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vs연정..유승민·남경필의 숨은 속내

이건희 기자 2017. 2. 7.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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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현실론과 원칙론의 충돌..당 전체 토론 주제로 확대

[머니투데이 이건희 기자] [[the300]현실론과 원칙론의 충돌…당 전체 토론 주제로 확대]

남경필 경기도지사(오른쪽)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정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유승민 의원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스1

'단일화'와 '연정'의 대결로 바른정당이 시끄러워졌다. 당내 대권 주자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의견 충돌 때문이다. 이들은 각각 '같은 듯 다른' 연대 주장을 내세웠다. 유 의원은 '보수 후보 단일화'를, 남 지사는 '대연정'을 외치고 있다.
보수 후보 단일화 주장은 지난달 30일 유 의원으로부터 시작됐다. 이날 그는 자신의 대선 캠프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상대로 승리할 보수 후보로 단일화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다음날 그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게도 "단일화 제안에 적극 호응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손을 내밀었다.

그러나 지난 1일 반 전 총장이 깜짝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한 뒤 유 의원은 새누리당도 범(凡)보수 후보 단일화 범주에 포함했다. 지난 2일 그는 새누리당과의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묻는 기자에게 "새누리당이 후보를 낼 경우 (제가 생각한 단일화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다.

이에 같은 당 대권 경쟁자인 남 지사가 제동을 걸었다. 남 지사는 지난 3일 "그럴 거면 우리가 왜 탈당했나"라며 "새누리당 주자로 후보가 단일화되면 후보 선거운동도 함께해야 한다"고 유 의원의 발언을 비판했다.

대신 남 지사는 자신이 경기도에서 실현한 연정을 대선 전략으로 내세웠다. 그는 "합리적 진보를 포함하는 대연정이 맞다고 본다"며 "저(남경필), 민주당 안희정, 국민의당 안철수, 정의당 심상정 이런 사람들이 본선에서 경쟁하고 대선 이후에도 힘을 합하는 방향으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과 남 지사의 대선 전략이 정면 충돌하면서 양측의 신경전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지난 5일 남 지사는 기자간담회에서 "보수 후보 단일화는 원칙 없는 패배로 갈 가능성이 있다"며 "단일화 논의를 중단하자고 당에 요구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유 의원은 "입장 철회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날 그는 바른정당 중앙당사에서 '혁신성장' 공약을 발표한 뒤 기자들을 만나 "단일화를 안하면 (선거에) 지는 것이 상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새누리당과의 당대당 통합은 절대 없다"고 밝혔다.

사실상 유 의원이 제기한 보수 후보 단일화에는 현실을 직시하는 인식이 담겨 있다. 이는 "보수 후보가 새누리당에 하나, 바른정당에 하나 있는데 끝까지 단일화 안하면 패배할 것"이라는 그의 주장에서 근거를 찾을 수 있다.

반면 남 지사는 원칙론을 내세우고 있다. 그는 "탄핵 찬반으로 나뉜 바른정당과 새누리당이 다시 합한다는 원칙이 없다"며 "스스로를 보수로 좁히면 원칙도 잃고, 패배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남 지사는 이념을 넘어 통합하는 새로운 구도로 대연정을 언급하고 있다.

결국 바른정당 대권주자들의 신경전은 6일 당 전체 문제로 확장됐다. 이날 오전 남 지사는 예고한대로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정식 토론 안건으로 보수 후보 단일화 문제를 올려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유 의원은 "생각에 변화가 없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단일화 논란은 오는 8일 열릴 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의 토론 주제가 됐다. 장제원 바른정당 대변인은 "새누리당과의 통합 등은 일절 배제하고 후보 단일화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하나의 강력한 보수 후보론'이 떠오를지, '권력 분산을 약속한 대연정 후보론'이 등장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건희 기자 kunheel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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