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민심 '차기 대통령' 의견 분분..각 지역 여론은

박성준 2017. 1. 30.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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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세·비토론 '비등' / 대항마 반기문엔 '호불호'

벚꽃 대선 가능성이 높아지며 이번 설 연휴 기간 전국 어디서나 최대 화두는 차기 대권의 향배였다. 30일 세계일보가 각 지역의 설 민심을 종합한 결과, 각종 여론조사 추이대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대세론과 비토론이 가장 많이 거론됐다.

문재인(왼쪽)과 반기문.

전반적으로 정권교체 당위성이 우세한 가운데 야권에선 이재명 성남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가 다크호스로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여권에서 문 전 대표 대항마로 꼽히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엇갈렸으며,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대안으로 꼽는 목소리도 들렸다.

문 전 대표는 영남은 물론 야권 텃밭인 호남에서도 대세론만큼이나 비토론이 많았다. 문 전 대표 확장성 한계를 지적하고 과거 총·대선 패배를 안긴 친노·친문 세력의 패권주의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컸다.

봉하마을 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운데)가 설 연휴인 지난 29일 대변인 역할 중인 김경수 의원(앞줄 오른쪽)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하고 있다.
문 전 대표 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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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에서 금융업에 종사하는 50대 이모씨는 “‘이명박근혜’로 대표되는 보수정권의 연속된 실정과 민낯을 확인한 이상 정권교체가 당연한데, 문 전 대표 역시 총·대선 패배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며 “서민들의 입장을 잘 대변하고 강단도 있어 보이는 이 시장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전주 지역 40대 공무원 김모씨도 “문재인과 추종 세력들은 고질병으로 지적된 패권주의에 대한 청산 의지도 없고 여전히 진영대결을 부추기는 이분법적 사고의 틀을 못 깨고, 이 시장은 참신하긴 하나 공약의 과격성 등에 비춰 포퓰리스트 같다”며 “젊지만 정치·행정 경험이 풍부하고 김대중·노무현 정신을 계승한 듯한 안 지사가 본선 경쟁력이 강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30대 회사원 김모씨는 “전통적으로 친노에 대한 지지가 상당한 편이고, 문재인 외에 대안이 없다는 인식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이번 대선에도 문재인 쪽으로 지지가 많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안철수·정운찬 회동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오른쪽)와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30일 오전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회동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
정 전 총리 측 제공

호남 여론을 선도하는 광주광역시의 60대 박모씨는 “이번엔 민주당이 되겠지만 아직 뽑을 만한 사람이 없다”고 토로했다. 또 전남 목포의 건설업자 50대 조모씨는 “차라리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를 찍겠다”면서도 “후보가 될 가능성은 낮지만 이 시장이 후보만 된다면 대통령에 당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희정 충남지사(왼쪽)가 29일 고향인 충남 논산시 연무읍 마을회관을 방문해 한 어르신에게 새해 인사를 하고 있다. 안 지사 측 제공
전통적으로 대선에서 캐스팅보터 역할을 해온 충청권에선 반 전 총장과 안 지사를 놓고 민심이 갈렸다. 충남 지역 40대 공무원 안모씨는 “반 전 총장 아니면 안 지사가 되는 게 좋은데, 둘 다 지지율이 높지 않아 솔직히 걱정”이라며 “그래도 안 지사가 조금 올라서 기대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역시 대전 거주 40대 회사원 이모씨도 “문 전 대표가 가능성이 높은 것 같고, 안 지사가 좀 지지도 올랐으면 하는데 잘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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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30일 오전 9시(우리 시간) 정부 서울청사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한·미 동맹 문제 등을 논의하고 있다. 총리실 제공

보수 성향의 영남 민심은 아직 지지후보를 정하지 못한 분위기다. 대구 50대 주부 심모씨는 “주변 사람들하고 이야기하면 다음 대통령은 황 권한대행”이라며 “반 전 총장이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한테 기웃거리는 거 보고 땡쳤다”고 말했다. 최근 출마를 선언한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에 대해선 “대통령이 찍은 배신자”라고 거부감을 보였다. 또 경북 칠곡에서 평생을 산 80대 김모씨는 자녀들과 대화에서 “반 전 총장은 검증도 덜 됐고 새누리당과 보수쪽 이미지가 강해서 참신하지 않다”며 “뽑을 사람이 없고 다른 후보를 밀어도 문 전 대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대기업 직원인 경남 창원의 20대 김모씨는 “내 또래에도 ‘문 전 대표 안티’가 의외로 많이 있다. 그렇다고 반 전 총장도 영 아니어서 아직 지지후보는 없다”고 주변 분위기를 전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오른쪽)이 설날인 28일 오전 충북 음성군 선산을 성묘하기 전 친척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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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의원들 역시 이 같은 설 민심을 체감했다고 전했다. 바른정당 정병국 대표는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대선주자들이 다 마음에 안 들다고 하시더라. 대선주자에 대한 기대가 없다는 것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TK(대구·경북)지역 한 의원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서는 ‘나이가 많다’는 여론이,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젊은 층은 좋아하지만 중년층 이상에서는 ‘아직은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더라”고 전했다. 한 수도권 의원은 “황 권한대행이 차분하게 하는 것을 두고 보수층에서 의외로 인기가 좋은 것 같더라”고 말했다.

편집국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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