌? 호타준족 외야수 이천웅

시즌 초 '제 2의 캐넌'이라는 별명이 붙었던 이천웅 [사진=LG 트윈스] ⓒ KBReport  

가장 유력한 후보는 이천웅이다. 지난해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며 개막전 출장 기회를 잡은 야수다.

정규시즌 개막전 첫 타석에서 한화 선발 송은범을 상대로 2점 홈런을 터뜨리며 단숨에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후 3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하는 등 맹활약하며 ‘제 2의 김재현’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2016시즌 103경기에 출장한 이천웅은 타율 0.293 6홈런 41타점 6도루 OPS 0.778을 기록했다.  데뷔 후  첫 풀타임 시즌임을 감안하면  준수한 수치다. 경찰청 소속으로 14시즌 타율 0.385(타격 1위), 15시즌 타율 0.373(타격 4위)을 기록한 그의 타격 재능을 감안하면 예열을 마친 올해 큰 폭의 성적 상승이 예상된다.

수비에서도 활용도가 높다. 지난해 우익수로 253 ⅔이닝, 좌익수로 183 ⅓이닝, 중견수로 174 ⅓이닝을 소화했다. 아주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안정된 수비력을 갖췄다는 것이 중평. 빠른 주력과 강한 어깨를 겸비했기에 수비력 역시 좀더 좋아질 여지가 충분하다.

올시즌 극복 과제는 타격에서의 기복 줄이기다. 시즌 초반에는 멀티 히트 행진을 펼치는 등 맹활약했지만 이후 긴 침묵에 빠지며 5월 중순 이후 1개월 가량 1군에서 제외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외야의 한자리를 꿰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꾸준함을 유지해야 한다.

0.402에 그친 장타율도 아쉽다. 코너 외야수는 장타력이 필요한 자리다. 최형우, 김재환, 김주찬, 나성범, 정의윤 등 리그에서 손꼽히는 장타자들은 대부분 코너 외야수다. 그가 4할 중후반대의 장타율을 기록한다면 LG 타선의 경쟁력은 한층 강화될 수 있다. 최근 많은 야수들이 ‘벌크업’을 통해 장타력 상승 효과를 본 것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MVP] '하늘이 내린 영웅' 이천웅

기호 2번 : 외야에서도 천재! ‘문천재’ 문선재

지난해 놀라운 장타력을 보여준 문선재 [사진=LG 트윈스] ⓒ KBReport  

두 번째 후보는 내야수 출신 문선재다. 그는 13시즌 1루수와 2루수 자리를 오가며 93경기에 출장했던 선수. 이후 외야수로 전향해 15시즌엔 중견수와 좌익수, 1루수를 오가며 총 103경기에 나섰다. 주전으로 도약하진 못했지만 1군 5시즌 동안 277경기를 뛰며 충분한 경험을 쌓았다.

문선재는 발이 빠르고 작전 수행 능력이 뛰어나다. 13시즌 8개의 도루/6희생번트를, 15시즌에는 9도루/6희생번트를 기록했다. 중견수 김용의와 짝을 이뤄 테이블 세터를 구성한다면 안성맞춤이다.

표본(127타석) 수가 적어 신뢰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지난 시즌에는 확 달라진 장타력을 보였다. 16시즌 52경기(24선발)에서 7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장타율 0.541을 기록했다. 지난해 100타석 이상 소화한 LG 타자 중 가장 높은 장타율로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0.526)보다 좋은 수치다. 풀타임 출장이 가능하다면 15홈런 이상도 충분히 기대해 볼 만하다.

약점으로 지적받는 타격에서의 기복 역시 주전으로 나설 경우 개선될 여지가 충분하다. 문선재는 교체로 나선 28경기에서 타율 0.231 0홈런 1타점에 그쳤지만  선발로 나선 24경기에서는 타율 0.306  7홈런 15타점으로 맹활약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선발 출장한 4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기록했다. 기회만 충분히 주어진다면 제 몫은 해내는 타자라는 뜻이다. 

다만 최악에 가까운 선구안은 개선이 시급하다.  13시즌 볼넷(13)의 5배 이상 많은 삼진(71)을 당했고 15 (23볼넷/54삼진)~16시즌(10볼넷/29삼진)에도 볼넷 대비 2배 이상 많은 삼진을 기록했다.  컨택% (73.8) 역시 리그 하위권인데 선구와 컨택의 약점을 극복할 수 있다면 테이블 세터 이상의 활약도 기대된다.

[MVP] 'PS 진출 견인한 멀티 홈런' 문선재

기호 3번 : 미워도 다시 한 번, ‘작뱅’ 이병규

사실상 LG의 유일한 '거포 외야수'인 이병규 [사진=LG 트윈스] ⓒ KBReport  

이병규(7)는 LG 팬들에게 애증의 존재다. 과거 이병규는 LG 타선의 핵심이 될 것이라 기대받은 외야 유망주였다. '빅5'가 함께 하던 2010시즌, 주전 좌익수로 타율 3할 12홈런 OPS 0.868을 기록했다. 

이후 2년 간 부상에 시달리며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14시즌 116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6 16홈런 87타점 OPS 0.956으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이후가 문제였다. 리그 정상급 타자로 거듭날 것이란 기대를 받았던 15시즌, 또 다시 부상에 시달리며 70경기 타율 0.243, 12홈런 35타점로 뒷걸음질 쳤다. 게다가 지난 시즌에는 별다른 부상이 없었는데도 103경기에 나서 타율 0.272  7홈런 37타점 OPS 0.789에 그쳤다.

후반기 이후 좌익수 주전 경쟁에서 밀린 그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이후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굴욕까지 맛봤다.  

더군다나 그는 83년생으로 이제 35세다. 냉정히 말해 더 이상의 기량 향상은 기대하기 어려운 나이. 최근 LG는 젊은 선수들을 우선 기용하며 ‘리빌딩'을 진행 중이기 때문에 지난 2년 간 부상과 부진으로 팀 성적에 큰 기여를 하지 못한 그에게 충분한 기회가 주어질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이병규의 강점과 LG 타선의 약점을 감안하면, 파고들 여지는 충분하다. 현재 LG 외야에는 확실한 한방을 가진 선수가 없다. 김용의는 전형적인 교타자이며  시즌 9홈런을 기록한 채은성은 지난 시즌 막판 49경기 연속 무홈런을 기록했다. 두자릿 수 홈런 시즌을 세차례 기록한 이병규가 시즌 초반 장타력을 보인다면 부활할 가능성도 여전하다.

# 이병규(7) 분위기 굳히는 3점 홈런

기호 4번 : 야잘잘! 타격도 잘하는 이형종

타자 전향 후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는 이형종 [사진=LG 트윈스] ⓒ KBReport  

이형종은 과거 촉망받는 투수 유망주였다. 그는 2008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을 통해 LG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당시 그의 계약금은 무려 4억 3천만원.

하지만 부상이 문제였다. 그는 부상과 수술 등으로 단 2경기 출장에 그치며 2010년 은퇴를 선언했다. 우여곡절 끝에 13시즌 복귀했지만 그의 포지션은 더 이상 투수가 아니었다. 2014년 이후 타자 전향을 선언한 그는 15년 퓨처스리그에서 39경기 타율 0.305  13타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지난 시즌에는 1군 경기에도 나섰다. 총 61경기에 출장해 타율 0.282, 1홈런 14타점을 기록했다. 85%에 달하는 컨택율을 보이며 만만치 않은 타격 재능을 증명했으며 표본(147타석)이 적긴 하지만 15볼넷/20삼진으로 꽤 준수한 선구 능력을 보였다. 투수 출신 선수에게 쉽지 않을 희생번트도 5차례 시도해 모두 성공시켰다. 타자 전향 후 짧은 시간 내에 1군에서 활용 가능한 야수로 성장한 것이다.

놀라운 성장 속도를 감안하면, 올 시즌 더 많은 경기에 나설 개연성이 충분하다. 외야 수비는 이미 합격점을 받은 상태.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좋은 활약을 보인다면 개막전 선발 좌익수로 깜짝 발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보완할 부분도 적지 않다. 1군 야수로서 일천한 경험과 2% 부족한 장타력(장타율 0.371)이 숙제다. 현재 그는 ‘타자로 전향한 투수 치곤 뛰어난 선수’일 뿐  확실한 경쟁력을 갖춘 외야수는 아니기 때문이다. 2017시즌은 주전급 야수로 도약하기 위한 숙성의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생애 첫 홈런 이형종, 잠실 하늘 가른 스리런포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KBO 기록실, 스탯티즈]


계민호 기자 / 정리 및 편집: 김정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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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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