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빠진 돈, 인도·러시아로 간다

김지섭 기자 2017. 2. 10.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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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박스권 상단 근접하자 차익 실현 환매.. 투자자 선택은?

올해 들어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지난 6일 기준 국내 주식형 펀드는 13거래일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다. 최근 코스피가 박스권(1800~2100) 상단에 근접함에 따라 차익 실현을 위한 환매가 쏟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펀드 시장이 흔들리는 상황이라 내 펀드는 어떤 상황인지 꼼꼼하게 체크해야 할 시기다.

국내 주식형 펀드 수난시대

9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3일까지 국내 주식형펀드(상장지수펀드 제외)에서 1조3000억원가량이 빠져나갔다. 1월 유출액(1조2628억원)으로는 2012년 이후 최대치다. 주식형 중에서도 일반주식형(5598억원)과 배당주식형(2377억원)의 자금 유출이 심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코스피가 2070선에 머무르면서 박스권 상단을 뚫고 올라가기는 어렵다는 판단이 내려져 투자자들의 펀드 환매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 유출액은 2014~2016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2조6346억→4조4261억→7조9445억원). 수년째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해 '박스피'라는 말까지 듣고 있는 코스피 시장의 그림자가 짙어지는 중이다.

일부 전문가는 국내 주식형 펀드의 환매 러시가 이달 주식시장 조정을 거치면서 잠잠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주가가 많이 떨어졌을 때 사들이겠다는 '저가 매수 심리'가 강해진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2011년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 자금의 유출입을 보면, 코스피가 고점을 기록한 후 조정을 받을 때 자금이 순유입되는 패턴이 발견됐다. 평균 순유입 기간은 5.4개월이었다. 김영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개인 투자자 대상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앞으로 보유 비중을 늘릴 금융 자산 1, 2위가 주식과 주식형 펀드였다"며 "세계 경기 회복세와 함께 코스피도 올해 순풍을 타면서 국내 주식형 펀드도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해외로 눈 돌리는 투자자 늘어나

국내 주식시장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눈을 돌리는 곳은 해외다. 올해 가장 많은 돈이 몰린 펀드는 해외채권형(3795억원)과 해외주식혼합형(393억원)이었다. 국내채권형과 국내주식혼합형에서는 각각 4001억원, 25억원이 빠져나간 것과 대조적이다.

해외주식형펀드의 경우 전체로는 2564억원 순유출을 기록했지만, 세부 유형을 살펴보면 인기를 끈 상품도 있다. 인도 증시(516억원)와 러시아 증시(203억원)에 투자하는 펀드에는 한 달여 만에 700억원 넘는 돈이 몰렸다. 최근 6개월간 러시아와 인도 증시가 각각 67%, 15% 상승한 영향이 컸다. 원자재지수에 직접 투자하는 '커머더티형'과 해외채권혼합형에도 각각 169억원과 146억원이 들어왔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기 확장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미국 뉴욕 증시가 올해 들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갱신하는 등 글로벌 증시가 활황인 상황에서도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는 트럼프의 발언들로 국내 투자자들은 주식보다는 여전히 해외 채권 등 안정적인 상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탓에 안전성이 높은 상품에 투자하려는 분위기는 '목표 전환형' 펀드에 대한 높은 수요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목표 전환형 펀드는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결합해, 한동안 주식에 투자했다가 목표 수익에 도달하면 안정적인 채권 투자로 전환하는 상품이다. 올해 신규 펀드 15개 중 5개는 목표 전환형으로 설정됐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한국투자든든한달러표시채권목표전환1(채권혼합)'을 내놨고 KB자산운용도 'KB든든한중국본토가치주목표전환1(주식)'과 'KB든든한G2목표전환1(주식-재간접)' 등을 출시했다.

정작 올해 펀드 수익률 1위 상품은 국내 주식형

국내 주식형 펀드의 인기가 떨어졌지만, 정작 올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는 국내 주식형인 '미래에셋TIGER 200IT레버리지상장지수(주식-파생)'이었다. 이 펀드의 올해 수익률은 18.11%에 달한다. 이 펀드를 비롯해 국내 주식형 펀드는 다른 유형에 비해 대체로 수익률(평균 1.54%)이 양호했다. 국내부동산형(1.12%), 해외채권형(0.45%), 해외부동산형(-1.59%) 등보다 성적이 좋았다.

한편 올해 가장 많이 팔린 펀드는 1349억원이 유입된 '프랭클린미국금리연동특별자산자(대출채권) Class A'였다. 반면 'NH-Amundi 코리아2배레버리지(주식-파생) Class A'에서는 같은 기간 3368억원이 빠져나가 유출액 기준 1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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