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 연봉은 얼만가?" 사위들도 '명절증후군'

김평화 기자 2017. 1. 29.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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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위 사랑은 장모'라는 말도 옛말이다.

또 명절 기간 본가에서 보낸 시간만큼 처가에 머물지 않으면 장인 장모의 눈치가 보인다며 울상을 지었다.

강씨는 "명절에 과도한 친절을 베푸는 장모님이 부담스럽다"며 "애한테 밥 먹이듯 이것저것 먹으라고 강요한다"고 말했다.

특히 장거리 운전을 하고 처가 집에 도착한 사위에게 쏟아지는 장모의 잔소리는 사위들이 '처월드'를 두려워하는 가장 큰 요소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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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드'? '처월드'도 만만치 않아.."모두가 힘든 명절, 말 한마디만 서로 건네도"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김민중 기자, 윤준호 기자] ['시월드'? '처월드'도 만만치 않아…"모두가 힘든 명절, 말 한마디만 서로 건네도"]

'사위 사랑은 장모'라는 말도 옛말이다. 어김없이 돌아온 명절. '명절 증후군'은 며느리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사위들도 적잖이 스트레스를 느낀다.

이른바 '시월드'(시댁과 월드를 합친 신조어, 시댁 스트레스를 상징) 못지 않은 '처월드'(처가와 월드를 합친 신조어)에 고민하는 사위들이 늘고 있다.

특히 결혼 초기의 새신랑들이 처가와 갈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며느리한테 시댁과 마찬가지로 사위들 역시 기존에 경험하지 못한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에 제대로 대처하기가 어렵다.

서울 강남구에 사는 회사원 박정윤씨(31·가명)는 명절이 고된 사위 중 한 명이다. 스트레스를 주는 장모 때문이다. 박씨는 2015년 2월 결혼해 3차례 명절을 겪었다.

박씨는 "장모님이 '친구 딸이 결혼했는데 남편 쪽에서 결혼하면서 12억원짜리 집을 해왔다. 여자가 돈 한 푼 안 쓰게 잘해준다더라. 자네 연봉은 얼마냐?' 이런 식으로 부담을 준다"고 하소연했다.

또 명절 기간 본가에서 보낸 시간만큼 처가에 머물지 않으면 장인 장모의 눈치가 보인다며 울상을 지었다.

결혼한 지 1년이 채 안되는 직장인 강우경씨는(32) 결혼 후 명절을 단 한 번 겪었을 뿐인데도 '명절 공포증'이 생겼다.

강씨는 "명절에 과도한 친절을 베푸는 장모님이 부담스럽다"며 "애한테 밥 먹이듯 이것저것 먹으라고 강요한다"고 말했다.

강씨가 장인어른과 편하게 술 한잔이라도 할라치면 장모님이 나서 말리기도 한다. 술 마시면 피곤하다는 이유에서다. 지나친 배려가 오히려 짐이 된 셈이다.

/사진=머니투데이 자료사진


특히 장거리 운전을 하고 처가 집에 도착한 사위에게 쏟아지는 장모의 잔소리는 사위들이 '처월드'를 두려워하는 가장 큰 요소로 꼽힌다. TV 채널 하나 마음대로 돌리지 못하는 '불편한' 처가 집 분위기도 스트레스다.

'처월드' 갈등 사례들은 대부분 장인·장모가 지나치게 개입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아내가 장인·장모 편을 든다면 사위의 고립감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아내의 '중간자' 역할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시가'든 '처가'든 남편과 아내에게 모두 낯선 존재라는 점을 서로가 인정하는 게 갈등 해소의 출발점이라고 말한다.

노명우 아주대 사회학과 교수는 "명절에는 모든 가족 구성원들이 각자의 입장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다들 힘들어한다"고 지적한다. 자신의 어려움만 얘기하는 게 아니라 상대방의 역할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우선이라는 얘기다.

노 교수는 "다른 가족구성원들의 수고와 노력을 알아주는 말 한마디만 서로 건네주면 그것만으로도 화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 김민중 기자 minjoong@, 윤준호 기자 hi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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