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우리도 대선주자 있다..설 이후 깜짝 후보 나올 것"
‘피닉제’ 이인제 전 최고위원 4번째 대선 도전 선언
김문수 전 경기지사 ‘불사이군’ 정몽주 서원 방문 대권 의지
4050 보수 클럽 주도 원유철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는 변화와 개혁”
“다음주 깜짝 놀랄 대선 후보가 나올 것이다.”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설 연휴가 지나면 새누리당 대선 후보도 가시화 할 것이라고 자신한다. 인 위원장은 지난달 24일 부산에서 열린 반성ㆍ다진ㆍ화합을 위한 당직자 간담회에서 “다음주 당명을 개정하는 등 제2창당 수준의 면모를 일신하면 그런 후보가 나올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바른정당이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실패에 책임이 있는 새누리당이 대선 후보를 내서는 안 된다”고 공세를 펴고 있지만, 인 위원장은 오히려 “바른정당에 간 새누리당 의원들은 책임이 없는 척하고 있다”고 면박을 주고 있다.
새누리당은 내부적으로 오는 4월 26일을 조기 대선 D-데이로 전망하며 차기 대선을 향한 준비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금 당장은 유권자ㆍ시민의 외면을 받고 있지만, 대선 정국이 본격화 할수록 새누리당의 존재 가치를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내심 기대하는 모양새다. 28만명에 이르는 당원과 전문성을 인정받는 사무처와 자체 여론조사 기능을 갖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등 탄탄한 조직력이 가장 큰 무기다.
정치권에서는 누가 새누리당 후보가 되더라도 15%지지율은 얻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최근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이어 여권 내 2위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수그러들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새누리당 후보로서 황 권한대행이 반 전 총장을 넘어서기라도 한다면 보수 주도권을 단번에 되찾아 올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정치공학적 계산 외에도 “정권교체를 막고, 보수를 다시 세우겠다”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에 맞설 대항마를 자처하고 후보도 속속 나서고 있다.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가장 먼저 출마 선언을 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원유철 의원은 설 연휴 이후 대권 도전을 공식화 할 예정이다. 인천시장을 지낸 3선 의원 안상수 의원도 내달 6일 대선 출마 선을 예고하고 있다. 정우택 원내대표도 대선 후보군으로 꼽힌다.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지난 15일 “통일은 경제”라는 구호를 앞세우며 새누리당 소속 정치인으로 가장 먼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정치권에서‘피닉제’(불사조+이인제)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하는 이 전 최고위원에게는 이번 대선이 김대중ㆍ이회창 후보와의 3자 대결 구도 속 500만표를 득표했던 1997년 대선 이후 네 번째 도전이다. 그는 출마선언문에서 “경제.사회개혁을 쾌도난마처럼 빠르고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며 재벌개혁을 포함해 보수 집권여당 후보로서 파격적인 공약을 내 거는 등 ‘3전 4기’의 신화를 쓰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분권형 대통령제로의 개헌을 위한 차기 대통령 임기 3년 단축도 약속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설 연휴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새누리당 비대위원을 맡아 당 쇄신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김 전 지사는 지난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설 연휴 첫날 일일 택배기사로 변신하는 등 민심 탐방에 나설 것”이라며 “설 민심을 대권도전 메시지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지사는 특히 설날인 28일 고향인 경북 영천에 들러 포은 정몽주 선생을 기린 임고서원을 찾아 대권 의지를 다진다. 정몽주 선생이 ‘불사이군 충절’의 표상이라는 이유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30일에는 지지자들과 함께 서울 관악산 산행을 하고, 31일에는 한국전쟁 영웅인 백선엽장군 자택을 방문할 계획이다.
‘새로운 보수를 위한 4050클럽’을 주도하고 있는 원유철 새누리당 의원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는 변화와 개혁”을 모토로 사실상 대선행보에 시동을 걸고 있다. 원 의원은 지난 24일 설 연휴를 앞두고 열린 경기도민회 신년인사회에서 “지금 맞닥뜨리고 있는 통치 위기, 안보 위기, 경제 위기라는 미증유의 복합 위기를 극복해 낼 구체적 복안이 있다”며 “대선 출마 선언 시 구체적 청사진을 제시할 것”이라며 대선 출마 의지를 거듭 밝히기도 했다. 정치권의 대표적 핵무장론자일 정도로 안보에 관해서는 보수적 원칙론자로 꼽히는 원 의원은 “통일시대의 시대적 소명에 맞춰 젊은 역동성과 강한 추진력으로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여 더 큰 통일한국의 길을 열어가겠다”고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미ㆍ중 정치권과의 폭넓은 인맥도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직후인 지난해 말 새누리당 방미특사단 단장으로 의원 외교를 주도하기도 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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