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가 살 길]유조선 선가 반토막..척당 수익률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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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가 수주가뭄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선박 가격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들은 "조선사들이 수주할 선박이 없으니 시장 가격은 떨어지고, 선주들은 발주를 미룬 채 가격이 더 떨어지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대형 3사들은 배 한척 건조해도 수익률은 1% 남짓, 그나마 중소 조선사는 1%도 안 나오는 실정"이라며 "수익률이 10% 이상이었던 초호황기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조선사들이 문을 안 닫으려고 수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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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유조선 가격, 9년 만에 반토막
수요 없어진 탓…후판 등 원가는 올라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조선업계가 수주가뭄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선박 가격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이에 조선사들의 수익률도 점점 낮아지는 실정이다. 초대형 유조선(VLCC) 가격은 8년 만에 반토막이 났다. 2008년 말 1억5000만 달러를 호가했던 선가는 지난 1월 말 8200만 달러까지 떨어졌다. 현재 삼성중공업ㆍ현대중공업ㆍ대우조선해양이 배 한척을 건조할 때 수익률은 1% 남짓에 불과하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신조선 가격 바닥은 선주들을 통해 드러난다. 지난 1월 현대중공업에게 초대형유조선을 2척을 발주한 노르웨이 DHT홀딩스는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발주 가격은 리세일(중고 선박) 가격에 비길만한 수준이며, 가까운 시일내에 이보다 더 내려가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양측이 약 82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의 선박중계사인 어피니티 쉬핑(affinity shipping)이 2003년 이후 발주된 초대형 유조선 중 가장 싼 가격이라 평가할 정도다.
다른 선종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영국 조선해양 전문기관 클락슨에 의하면 국내 조선사들의 고부가가치 주력 선종인 액화천연가스운반선(LNGC) 가격은 2008년 말 대비 지난해 12월 23%(2억4500만 달러→1억8800만 달러) 감소했다. 초대형컨테이너선이 5개월 전 50만 달러 깜짝 상승했지만 일시적인 현상에 그쳤다.
선가가 오르지 않는 이유는 신규 선박 발주가 없기 때문이다. 선가가 최고 수준이었던 2008년엔 전세계에서 1억950만GT(총t수)에 이르는 발주 물량이 쏟아졌다. 지난해엔 1930만GT로 절벽을 탔다. 조선업계 관계자들은 "조선사들이 수주할 선박이 없으니 시장 가격은 떨어지고, 선주들은 발주를 미룬 채 가격이 더 떨어지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은 올해 첫 수주 테이프라도 끊었지만, 대우조선해양은 감감무소식이다.
설상가상 선박을 만드는 원가는 상승했다. 철강사들이 선체를 만드는 재료인 후판 가격을 지난해 말 t당 5~8만원까지 올렸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대형 3사들은 배 한척 건조해도 수익률은 1% 남짓, 그나마 중소 조선사는 1%도 안 나오는 실정"이라며 "수익률이 10% 이상이었던 초호황기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조선사들이 문을 안 닫으려고 수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사들은 '생존형 구조조정'을 이어가겠단 입장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2조5000억 자구계획을 실행할 것이라 밝혔고, 현대중공업은 비조선 사업 부분 분사로 경영효율화를 이루겠다고 했다. 삼성중공업은 생산직 인력 감축을 계획하고 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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