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유해진 "치명적 매력? 비결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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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조'서 남한형사 강진태 역 맡아 현빈과 호흡
"액션 연기 돋보여…손익분기점 넘었으면"
'유해진은 시대가 선택한 미남'.
배우 유해진(47)이 지난 2015년 출연해 화제가 된 한 카드광고를 본 누리꾼이 한 말이다. 유해진은 조각같이 잘생긴 얼굴은 아니지만 어쩔 수 없이 빠져들게 되는 치명적 매력의 소유자다. 바라만 봐도 기분이 좋아지고, 절로 웃음이 나는 외모를 가진 건 큰 장점이다.
지난해 690만 관객을 모으며 대박을 터뜨린 영화 '럭키'는 유해진의 매력이 총집합된 영화였다. 그런 그가 이번엔 '공조'(감독 김성훈)로 돌아왔다. 유해진은 생계형 남한 형사 강진태로 분해 현빈과 호흡을 맞췄다.
현빈이 액션을 담당했다면 유해진은 '재치'와 '깨알 애드리브'를 담당했다. 그는 능청스럽고 천연덕스러운 장기를 발휘하며 극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치명적 매력은 여전히 빛났다. 극 중 유해진의 아내로 분한 장영남이 유해진을 두고 "치명적이지 않니?"라고 하자 관객들은 배꼽을 잡았다.
영화 개봉 전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유해진에게 이 대사를 언급했더니 그는 "언론 시사회 때 처음 봤는데 너무 민망했다"고 쑥스러워했다. '멋짐'의 비결을 묻자 "좋게 편집한 부분만 봐주셔서 그렇다"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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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에게 카드 광고에 대한 누리꾼들의 반응을 언급하자 "그래요?"라며 또 민망해했다. "(치명적인 매력과 '멋짐')이 어디 있겠어요? 다 멋진 부분만 대중에게 알려져서 그렇다"고 웃었다.
영화는 남북 최초의 공조수사가 시작되고, 임무를 완수해야만 하는 특수부대 북한 형사(현빈)와 임무를 막아야만 하는 생계형 남한 형사(유해진)의 예측할 수 없는 팀플레이를 그린다. 현빈과 유해진의 호흡이 돋보이는 상업영화로 제작비 100억원대의 대작이다. 영화는 오는 18일 정우성 조인성 주연의 '더 킹'과 맞붙는다.
유해진은 "두 작품 다 잘 됐으면 한다"며 "영화를 내놓으면 호평, 혹평이 모두 나와서 항상 마음이 편하지 않다"고 토로했다.
'공조'는 현빈의 맨몸 액션이 돋보인다. 마지막 후반부에 나오는 뻔한 설정이 아쉽다고 하자 그는 "나도 같은 생각이라서 의견을 냈는데 감독님의 의견에 따랐다"며 "세상이 다 자기 뜻대로 되는 게 아니더라"고 미소 지었다.
유해진은 이어 "'공조'는 사람 이야기"라며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서 정을 쌓는 이야기에 끌려 출연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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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알 같은 애드리브를 펼치는 그의 솜씨는 '공조'에도 묻어났다. "애드리브는 영화에 살을 찌우는 작업입니다. 배우의 일이니 안 할 수 없지요. 대본에 쓰인 대로 할 때도 있지만 애드리브를 넣어 이야기를 더 풍성하게 만들기도 하지요. 애드리브가 상황에 잘 맞으면 참 재밌어요. 이번 작품에서는 장영남 씨와 부부로 나오는데 부부가 보여줄 수 있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연기하려고 아이디어를 냈죠."
유해진은 캐릭터 특성 탓에 엄청난 대사를 소화해야 했다. 그는 "현빈은 몸을, 난 입을 맡았다"면서 "시나리오엔 대사가 더 많았는데 줄였다"고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앞서 언론시사회에서 유해진은 "영화 찍기 전 현빈이 집에 찾아와 함께 술 마시며 친해졌다"며 "현빈은 배울 점이 많은 친구"라고 밝힌 바 있다. 인터뷰에서도 유해진은 후배 치켜세우기 바빴다.
"전 고생 안 했어요. 현빈 씨가 몸 만들려고 엄청 고생했습니다. 차승원 씨가 현빈 씨와 같은 헬스장에 다녔나 봐요. 승원 씨가 '현빈 씨가 진짜 열심히 운동하다'고 하더라고요. 승원 씨가 그렇게 얘기할 정도면 끝난 거죠 뭐. 몸 만들었지, 액션 했지, 사투리 공부했지, 못생긴 사람이랑 하느라 힘들었지. 하하. 제가 선보인 액션은 액션이 아니라 '몸부림' 수준이죠."
유해진 하면 tvN '삼시세끼'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 그는 "내 실제 성격은 수다스럽지 않다. '삼시세끼' 속 모습과 같다. 조용할 때도 있고, 신날 때도 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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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영화 '블랙잭'으로 데뷔한 그는 지난해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공공의 적2'(2005), '국경의 남쪽'(2006), '타짜'(2006), '이장과 군수'(2007), '해적: 바다로 간 산적'(2014), '소수의견'(2015) '극비수사'(2015), '베테랑'(2015), '그놈이다'(2015), '럭키'(2016) 등 주, 조연 가릴 것 없이 50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했다.
연극 경력까지 합치면 30년 동안 연기한 셈이다. "오랫동안 연기할 수 있어서 감사해요. 연기는 하면 할수록 어려워요.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느끼고요. 매번 새로운 작품을 선보여야 하는 책임감이 들어요. 제가 행복하다고 느끼는 일을 하고 싶어요. 누군가 알아주는 일보다도 '내가 행복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는 편이죠. 모든 직업이 그렇듯, 연기도 힘들어요. 그래도 행복합니다(웃음)."
데뷔 초창기 때와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을 묻자 "늙은 듯하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장과 군수' 찍을 땐 팽팽한 피부였는데 어느새 '노화'가 보인단다.
데뷔 때가 좋을까, 아니면 지금이 더 좋을까. "음...정확하게 얘기할 수 없어요. 그때는 앞날이 안 보여서 불안했어요. 장점은 활력이 넘치고 젊었다는 거죠. 지금은 빠지려는 에너지를 움켜잡으려고 해요. 노련해진 것도 같은데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그렇게 변한 건지 모르겠어요. 잔머리를 더 잘 굴린다는 건가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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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진은 조승우, 차승원, 최승현, 강동원, 김윤석 등 유독 남자 배우들과 호흡이 좋다. 최근 충무로에선 여자 배우가 주축이 된 영화가 별로 없어서 '남남 케미'라는 말이 유행한다. "'남남 케미'보다는 '그냥 케미'였으면 해요. 영화계 전체적으로 봤을 때 '남남 케미'라는 말을 바람직하지 않아요. 이런 케미, 저런 케미도 있을 수 있으니까요."
'그냥 케미'라는 말이 좋다고 하자 그는 "가끔 이렇게 건질 게 있다"고 웃으며 만족해했다.
향후 하고 싶은 작품으로는 "마음을 '짠'하게 울리는 작품을 하고 싶다"며 "중년 멜로보다는 사람의 내면을 파고드는 작품에 끌린다"고 강조했다. "너무 대중적이지 않은 신선한 작품에도 출연하고 싶어요. 시금치나 샐러드 같은 작품을 원합니다. 적은 예산이지만 사람 관계를 담은 영화라든지 말이죠. 다양한 작품이 나와야 관객들도 작품을 선택하는 폭이 넓어져요. 서점에 가서도 베스트셀러만 있으면 심심한 것처럼."
자기만의 이야기를 만드는 감독 욕심은 없을까. "하고 싶긴 한데 배우도 제겐 벅차요. 제가 정말 예민하거든요. 감독은 사소한 것부터 신경 쓰면서 작품 하나에만 매달려야 하는데 만약 제가 연출한다면 너무 예민해서 힘들 듯해요. 아마 쓰러질 겁니다."
작품 활동이 없을 때 그는 주로 등산하거나 달리기를 하면서 심신을 가다듬는다. "운동하고 대본 읽고, 저녁에 술 한잔 하고 끝이에요. 정말 심플한 삶이죠. 제겐 달리기가 큰 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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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계획을 물었다. "신나고 즐겁게 지냈으면 한다"는 간단명료한 답이 돌아왔다. "지인에게 새해 인사로 '올해 신나게 보내라'고 했는데 깜짝 놀랐어요. 요즘 신나는 일이 없잖아요. 예전엔 참 흥이 났었는데...직장에서도 '신나는 일 없니?'라는 말을 듣고 하잖아요. 많은 분이 신나게 지냈으면 합니다."
달리기와 등산을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매체 인터뷰에 응한 그는 인터뷰 전 북한산을 등반했다. 취재진에게 북한산 사진을 보여준 그는 "아침 일찍 산을 갔다 왔는데 정말 상쾌했다"며 "얼굴이 시린데 느낌이 좋아서 겨울을 좋아한다. 그래서 강아지 이름도 겨울이라고 지었다"고 웃었다.
'싱글라이프'를 즐기는 듯하다고 하자 배우는 "요즘 '스카이 라이프'가 대세죠?"라는 아재 개그를 툭 던졌다. 순간 정적이 흘렀고, 몇 초 뒤 웃음이 '빵' 터졌다. "하하. 이러면서 웃는 거죠. 자기 합리화인가요? 라디오에서 부장님 아재 개그 때문에 힘들다는 사연을 들었어요. 그래도 제 개그 정도면 괜찮지 않나요?"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280만명. 그는 "손익분기점만 넘었으면 한다"며 "100만, 200만이란 수치는 엄청 난데 천만 영화가 많이 나오면서 이런 수치에 무뎌진 듯하다.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것도 정말 힘들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속편 출연 제의가 온다면 안 할 이유가 없다"며 "우선 본편이 잘 돼야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공조'의 관전 포인트를 꼽아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끝까지 후배를 치켜세웠다. "현빈 씨의 액션이 기가 막힙니다. 특히 와이어 액션은 정말 끝내주죠. " 배우는 현빈의 액션을 '요리조리' 따라 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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