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든 세월호 민간잠수사 "죄책감 없는 정부 용서 못 해"

김서영 기자 2017. 2. 4.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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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출처: 416연대 페이스북

세월호 민간잠수사가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해 “죄책감 갖지 않는 정부를 용서할 수 없어 매주 촛불을 든다”고 발언했다.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 무대엔 세월호 참사 당시 수습 활동에 뛰어들었던 민간잠수사 황병주씨가 올랐다. 황씨는 “우리 민간잠수사들은 수난구호법에 따라 정부와 해경의 지휘를 받아 수색구조에 나섰다. 하지만 실제 그곳에서 보여지는 정부의 수색구조활동은 제대로 이뤄지고 볼 수 없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황병주씨는 “무리한 상황이었지만 우리는 물러서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두 명의 잠수사가 사망했다. 그러나 정부와 검찰은 수색구조의 책임과 그 과정에서 일어난 사고, 문제를 민간잠수사들에 모두 뒤집어씌웠다”고 말했다. 황씨는 또한 “대법원까지 가서 수색구조의 책임은 정부에 있고 민간잠수사들은 무죄라고 최종 판결이 났지만, 검찰은 수색구조의 책임자들을 수사하지도 않고 기소하지도 않았다. 이런 법이 대체 어디 있느냐”고 지적했다.

황씨는 “유가족들은 우리에게 고맙다고 하지만, 우리는 죽는 날까지 유가족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구조가 아닌 수습만 했기 때문”이다. 그는 “어른이고, 국민이고, 사람이기 때문에 미안하고 또 미안했다”며 “그런데 그 국민들을 구조할 책임을 가진 정부는 죄책감을 갖지 않고 있다. 정말 용서할 수 없어 매주 촛불을 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대법원은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활동에 참여했다가 동료 잠수사에 대한 관리감독을 소홀히해 사망하게 한 혐의로 기소된 잠수사 공우영씨(61)에 무죄를 선고했다. 1심과 2심에서도 무죄 판결이 나왔지만 검찰은 항고했다.

황병주씨는 “정부와 해경이 자신들의 죄를 덮기 위해 우리를 죄인으로 몰아세웠을 때, 함께 아파하고 먼저 손을 내밀어준 사람들은 피해자 가족들이었다”며 “국민의 권리가 제대로 보장받을 수 있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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