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박한철 "조속한 탄핵심판 결론 모든 국민이 공감"

안대용 기자,김일창 기자 2017. 1. 31.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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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식서 "헌재가 최종적 헌법수호자 역할 해달라"
당분간 특별한 계획없이 휴식 취할 예정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로 출근을 하고 있다. 박 소장은 오늘 헌법재판소에서 퇴임식을 갖고 6년 간의 헌법재판소 재판관 직무를 내려놓는다.2017.1.31/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안대용 기자,김일창 기자 = 박한철 제5대 헌법재판소장(64·사법연수원 13기)이 퇴임사에서 "탄핵심판의 결론을 조속히 내려야 한다는 데 모든 국민이 공감하고 있을 것"이라며 "헌재 구성원들이 헌법·법률 위배 여부를 엄격히 심사해 최종적 헌법수호자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박 소장은 31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헌재 대강당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헌재는 지금 대통령 탄핵심판이라는 위중한 사안을 맞아 공정하고 신속하게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남은 분들에게 어려운 책무를 부득이 남기고 떠나게 돼 마음이 매우 무겁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소장은 "세계의 정치와 경제질서의 격변 속에서 대통령의 직무정지 상태가 벌써 두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며 "상황의 중대성에 비춰 조속히 이에 대한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점은 모든 국민이 공감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아 있는 동료 재판관님들을 비롯한 여러 헌법재판소 구성원들이 각고의 노력을 다해 사건의 실체와 헌법·법률 위배 여부를 엄격하게 심사해 헌재가 최종적 헌법수호자 역할을 다해 줄 것이라 믿는다"며 "국민들께서도 헌재의 엄정하고 철저한 심리를 믿고 지켜봐주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박 소장은 "정치적 기관들이 결코 갈등과 분열을 조장해서는 안 되며, 대화와 타협이 우선돼야 한다"며 "헌법 개정은 결코 정치적 목적이 아니라, 인간 존엄, 국민 행복과 국가 안녕을 더욱 보장하고 실현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정치권에도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이어 "2013년 헌재소장으로 취임하면서 말씀드렸던 헌법, 국민 그리고 역사라는 세 가지 거울을 항상 가슴에 지니고 결코 부끄러움이 없는 헌재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박 소장은 퇴임사에서 선시(禪詩) 한 수를 인용하며 자신의 소회를 밝혔다.

박 소장이 인용한 선시는 '몽과비란상벽허(夢跨飛鸞上碧虛)하니/ 시지신세일거려(始知身世一遽廬)라./ 귀래착인한단도(歸來錯認邯鄲道)하니/ 산조일성춘우여(山鳥一聲春雨餘)라.'로 '꿈 속에 난새를 타고 푸른 허공에 올랐다가/ 비로소 이 몸도 세상도 한 움막임을 알았네./ 한바탕 행복한 꿈길에서 깨어나 돌아오니/ 산새의 맑은 울음소리 봄비 끝에 들리네.'라는 뜻이 담겨 있다.

박 소장은 퇴임사를 읽으며 감정이 북받친 듯 목이 메기도 했다.

이날 퇴임식에는 2월1일부터 소장 권한대행을 맡을 이정미 재판관을 비롯한 8인의 재판관들과 김용헌 사무처장, 김헌정 사무차장, 헌법연구관, 헌재 직원들이 참석했다.

또 김용준 전 소장, 윤영철 전 소장, 이강국 전 소장 등 전임 헌재소장들을 비롯해 유고슬라비아 국제형사재판소(ICTY) 부소장을 지낸 권오곤 한국법학원장, 이기수 전 고려대 총장, 슈테판 아우어 주한 독일대사 등이 자리해 154석의 대강당을 가득 메웠다.

박 소장은 2011년 2월1일 재판관으로 임명된 후 2013년 4월12일 검사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소장이 됐다. '대통령 몫'의 재판관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후 박근혜 대통령이 소장으로 임명했다.

재판관으로 이미 임기를 시작한 후 소장이 된 것도 헌재 역사상 처음이었다. 앞선 4명의 헌재소장들은 모두 재판관으로 임명되면서 소장에 취임했다.

박 소장은 2013년 소장 인사청문회 당시 "재판관 잔여임기만 소장임기로 하는 게 명확하다"며 2017년 1월31일까지만 소장직을 맡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소장은 당분간 특별한 계획없이 휴식을 취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dan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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