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차범근 축구상 후배들 격려 "여러분이 미래"

2017. 2. 3.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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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29번째를 맞는 차범근 축구상이 새로운 출발선에 선다. 유소년 축구 발전을 위해 30년 가까이 지속되어 온 차범근 축구상은 2018년 제정 30주년을 앞두고 시상식은 물론 장학금 등 행사의 규모를 대폭 확대하며 의욕적인 행보에 나섰다. 박지성을 비롯한 역대 선배 수상자들도 훈훈한 격려의 메시지를 전해 의미를 더했다.

2일 경기도 성남 판교에 위치한 '스타트업 캠퍼스' 다목적홀에서 '제29회 차범근 축구상' 시상식이 진행됐다. 이 날 시상식에는 올해부터 대폭 확대된 행사 규모를 반영하듯 축구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을 비롯 한국 OB축구회 김정남 회장 등 축구계 선후배들이 자리를 함께해 유소년 유망주들의 수상을 축하했다.

지난 1988년 제정된 '차범근 축구상'은 현역 시절 국내는 물론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전설적인 활약을 선보였던 차범근 2017 FIFA U-20 월드컵 조직위 부위원장이 선수 은퇴 직후 우리 유소년 축구 발전을 위해 가장 먼저 시작한 기념 사업이다.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수 많은 스타 선수들이 이 상을 거쳐갔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한 박지성(5회)을 비롯 이동국(4회), 기성용(13회)과 황희찬(21회), 백승호(22회), 이승우(23회) 등이 모두 역대 수상자들이다.

더욱이 차범근 축구상은 30주년을 앞두고 올해부터 대규모 개편을 단행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대상과 우수상, 장려상 등 기존 7명에 한정했던 수상자를 13명으로 확대됐다. 1명에게 수여되는 대상을 포함해 각 포지션별로 총 10명의 유소년 유망주들을 수상자로 선정 '차범근 축구상 베스트 일레븐'을 발표한다. 여기에 최우수여자선수상 1명, 최우수지도자상도 1명에게 수여된다. 장학금 규모는 기존의 900만원에서 매년 1,500만원으로 크게 확대됐다.

이 날 시상식 자리에 참석한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은 "박지성부터 이동국, 이승우 선수에 이르기까지 소위 '차범근의 아이들'이라 불릴만한, 이 상을 수상한 많은 선수들이 한국 축구를 이끌어 가고 있습니다. 오늘 새롭게 상을 수상하는 유소년 선수들은 보이지 않는 훈장을 가슴에 다는 것과 같습니다. 자부심을 가지고 앞으로도 한국 축구의 큰 자산으로 성장해 주시길 바랍니다"고 축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후원사도 큰 폭으로 변화해 외연을 확장했다. 기존 광화문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진행되던 차범근 축구상 시상식은 올해 판교 밸리에 위치한 스타트업 캠퍼스로 장소를 옮겼으며 시상식을 비롯한 행사 전반을 IT기업인 주식회사 카카오가 주관하게 됐다. 카카오 측인 시상식을 앞두고 1월 말부터 포털사이트 '다음'을 통해 차범근 축구상과 관련한 특집 페이지를 만들어 관련 콘텐츠를 서비스 하는 등 국내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유소년 축구상의 위상을 한층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 이 날 시상식 중에는 박지성, 이동국, 손흥민, 기성용, 김두현, 하대성 등 역대 수상자이자 축구계 선배들의 축전도 영상을 통해 공개됐다. 5회 시상식에서 장려상을 수상한 박지성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저는 5회에 '대상'이 아닌 '장려상'을 수상했었습니다.(웃음) 하지만 이 상은 앞으로 한국에서 가장 축구를 잘 할 것으로 기대되는 유소년들에게 주어지는 상입니다. 오늘 상을 받는 어린 선수들은 한국 축구를 이끌어 갈 미래입니다. 자랑스러운 마음을 갖고 더 훌륭한 선수로 성장하시기를 바랍니다"고 훈훈한 격려를 전해 눈길을 끌었다.

차범근 축구상은 매년 차범근축구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장원직,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의 엄격한 논의를 거쳐 수상자를 선정한다. 올해에도 전국의 초등학교 6학년 선수들을 대상으로 대한축구협회, 한국유소년축구연맹, 한국여자축구연맹, 전국 시도축구연맹의 추천을 받아 최종 13명의 수상자를 선정했다. 29회 차범근 축구상 영예의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선수는 대동초등학교 6학년 전유상 군이다. 대동초등학교는 그 동안 수많은 유소년 유망주들을 배출해 온 축구 명문교로 올해 차범근 축구상 대상을 받은 전유상 군 역시 지난해인 2016년 대교 눈높이 초등리그 왕중왕전에서 최다 득점을 기록하는 등 발군의 기량을 선보인 공격수다.

이밖에도 29회 차범근 축구상에서는 허동민(서울 대동초), 송한록(포항 제철동초), 송호(순천 중앙초), 김지원(서울 신정초), 이은규(경남 남해초), 이동현(광양제철남초), 송준휘(익산 이리동초), 강현준(전주 조촌초), 장남웅(경기 신곡초), 이민재(전남 영광초) 선수가 각 포지션별 '베스트 일레븐' 수상자에 선정되는 영광을 얻었다. 최우수 여자선수상은 박수정 양(포항 상대초), 경남 남해초의 박진희 감독은 최우수지도자상을 수상했다.

차범근 FIFA U-20 월드컵 조직위 부위원장은 이 날 시상식에서 "눈물이 나려한다"는 말로 축하 인사를 시작해 더욱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축구 행정가로 변신한 차범근 부위원장은 실제로 올해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FIFA U-20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쉴 새 없이 동분서주 하는 등 누구보다 유소년 축구의 성장과 발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차범근 부위원장은 계속된 축하 인사에서 "나는 앞으로도 한국 축구에 더 많은 스타 선수들이 나왔으면 좋겠다. 이것은 우리 축구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런 선수들이 더 많은 팬들을 경기장에 올 수 있도록 할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 축구가 앞으로도 그렇게 더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올해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U-20 월드컵은 정말 좋은 계기다. 어린 선수들이 큰 꿈을 가지고 세계적인 선수들을 보며 다시 한 번 2002년 같은 축구 열기가 만들어졌으면 한다"며 유소년 축구의 성장이 한국 축구의 진정한 미래임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우리 사회에서 어떤 분야이든 한 가지 목표를 가지고 추진한 일이 30년 가까이 지속된다는 것은 결코 흔한 일은 아니다. 제정 30주년을 앞두고 있는 차범근 축구상은 축구선수 차범근의 작은 바람에서 시작된 일이다. 하지만 어느덧 30주년을 바라보며 우리 유소년 축구의 성장과 발전 정도를 대변하는 가장 중요한 바로미터의 하나가 됐다. 여기에 자신이 가진 재능을 누군가에게 더 큰 꿈과 희망으로 돌려주려는 주변의 바람들이 힘을 보태면서 30년을 쉬지 않고 달려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차범근 축구상이 선수 차범근의 전설에 걸맞는 위업을 바라보게 됐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제공]

(SBS스포츠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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