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석, 사람답게 성장할 '낭만닥터'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캐릭터가 배우의 영향을 받듯이 배우가 캐릭터의 영향을 받는 경우도 있다. 배우 유연석은 '낭만닥터 김사부'의 열혈 청년 강동주를 만나 그 자신도 성장했다.
유연석은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극본 강은경, 연출 유인식, 이하 '낭만닥터')에서 강동주 역으로 열연했다. 강동주는 극중 까칠한 수재 의사였으나 김사부(본명, 한석규)를 만나 환자에게 필요한 진짜 의사로 성장하는 인물이었다. '낭만닥터' 덕에 필리핀 세부로 포상휴가까지 다녀온 유연석 역시 캐릭터를 따라 스스로 성장했다고 털어놨다.
시청률 27%를 돌파하며 인기리에 종영한 '낭만닥터'였지만 시작부터 대박이었던 것은 아니다. 첫 방송 시청률은 불과 9%대로 한자릿수였다. 유연석은 첫 방송 직후 본인의 연기에 대한 평가 역시 호평 일색은 아니었음을 언급하며 '낭만닥터' 시작 당시의 부담감을 밝혔다. 방송 전과 초기에는 '또 의학 드라마냐'라는 작품을 둘러싼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유연석은 부담감과 동시에 작품에 대한 어느 정도의 확신도 갖고 있었다. 그는 "우리 드라마가 보여줄 수 있는 분명한 색깔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중반 이후 10% 후반 대 시청률이 나온 뒤에는 이미 제작진이나 출연진이나 수치상 성과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고 했다. 대신 그는 "결국 우리 드라마가 어떤 이야기를 얼마나 진실되게 해줄 것인지가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배우들의 실제 의사 같은 연기는 '낭만닥터'가 진실되게 이야기를 전하기 위한 중요한 방법이었다. "의학 드라마 안에서 의사다운 모습을 버릴 수는 없었다"고 말한 유연석은 '낭만닥터'가 오직 의사들만을 위한 드라마는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들을 전면에 내세웠기에 꼼꼼한 사전 준비를 거쳤다고 덧붙였다. 그는 온갖 의학 다큐멘터리를 살펴보고 현장에 상주하는 의학 자문의들과 호흡하며 의사로 변신했다. 드라마 데뷔작이었던 '종합병원2'에서 익혔던 의학 용어들도 이번 작품에서 도움이 됐다고도 했다.
특히 유연석은 '낭만닥터'에서 어려운 의학 용어를 숙지하는 것을 넘어 의사다운 일상을 보여주고자 했다. 그는 "영어 활자로 가득한 대본을 외우는 것도 어려웠지만 더욱 어려운 것은 의학 용어를 술술 말하면서 실제 의사처럼 자연스레 행동하는 거였다"며 혀를 내둘렀다. 어려웠던 만큼 모든 수술 신을 대역 없이 소화하고 자연스러운 수술 동작을 해낸 데에 뿌듯함도 컸던 그였다.
의사로서의 변신을 마친 유연석에게 '낭만닥터'가 던지는 메시지는 그가 인간적으로도 매력을 느낀 '어떤 이야기'였다. 극중 강동주는 배우 한석규가 연기한 타이틀 롤 김사부의 애제자인 만큼 비중 있는 주인공이었고 동시에 이 드라마의 서술자였다. 그 덕에 유연석은 스스로 매력을 느낀 '낭만닥터'의 메시지 전면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 유연석은 그런 역할에 감사한 만큼 강동주가 겪는 갈등을 통해 자신과 비슷한 2030 시청자의 목소리를 대변하고자 했다.
유연석은 강동주가 '낭만닥터' 안에서 성공과 낭만 사이 갈등하는 지점들을 드라마 안의 상황으로 여기지 않았다. 그는 강동주의 고민에서 매순간 선택을 고민하는 평범한 2030 세대의 갈등을 느꼈다. 이에 처음부터 끝까지 정의롭지는 않더라도 갈등하고 고민하는 과정을 가감 없이 몰입해 연기하는 데 신경 썼다. 그만큼 그는 "공감되더라"라는 평에 가장 기뻤다고 고백했다.
결국 유연석의 연기를 통해 '낭만닥터'의 강동주가 성공을 좇던 출세 지향적인 의사에서 김사부처럼 환자를 위해 사는 낭만을 추구하는 의사로 변화했고 이는 시청자에게도 울림을 안겼다. 이에 대한 소감을 묻자 정작 본인도 성장했다는 성숙한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처음 촬영했을 때와 마지막 촬영했을 때를 보면 저도 모르게 연기적으로나 인간적으로나 성장했다"며 팀웍의 소중함을 깨달은 점을 강조했다. 그런 유연석이기에 "매회 나오는 환자 배우들이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그 분들이 실제 환자가 아닌데 주위에서 실감나게 연기해주시는 게 너무 고맙더라"라며 고마움을 표하는 것도 납득할 수 있었다.
극중 다양한 에피소드도 유연석을 성장하게 만들었다. 그 중 유연석이 가장 깊이 공감한 것은 19회에 등장한 강동주와 김사부의 갈등 부분이었다. 강동주의 아버지가 그보다 위급한 응급 환자에게 밀려 수술을 기다리다 사망했고 이 순서를 결정한 장본인이 김사부였던 것이다. 유연석은 머리로는 김사부를 이해하지만 가슴으로는 이해하기 어렵다던 강동주의 대사를 언급하며 십분 공감했다.
무엇보다 유연석은 "만약 내가 진짜 의사였더라도 아버지가 아닌 더 위급한 환자를 선택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생각만으로도 너무 힘든 선택일 것 같아서 강동주와 같이 울었다"고 털어놨다. 그만큼 유연석에게 '낭만닥터' 19회는 정답을 내리기 어려운 가치관의 충돌을 겪은 에피소드였다. 그런 그에게 어렵게나마 정답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름의 해답을 찾았는지 물었다. 이에 유연석은 "후회"를 기준으로 꼽았다. 훗날 돌이켜볼 때 후회할 선택인지 아닌지가 그의 기준이었다.
그의 기준으로 판단하자면 '낭만닥터'는 돌이켜도 후회 없을 작품이었고 시즌2를 진지하게 약속할 수 있는 드라마였다. 그는 "저도 그렇고 함께 출연한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 일 것"이라며 "이 팀워크가 같이 갈 수 있다면 시즌2가 아니라 다른 장르가 돼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캐릭터와 스스로를 동일시하며 출연진, 제작진과 호흡을 맞추고 이를 통해 시청자와 공감함에 감사한 유연석이기에 '낭만닥터'라는 히트작이 필모그래피로 아깝지 않았다. 그런 유연석에게 '낭만'은 무엇일까.
"아직 단언하기엔 어렵지만, 저한테 '낭만'은 사람답게 사는 거에요. 이번 드라마에서 우리가 무엇 때문에 살아가는지, 우리가 잃어버린 가치들을 잃지 말자고 얘기했거든요. 그런데 생각해 보니 사람이 사람답게 살면 그렇게 살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배우가 대중과 멀리 있는 존재 같을 때도 있지만 그래도 사람답게, 그래도 사람냄새 풍기며 사는 게 저한테는 '낭만'일 것 같네요"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킹콩엔터테인먼트]
SBS|낭만닥터 김사부|유연석
[ Copyright ⓒ * 세계속에 新한류를 * 연예전문 온라인미디어 티브이데일리 (www.tvdaily.co.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Copyright © 티브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엽기녀' 주원·오연서, 설날 인사도 조선 분위기 물씬
- '낭만닥터' 서은수 "서현진 격려 덕에 긴장감 떨쳤다"
- '초인가족' 박혁권·박선영·김지민, 아저씨부터 중학생까지 세대공감
- 여진구, '동물농장' 800회 내레이션 "동물보호법 잘 갖춰지길"
- '8 뉴스' 유승민 "바른정당, 새누리당과 합당 없다"
- 민희진, 좌절된 어도어 대표직 복귀 '法 각하 이어 이사회 부결' [이슈&톡]
- 아일릿, 앨범 누적 판매량 100만장 돌파 "데뷔 7개월 만의 성과"
- '구탱이형' 故김주혁, 오늘(30일) 사망 7주기
- ‘전, 란’ 강동원은 왜 어색한 사극톤을 고집할까 [인터뷰]
- ‘대표 복귀 불발’ 민희진 측 “주주간계약 효력, 유효해” [공식입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