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누가 쌀 먹나" 정부 정책에 콧방귀 끼는 기업·소비자

오종탁 2017. 2. 14.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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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쌀 소비 확대안 마련에 민간 참여를 독려하고 있지만 기업들 반응이 시원찮다.

14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9일 쌀 가공식품 등을 통한 소비 확대 방안을 발표한 뒤 이를 주도할 지방자치단체와 민간 기업을 찾고 있다.

쌀 소비 확대안은 정부의 '2017년 중ㆍ장기 쌀 수급안정 보완대책' 가운데 쌀 해외 원조, 벼 재배 면적 감축 등과 더불어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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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확대안 참여 독려하지만 유통업계 반응 시큰둥
'라이스버거 단종' 롯데리아 "손님들 안 찾아"
하루 밥 한 공기 반 먹어…30년 前의 절반 수준

지난해 말 단종된 롯데리아 야채라이스불고기버거(사진 제공=롯데리아)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정부가 쌀 소비 확대안 마련에 민간 참여를 독려하고 있지만 기업들 반응이 시원찮다. 걷잡을 수 없는 쌀 수요 감소 추세에서 기업들을 끌어들일 구실이 마땅찮기 때문이다.

14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9일 쌀 가공식품 등을 통한 소비 확대 방안을 발표한 뒤 이를 주도할 지방자치단체와 민간 기업을 찾고 있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 안에 지자체 4곳 정도를 선정해 해당 지역에 '라이스 랩(Rice Lab)'이라 불리는 카페테리아를 열 계획이다. 각 지자체는 민간 기업들과 함께 쌀 가공식품을 개발해 카페테리아에서 판매하게 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여러 식품 기업들이 일종의 멘토 역할을 하는 가운데 좋은 민ㆍ관 합동 사업 모델이 만들어질 것이라 기대한다"며 "궁극적으론 쌀 가공식품 판매에 협력 기업 외 다른 곳도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쌀 소비 확대안은 정부의 '2017년 중ㆍ장기 쌀 수급안정 보완대책' 가운데 쌀 해외 원조, 벼 재배 면적 감축 등과 더불어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관련 사업 예산(4억원)도 올해 처음 책정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9일 발표한 '2017년 중ㆍ장기 쌀 수급안정 보완대책' 중 쌀 소비 확대안 부분


이 같은 정부 '테스트베드' 전략의 원조는 '소로리'다. 정부가 지난해 말 서울 홍익대 인근에 실험적으로 연 카페테리아 소로리엔 서울대 푸드비즈니스랩 등 컨설팅 전문 조직 외에 민간 기업은 중소 식품 기업 몇 곳만 참여했다. 소비자들에게 이름이 알려진 업체는 막걸리 프랜차이즈 '월향'밖에 없다. 소비자 반응에 따라 제품화할 수 있도록 SPC, GS리테일 등 유통채널들도 자문단 형태로 참여하고 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 바람처럼 소로리 등 테스트베드 모델이 쌀 소비 감소율 완화의 시발점이 될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기업들은 식품 트렌드 변화, 수익성 등을 이유로 쌀 관련 제품 판매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달 24일 발표한 '2016년 양곡소비량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의 하루 평균 쌀 소비량은 169.6g으로 1년 전보다 1.6%(2.8g) 줄었다. 밥 한 공기에 쌀 100~120g이 들어가는 점을 감안하면 하루에 한 공기 반 정도만 먹은 셈이다.

연간으로 보면 1인당 쌀 소비량은 61.9㎏이었다. 연간 쌀 소비량은 30년 전인 1986년(127.7㎏)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쌀 소비 감소 원인 가운데는 쌀에 있는 탄수화물이 비만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탓이 크다. 아울러 쌀을 더이상 주식(主食)으로 생각하지 않는 국민들이 많아지면서 대형마트에선 빵 매출액이 쌀을 앞질렀다.

정부가 수년 전부터 쌀 소비 촉진 정책과 캠페인을 펼쳐도 시장은 '쌀의 시대가 갔다'고 냉정하게 판단하고 있다. 앞서 롯데리아는 지난해 12월1일부로 야채라이스불고기버거 판매를 중단했다. 지난 1999년 탄생한 야채라이스불고기버거는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통틀어 유일한 쌀 관련 메뉴였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출시된지 오래되기도 했고 가맹점들 입장에선 고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제품을 팔아야 하는 측면이 있어 단종을 결정했다"며 "쌀 제품에 대한 니즈(needs)가 충분했던 판매 초기와 달리 점점 판매량이 저조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야채라이스불고기버거를 대체할 쌀 관련 제품 출시 계획도 없다"고 덧붙였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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