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식품업계 간편식 경쟁.."올해 간편식 시장 3조원 육박"

박수현 기자 2017. 1. 3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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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후반 직장인 최모씨는 더 이상 아내에게 “사골국이 먹고 싶다”는 말을 꺼내지 않기로 했다. 대형마트에서 파는 간편식 식품을 입맛대로 고르면 되기 때문이다. 최씨는 “요즘은 청국장이나 추어탕, 순대국, 사골국 등을 데우기만 하면 10분 안에 먹을 수 있다”면서 “굳이 와이프나 딸 입맛에 맞추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무척 편하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편의점의 간편식품 코너. 도시락, 덮밥, 삼각김밥 등 다양한 간편식품이 진열돼 있다. / 박수현 기자

간편식이 저성장의 늪에 빠진 식품업계의 새로운 돌파구로 떠오르고 있다.

간편식 시장은 최근 1인 가구 증가, ‘혼밥·혼술’ 등 소비자 트렌드 변화에 따라 급성장 중이다. 3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가정간편식 시장규모는 2010년부터 연평균 14.5%씩 증가해 지난해에는 2조3000억원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간편식 시장규모가 올해 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1인가구, ‘혼밥·혼술’ 등장에 불붙은 간편식품 경쟁

간편식의 대표 주자는 CJ제일제당이다. CJ제일제당의 국·탕·찌개류 매출은 2014년 464억원에서 지난해(11월까지 누적 기준) 659억원으로 증가했다.

CJ제일제당의 간편식 주력 품목은 떡볶이와 만두 등 간식류와 죽·밥류다. 특히 비비고 왕교자는 냉동만두 전체 성장을 견인했을 뿐 아니라 CJ제일제당의 매출과 비비고 브랜드 인지도 상승에도 기여했다는 평을 받는다. 지난해 비비고 만두의 매출은 1600억원에 달했다. 고메 브랜드는 지난해 함박스테이크, 미트볼 등 연이은 신제품 출시로 3분기 8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1분기 매출 20억원의 네배를 넘어선 수치다.

롯데푸드는 롯데중앙연구소, 롯데마트와 공동 개발한 PB 브랜드 ‘요리하다’와 자체 브랜드 ‘쉐푸드’를 앞세워 CJ제일제당의 뒤를 쫓고 있다. 롯데푸드는 향후 롯데호텔과의 협업을 통해 각종 간편식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롯데푸드는 이달 경기도 평택의 가정간편식 전용 공장을 준공하며 간편식 사업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약 6500평 규모인 평택공장에는 면, 김밥, 샌드위치, 햄버거, 샐러드 등 간편식 생산 설비들이 들어섰다. 냉장 상태로 식품을 배송할 수 있는 저온 센터도 운영한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이번 준공을 통해 기존보다 약 50% 확대된 간편식 생산 능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3분카레’로 간편식 시장을 이끌어 온 오뚜기는 최다 제품군을 자랑하며 간편식 시장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즉석밥 부문은 고속성장을 거듭해 지난해 관련 시장 2위까지 올랐다. 레토르트(조리가공한 요리를 살균해 알루미늄 봉지에 포장한 식품) 분야의 강점을 살린 ‘세트밥’ 등 20여종에 달하는 신제품도 내놨다. 오뚜기는 저가 이미지를 벗기 위해 프리미엄 가정간편식 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 비그룹사 협력에 해외시장 진출까지…식품업계, ‘간편식 키우기’에 총력

간편식 시장이 급성장하다 보니 식품업계에선 그룹내 관계사 외 기업과의 제휴도 활발하다. 롯데그룹 내 식품생산 기업인 후레쉬델리카는 올해 롯데그룹 외에도 대형마트, 편의점과 손잡고 성장하는 전략을 수립했다. 후레쉬델리카는 올해 매출 1400억원을 목표로 잡았다. 이는 지난해보다 17% 늘어난 수준이다.

신세계푸드는 그동안 ‘피코크’란 브랜드로 주로 이마트에 납품했으나 지난해 8월부터 외식 브랜드 ‘올반’을 식품 통합 브랜드로 정하고, 간편식 사업을 이마트 외로 확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신세계푸드는 이를 위해 이마트 PB 제조사였던 세린식품을 인수했고 음성 제2공장을 완공했다. HMR(가정간편식)개발팀도 신설했다.

해외시장 진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미국 현지인들이 이용하는 코스트코를 중심으로 비비고 만두를 판매하고 있으며 지난해 9월엔 월마트에도 입점했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소매 점포 입점을 시작으로 B2C 채널 및 판매 지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김태현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간편식이 기존의 외식과 내식 시장을 흡수하고 있다”며 “1인가구 증가 등 인구통계의 변화로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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