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축구상' 화려한 과거, 도약한 현재 그리고 꿈꾸는 미래

최용재 2017. 1. 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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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최용재]
▲사진=차범근 축구교실 제공
"축구를 하면서 너무나 많은 사랑을 받았다. 내가 받은 사랑을 국민들에게, 또 한국 축구에 돌려주고 싶었다. 유소년이 그 방법이었다."

차범근(64) 차범근축구교실 회장이 1988년 '차범근축구상'을 시작하게 된 '진심'이다. 그는 한국 축구 불세출의 스타였다. '갈색 폭격기'라 불리며 독일 분데스리가를 호령했다. 한국 국가대표팀 A매치 최다골(58골)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국민적 영웅이었던 '차붐'은 현역 은퇴 뒤 한국 축구에 공헌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고, 유소년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유소년 중에서도 초등학생이 중심이 됐다. 장기적 안목에서 유소년 축구 발전을 중요시하는 차 회장의 신념이 반영된 결과였다. 그의 진심과 일간스포츠가 함께 제정한 차범근축구상이 올해로 29회째를 맞이했다.

29년을 한 번도 쉬지 않고 달려왔다. 차 회장의 바람대로 차범근축구상은 한국 축구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 올해 한 단계 더 도약했다. 하지만 차 회장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는다.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 화려한 과거

차범근축구상이 배출한 축구선수 면면을 보면 그야말로 화려함 그 자체다.

한국 축구의 중심으로 군림했던 박지성(36·은퇴·5회)이 1992년 상을 수상했다. 이 외에도 이동국(38·전북 현대·4회)과 기성용(28·스완지 시티·13회) 등이 한국 축구의 버팀목으로 성장했다. 한국 축구의 미래라 불리는 황희찬(21·잘츠부르크·21회)과 백승호(20·바르셀로나 B·22회), 이승우(19·바르셀로나 후베닐 A·23회)도 차붐의 선택을 받았다.

이런 결실이 차범근축구상의 가치를 높였다. 많은 한국 축구인들이 자신의 이름을 딴 시상식을 개최하고 장학금을 수여하고 있지만 차범근축구상의 역사와 영광을 따라오지 못했다. 그만큼 철저하고 엄격한 심사와 차 회장의 날카로운 시선, 판단이 반영된 결과다. 또 차범근이라는 최고 스타의 이름이 주는 영향력도 컸다. 이 상을 받는 모든 선수들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었던 이유다.

물론 초등학교 시절 잠깐 반짝하고 크게 성장하지 못한 선수도 있다. 차붐은 시행착오라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 선수들이 더 발전하지 못한 원인을 찾았다. 초등학생 선수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기량을 성장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차붐의 이런 고심은 지금까지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차범근축구상 대상 전유상 군. 차범근 축구교실 제공
◇ 도약한 현재

2017년 차범근축구상은 한 단계 도약했다.

수상자를 대폭 늘렸다. 기존 7명에서 13명으로 확대했다. 남자 선수 11명에 최우수여자선수상과 최우수감독상이 포함됐다. 심사는 전국의 초등학교 6학년 선수들을 대상으로 대한축구협회를 비롯해 한국유소년축구연맹, 한국여자축구연맹, 전국 시도축구연맹이 추천한 후보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상금도 900만원에서 1500만원으로 증액됐다.

제29회 차범근축구상은 지난 18일 13명의 수상자를 발표했고 대상은 서울 대동초 6학년 전유상군이 품었다. 전군은 지난해 대교 눈높이 초등리그 왕중왕전에서 최다 득점 올리며 팀을 우승으로 이끈 공격수다.

전군과 함께 허동민(서울 대동초·공격수), 송한록(포항 제철동초·미드필더), 송호(순천 중앙초·미드필더), 김지원(서울 신정초·미드필더), 이은규(경남 남해초·미드필더), 이동현(광양 제철남초·수비수), 송준휘(익산 이리동초·수비수), 강현준(전주 조촌초·수비수), 장남웅(경기 신곡초·수비수), 이민재(전남 영광초·골키퍼)군 등이 남자 선수 11명에 이름을 올렸다. 최우수여자선수상에는 박수정(포항 상대초)양이, 최우수감독상에는 박진희(경남 남해초) 감독이 선정됐다.

도약의 결정적 의미는 '베스트11'의 전형을 갖췄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그동안은 일부 포지션에 집중된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전 포지션에서 1명씩 발탁해 베스트11을 꾸렸다. 이번에 골키퍼가 처음으로 수상하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모든 포지션에서 최고의 선수를 발굴하겠다는 차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현재 국가대표팀에서도 일부 포지션 품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선 어떤 포지션도 소홀히 할 수 없었다. 차범근축구상이 완벽한 '팀'으로 거듭났다고 볼 수 있다. 한 단계 도약한 제29회 차범근축구상 시상식은 다음 달 2일 오후 2시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 다목적홀에서 개최된다.
▲사진=차범근 축구교실 제공
◇ 꿈꾸는 미래

차붐은 아직 배가 고프다. 그는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선수를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 바뀌었다. 예전에는 가장 눈에 띄고 최고의 기록을 낸 선수들 위주로 수상자가 정해졌다면 앞으로는 미래 발전 가능성에 더 중점을 두고 선수들을 바라보고자 한다.

차 회장은 "성인이 될 때까지 선수들이 어떻게 성장할지 모르는 일이다. 지금 이 순간 가장 잘하는 선수보다 여러 가지 요소를 봤을 때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는 선수를 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그런 선수를 뽑기 위해서는 선수들을 더 자세히 오랫동안 정확하게 봐야 한다"며 "특히 지금 기술이 떨어지더라도 스피드가 빠른 선수는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또 화려한 개인기와 골보다는 선수의 기본 자질과 인성 등을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더 큰 목표는 축구의 대륙 '유럽'이다. 차 회장은 유럽에서 활약했고 유럽에서 가장 성공한 한국 축구선수다. 이런 환희와 감동을 유소년들이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다.

차 회장은 "나는 유럽에서 뛰어 봤다.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 그 감동을 잊을 수 없다. 만약 더 어릴 때 유럽으로 갔다면 더 큰 선수가 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유소년들이 더 빨리 유럽을 경험할 수 있다면 이보다 좋은 일도 없다. 그런 경험을 쌓게 해 주는 것이 내 꿈이다. 노력을 계속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과 윤곽은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차붐은 그 꿈을 위해 조금씩 전진하고 있다. 멈출 생각이 없다. 차범근축구상의 꿈이 그렇게 영글어 가고 있다.

최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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