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인양③] '의혹 또 의혹'..인양 둘러싼 미스터리 <끝>

박정환 기자,박승희 기자 2017. 1. 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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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밤작업·천공과다..유가족 "증거 이미 빼돌려"
해수부 "전혀 근거 없는 얘기"
세월호 유가족이 새해 첫 날인 1일 오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참사 해역을 찾아 인양작업을 하고 있는 상하이 샐비지 바지선을 바라보고 있다. 2017.1.1/뉴스1 © News1 신채린 기자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박승희 기자 =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1000일이 훌쩍 넘었지만 인양 소식은 좀처럼 들리지 않는다. 9명의 미수습자들이 여전히 찬 바다 속에 있는 상황에서 유가족들은 설 연휴에도 마음을 졸이며 인양작업을 지켜보고 있다.

애초 지난해 완료하겠다고 공언한 인양 시점은 지금까지 총 6차례 가량 연기돼 결국 해를 넘겼다. 정부는 빠르면 오는 4월, 늦으면 6월쯤 인양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지연되는 인양 작업을 두고 여러 의혹이 식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선체 곳곳에 뚫린 천공이 너무 과도한 게 아니냐는 의혹부터 작업을 상당히 은밀하게 진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 등 다양하다. 인양 작업을 둘러싼 갖가지 의문점을 짚어봤다.

◇천공 과다 의혹…해수부 "인양 위해 어쩔 수 없어"

세월호 인양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제기되는 부분은 '증거은폐' 의혹이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인양 작업에 대한 현장접근이 막힌 상태에서 진실규명을 위한 중요한 증거들이 사라지는게 아니냐며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유가족들은 2015년 8월부터 동거차도에 감시초소를 만들고 종일 인양 과정을 살피고 기록하고 있다. 신창식씨(52·고 신호성군 아버지)는 "날씨가 좋으면 사람들이 움직이는 것까지 보이긴 해도 쓸만한 증거를 확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세월호 가족들을 현장에 접근도 못 하게 하고, 약속한 작업내용 공유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가족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천공'이다. 천공이 많거나 크면 시신이 유실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세월호에는 크고 작은 130여개의 천공이 뚫려 있는 상태다. 부력을 확보하고 인양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한 조치지만 천공이 너무 과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지난해 9월 열린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제3차 세월호 청문회에서도 이 부분이 언급됐다. 권영빈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진상규명 소위원장은 "부력제를 넣으면 고정을 시켜야 하니까 70여개 정도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기타 나머지 구멍은 어떤 용도인지 알 수 없는 상태"라며 "인양이 이렇게 지연되는데 왜 추가로 뚫겠다고 하는 건지 이해가 안된다. 시간벌기용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해수부 측은 인양을 위해선 천공이 필수라는 입장이다. 김현태 해수부 인양추진단 부단장은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세월호 인양 대국민설명회'에서 "선체를 절단하지 않고 통째로 인양하는 세월호 인양 특성상 배 무게를 줄이고 공기를 넣기 위해 천공은 뚫어야 한다"며 "천공이 큰 것은 (직경)이 1미터가 넘어가는 것은 있지만 10개 미만이고 대부분 손바닥 크기나 얼굴 크기만 하다"고 설명했다.

해수부는 시신 유실 방지를 위해 유실방지망을 선체 주변에 설치했다고 밝혔다. 또 천공 위치와 크기 등에 대한 자세한 자료를 유가족 측에 조만간 전달하기로 약속했다.

올해 마지막날인 31일 오후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세월호 인양 현장 앞 언덕에 세월호 유가족들의 감시초소가 설치돼 있다. 416가족협의회는 이날 '세월호 미수습자 수습, 인양기원 동거차도 2017년 새해맞이 행사'를 연다. 2016.12.31/뉴스1 © News1 신채린 기자

◇밤 작업 많다는 우려…"24시간 작업 계속해"

밤에 유독 작업이 몰린다는 의혹도 끊임없이 제기된다. 동거차도에서 현장 감시를 하고 있는 유가족 신창식씨는 지난해 말 "크레인이 주로 낮에는 쉬고 밤에 작업하는데, 서치라이트를 이쪽으로 쏴 우리가 감시하기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정성욱 세월호 가족협의회 선체인양분과장은 "동거차도에서 감시를 하는데 인양작업이 주야간 이뤄지긴 하지만 중요한 작업으로 보이는 천공 작업은 밤이나 새벽시간대 이뤄진게 많아 보인다"며 "작업을 하려면 가급적 주간 작업을 하는 게 나을텐데 왜 굳이 야간과 새벽 작업을 진행하는지 우려된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 과정에서) 해수부가 세월호 선체에 뚫어놓은 구멍 중 가장 큰 7개는 1m20㎝에서 1m60㎝정도"라며 "웬만한 증거는 이미 빼돌렸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해수부는 24시간 내내 인양작업을 하기 때문에 야간에 작업이 몰린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장기욱 해수부 인양정책과장은 "밤에만 작업이 몰린다는 것은 전혀 근거가 없는 얘기"라며 "세월호 수심 44미터 지점에 있는데 물속에 들어가면 낮과 밤의 차이가 사실상 없다. (의혹을 방지하기 위해) 작업일지 역시 유가족 측에 날마다 보내주고 있다"고 해명했다.

k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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