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최란 작가, '장르물 천국' 미국에 태극기를 꽂다

김진석 2017. 2. 8.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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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김진석]
아직까지 미국 지상파 드라마가 국내 지상파서 리메이크된 적은 없다.

지난해 '굿와이프' '안투라지' 미국 지상파서 방송됐지만 국내서는 케이블 전파를 탔다. 그만큼 국내외 드라마의 지상파간 수출입은 쉽지 않다. 국내 제작사서도 지상파 편성 따기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만큼 어렵다.

그 어려운 진입 장벽을 '신의 선물-14일(이하 신의 선물)'이 허물었다. 2014년 3월 SBS서 방송된 '신의 선물'은 3년만인 올 여름 미국 4대 지상파로 불리는 ABC서 '섬웨어 비트윈(Somewhere Between)'으로 리메이크된다. 미국 지상파서는 드라마가 한 번에 편성되기보단 파일럿으로 1회 방영 후 반응이 좋으면 정규물로 제작된다. 그러나 파일럿 1회 편성 조차 국내 작품이 통과된 사례가 전무하다. 최근 KBS 2TV '굿 닥터'가 정규가 아닌 파일럿 편성을 받았다. 정규물 가능성은 아직 먼훗날 이야기다.

아시아 최초로 미국 지상파 리메이크 편성을 받은 '신의 선물'은 최란 작가가 피땀 흘려 쓴 결과물이다. 방영 당시 이동훈 감독의 쫀쫀한 연출과 이보영·조승우 등의 연기력까지 삼박자가 고루 맞아 떨어져 수작이 탄생했지만 그 중심엔 최란 작가의 뚝심이 있기에 가능했다.

불과 3년 전이지만 당시에는 장르물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생소했다. 영화에서나 보고 장르물 채널인 OCN에서나 볼 법한 내용이라고 생각했지만 '신의 선물'은 한국형 장르물의 문을 활짝 열었다. "편성이 쉽진 않았죠. 아무래도 멜로나 사극이 아니니 처음부터 제 작품을 염두한 편성은 아니었어요. 그래서 더더욱 SBS 인터내셔널 측에도 감사하고 값진 결과물이죠." 지상파지만 흔한 러브라인 하나 그리지 않고 드라마를 마쳤고 그 결과는 미국까지 이어졌다.

원작의 주인공인 이보영 역할은 국내서 '미션 임파서블:고스트 프로토콜'로 유명한 폴라 패튼이 맡았다. 이 밖에도 세부 캐스팅이 끝나는대로 3월 6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첫 슛이 들어가고 방영은 오는 여름이다.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장르물이 쏟아지는 미국서 '신의 선물'을 택한 이유는 뭘까. 원작자이자 드라마 EP(책임프로듀서)로서 하루에도 수십번 ABC와 얘기를 나누는 최란 작가를 어렵게 합정동에서 만났다. 직접 체험하고 있는 미국드라마 시장 시스템과 '신의 선물'의 뒷 얘기, 차기작 소식 등을 들었다.

-리메이크된 과정이 궁금하다. "다른 드라마는 미국에 진출하려면 마켓에 내놓는데 우린 아니었다. '신의 선물'을 보고 현지 제작사에서 먼저 제안이 왔다. 이후 ABC 전 사장이 우연히 '신의 선물'을 보곤 듣기 좋으라고 그랬는지 '원작 그대로를 내보내지 왜 리메이크를 하냐'고 했다더라."

-왜 '신의 선물'을 택했는지 물어봤나. "물어보진 않았다.(웃음) 현지인들 얘기로는 미국에서 선호하는 장르라고 했다."

-미국이야말로 장르물이 넘쳐나는데. "그렇게 넘쳐나도 우리나라든 미국이든 가족애에 대한 코드는 같다. '프리즌 브레이크'는 형제애를 '24시'는 가족애를 다룬다. 엄마가 딸을 구하기 위해 시간을 역행한다는 줄거리를 신선하게 봤나보다."

-파일럿 없이 정규 편성을 받은 건 대단하다. "현지서도 이례적이라고 했다. 주변에서는 '그만큼 원작에 대한 신뢰도를 믿는다'고 말하더라."

-원작과 많이 달라지나. "특별히 달라지는 건 없다. 스토리 전체를 리메이크해 여러 설정도 그대로 가져간다."

-원작자인데 미국서 자문을 많이 구하나. "작은 거 하나까지 물어본다. 정말 구체적인거 하나까지 물어보고 동의를 구한 뒤 일을 처리해나가는 시스템이다.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통화로 설명한다. 글을 쓰는 스티븐 톨킨이 이미 훌륭하다. 원작자라고 너무 많은 걸 요구하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알아서 각색을 잘 하겠거니 믿고 따르는 것도 중요하다. 대본이 잘 나왔다고 하더라."

-국내 방영 당시에도 화제작이었다. "더 완벽하게 보여줬어야하는데 아쉬운 부분이 있다. 사실 16회 방송인데 못 나간 한 회가 더 있었다. 그 부분을 미국에서는 반영하는 조건으로 리메이크 동의를 했다. 아마 국내 팬들도 보면 놀랄 장면이다."

-원작의 이보영 역할이 정해졌다. "여럿 후보가 누구인지도 알려줬고 그중 폴라 패튼이 됐다. 안 그래도 '프레셔스'라는 영화를 보며 눈길이 갔던 배우인데 잘 소화해 줄 것이라 믿는다."

-국내와 미국의 드라마 시스템이 많이 다른가. "여유가 있다. 국내서는 이제 막 사전제작이 하나둘 생겨나고 있고 그 마저도 급하게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미국은 연초에 한 해 방영될 드라마 리스트를 발표한다.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그대로 간다더라."

-시즌2에 대한 논의도 나오나. "아직 그 정도는 아니다. 일단 방송이 되고 난 후 반응을 봐야한다. 다만 시즌2에 대한 전체적인 스토리라인 정도는 염두해두고 얘기를 나누고 있다."

-미국도 드라마에 열광하는데 현지 반응은 어떤가. "처음에 ABC서 발표할 때는 '신의 선물'이라고 콕 찝어 얘기하지 않았다. 워낙 광적인 마니아들이 많아 '신의 선물'을 미리보고 스포일러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였다고 한다. 현지서도 기대감을 많이 가져 부담스럽다."

-현지도 가봐야하는거 아닌가. "미국도 제작발표회를 하는데 초대 받았다. 그 전에 시간이 되면 촬영장도 한 번 가보려고 한다."

-국내 차기작은 언제쯤 나오나. "준비하곤 있는데 아직 공개할 시기는 아니다. 조만간 좋은 작품으로 찾아오겠다.(웃음)"

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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