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거짓말은 해도 빈말은 안한다

천지우 기자 2017. 1. 26.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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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금까지 빈말을 하지 않았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취임 직후부터 공약을 이행하는 행정명령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당일(20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핵심 업적인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를 유명무실하게 만드는 내용의 행정명령 1호를 발동했다.

25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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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했던 공약들이 전부 현실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5일(현지시간)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백악관 집무실로 걸어가면서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금까지 빈말을 하지 않았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취임 직후부터 공약을 이행하는 행정명령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너무 극단적이어서 지지자와 참모조차도 액면 그대로 믿지는 않았던 공약들이 놀라운 속도로 실행에 옮겨지고 있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이제야 사람들이 트럼프의 말을 문자 그대로(literally)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표현했다.

어마어마한 속도전이 펼쳐진 일주일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당일(20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핵심 업적인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를 유명무실하게 만드는 내용의 행정명령 1호를 발동했다. 22일에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선언했다. 23일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다자간 무역협정에서 양자 협정으로의 전환을 선포했다. 24일엔 오바마 전 대통령이 환경오염을 이유로 불허했던 송유관 건설사업 2건을 다시 추진하도록 지시했다.

초강경 이민정책도 즉각 현실화됐다. 25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수개월 내로 장벽 공사를 시작하고 건설비용은 전액 멕시코에 부담시킬 방침이다. 이날 불법이민자를 체포하지 않는 ‘피난처 도시’에 연방 재정 지원을 중단하는 행정명령도 발동했다. 이에 따라 불법이민자의 추가 입국이 차단되는 동시에 기존 불법체류자의 추방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대기 중인 행정명령도 하나같이 논쟁적인 내용이다. AP통신이 공개한 테러 관련 행정명령 초안은 테러용의자 신문 기술 강화, 중앙정보국(CIA)이 운영하던 ‘비밀감옥’ 부활, 쿠바 관타나모 테러용의자 수용소 존치 등을 담고 있다. 신문 기술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얼굴에 천을 씌우고 물을 붓는 물고문(워터보딩)의 부활을 강하게 시사했다. 그는 ABC뉴스 인터뷰에서 “불에는 불로 맞서야 한다”며 “고문은 분명히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시리아 난민의 미국 수용을 무기한 중단하고 다른 나라 난민도 120일간 입국을 중지하는 행정명령도 곧 발동된다. 이란 이라크 리비아 등 7개 이슬람 국가 국민에 대한 미국 비자 발급은 최소 30일간 중단될 예정이다. 또 연간 11만명이던 난민 수용 인원을 5만명으로 줄일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TV나 신문을 보다가 갑자기 ‘영감’을 받아 트위터로 정책을 내놓는 즉흥적인 면모도 보이고 있다. 23일 시카고 총기 사태에 관한 폭스뉴스 보도가 나온 직후 트럼프는 “총기 사태가 잦아들지 않으면 연방요원을 보내겠다”는 트윗을 올렸다.

격동의 취임 첫 주를 보낸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마이크 켈리 공화당 하원의원은 “새로운 액션 영웅(action hero)”이라고 칭찬했다. 그러나 애덤 쉬프 민주당 하원의원은 “원래 기대가 낮았는데 예상보다도 훨씬 나빴다”고 혹평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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