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이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을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형사고발했다.

김홍걸 위원장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경제 주필 정규재 씨를 사자명예훼손죄로 형사고발했다”면서 “돌아가신 아버지가 2002년 연평해전 당시 보고를 받으시고도 월드컵 축구 관람을 하셨다는 근거 없는 내용을 방송에서 말한 혐의”라고 밝혔다.

정 주필은 지난달 8일 KBS ‘생방송 일요토론’에 출연해 “김대중 전 대통령이 연평해전 당시 일본에 축구를 보러 갔다. 하지만 탄핵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행적이 탄핵사유가 되는 게 부당하다는 주장에 대한 근거였다. 

▲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 사진=정규재TV
▲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 사진=정규재TV

그러나 연평해전이 벌어진 2002년 6월29일 김 전 대통령은 당시 임성준 외교안보수석으로부터 긴급 보고를 받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소집을 지시했다. 청와대 본관에서 월드컵 3‧4위전을 시청하려던 계획이 있었으나 취소됐다.

다만, 다음날 월드컵 폐막식 참석을 위해 일본을 방문한 것은 사실이다. 이에 대해 박한수 김대중평화센터 기획실장은 “월드컵 폐막식과 함께 한일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었다. 폐막식 참석은 일방적으로 취소할 수 없는 일정이었다”면서 “(김대중 정부는) 사건 발생 후 즉각 군에 확전을 막고 냉정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주문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강력한 비난 성명을 냈고 공개사과와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보장을 요구했다”고 2015년 언론(일요시사 인터뷰)에 밝혔다. 

김 위원장은 형사고발에 나선 배경으로 “지난번 (정규재TV에서 방송된) 박근혜 인터뷰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정규재씨의 거짓 발언에는 박근혜를 도우려는 의도가 있었다”면서 “일반인이 아닌 주요 언론사 간부가 많은 사람이 보는 방송에서 허위사실을 말했기 때문에 더 죄질이 나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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