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봅시다] 아날로그방송 요금으로 디지털방송 시청.. 8VSB란?

나원재 2017. 1. 3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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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톱박스 없이 고화질 방송으로 전환.. 가입자 연 200만명 ↑
아날로그 가입자에 DtoA 컨버터 무료 설치
사용자 부담없어 도입후 디지털 가입자 급증
재송신료 둘러싼 지상파-케이블 갈등은 남아

미래창조과학부와 케이블TV 업계가 아날로그 케이블방송 가입자도 디지털 셋톱박스 없이 디지털방송을 볼 수 있는 전송방식인 '8VSB'(8-level vestigial sideband. 8레벨 잔류 측파대) 이용을 적극 유도하고 있습니다. 케이블TV는 디지털 전환으로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하지만, 취약계층과 노인층 등 아날로그 케이블방송을 고집하는 가입자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인데요.

미래부와 업계에 따르면 지상파 디지털방송 전환은 2012년 완료됐지만, 케이블TV 이용자 중 아날로그 가입자는 지난해 6월 현재 전체 1485만명 가운데 367만명이나 됩니다. 또 아날로그 대역은 케이블TV 유선 주파수 대역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기가(GiGA)급 인터넷과 UHD(초고화질) 서비스 확장에 걸림돌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케이블업계로선 아날로그 종료는 곧 디지털 확대로, 경쟁력 제고와 직결되는 문제인 셈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8VSB가 대안으로 떠올랐습니다. 8VSB는 지상파방송의 디지털방송 전송방식으로, 아날로그방송 가입자도 별도의 디지털 셋톱박스 없이 신호만 변환하면, 디지털방송을 볼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선 지상파 디지털신호를 다시 아날로그 신호로 바꿔주는 DtoA(Digital to Analoge) 컨버터가 필요한데요. 케이블TV는 정부 방침에 따라 이를 권역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8VSB 이용자는 주문형비디오(VOD) 등 양방향 서비스는 이용할 수 없는 반면, 디지털방송 대역으로 이동한 만큼 디지털급 화질을 기존 아날로그 요금으로 부담 없이 시청할 수 있습니다.

미래부는 2015년 8VSB 도입 이후 디지털 가입자가 급증했다고 밝혔습니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매년 100만여명이 디지털로 전환했지만, 2015년 이후 디지털 가입자는 정체된 반면, 8VSB 가입자가 연간 약 200만 명 증가해 전체 디지털 가입자를 늘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디지털 케이블 가입자는 2015년 6월 736만7000명에서 2016년 6월 760만3000명으로 소폭 늘었지만, 8VSB 가입자는 같은 기간 60만4000명에서 257만7000명으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방송사업은 일부 서비스 종료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아날로그 상품 서비스 종료는 여전히 강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미래부는 이를 위해 아날로그 가입자가 채널, 요금 등을 유지한다는 데 동의하는 조건으로 8VSB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제도개선을 추진한다는 계획입니다. 일례로 아날로그 방송 상품 계약 해지 후, 지상파 방송의 직접 수신 또는 다른 사업자 상품 가입으로 전환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또 법 개정 전이라도 아날로그 방송의 디지털 전환율이 높은 지역을 대상으로 디지털 전환 마케팅을 하면서, 아날로그 방송 종료 시범사업을 하는 방법도 제시되고 있습니다.

케이블TV 업계도 1월부터 강원도 강릉과 평창, 서울 강서구, 강남구, 서초구 등에서 아날로그 종료 시범사업을 시작하고, 아날로그 종료 지역을 점차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케이블TV 업계는 아날로그 가입자가 부담 없이 8VSB로 이동·가입하면 기존 아날로그 주파수 대역을 쪼갠 후 디지털 채널 수와 부가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렇게 되면 디지털 상품을 제공하는 IPTV(인터넷TV) 등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는 게 케이블TV 업계의 설명입니다. 케이블TV 업계는 2018년 2월까지 아날로그방송 종료를 목표로 정했습니다. 미래부는 현재 아날로그의 디지털화를 위해 케이블TV 업계와 시민단체 등을 불러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습니다.

한편 8VSB를 두고 지상파 방송사들과 케이블TV 업계의 갈등은 고조되고 있습니다. 아날로그 방송은 그동안 지상파 방송 재송신료(CPS) 산정에서 관례상 제외됐는데, 8VSB도 디지털 상품으로 구분해야 하느냐를 두고 또다시 논쟁이 시작됐습니다.

지상파 방송사 측은 8VSB 최종 콘텐츠는 디지털 방송이고, 미래부도 단방향 디지털 상품으로 해석하기 때문에 케이블TV를 상대로 CPS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케이블TV 측은 디지털방송은 고화질, 다채널, 양방향서비스가 가능해야 하기 때문에 8VSB는 여전히 아날로그 방송 상품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 또한 법으로 규정할 수 없는 문제라, 사업자 간 갈등의 골을 좁히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할 전망입니다.

나원재기자 n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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