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쓰시마의 삼나무와 동백나무에 반하다
[오마이뉴스김수종 기자]
각종 개발 사업으로 사라져버릴 위기에 처해 있는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시민들의 자발적인 기부금과 증여를 통하여 대상지를 매입하거나 확보해 보존하는 활동을 하는 단체인 한국내셔널트러스트(The National Trust of Korea, NT)의 최중기(인하대 해양과학과 명예교수)공동대표를 포함하여 NT회원 몇 사람과 함께 지난 2017년 1월 20일~22일(금~일) 일본 쓰시마(?馬島,대마도)에 다녀왔다. -기자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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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쓰시마 도리이가 두 개 물 속에 있다 |
ⓒ 김수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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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쓰시마 신사 본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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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쓰시마 해신의 무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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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쓰시마 해초를 보관하는 돌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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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날이 어두워지고, 밤이 되어간다. 숙소가 있고 저녁식사를 예약해둔 북쪽의 '사스나(佐須奈)'항구로 간다. 차가 별로 없었지만, 바람이 심한 날씨라 어두운 길을 천천히 달려서 간다. 식사 시간이 다 되어 여관(료칸,旅館)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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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쓰시마 저녁은 쇠고기 |
ⓒ 김수종 |
많이 먹지는 않았지만, 김치와 단무지, 된장국에 밥까지 식사는 최고였다. 역시 가격은 조금 부담스러운 정도. 어제 밤에 초밥을 배불리 먹고 지불한 금액과 거의 같은 돈을 내고 나왔다. 아무래도 현지에서는 현지식을 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야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좋다. 야키니쿠도 최고였지만, 사실은 조금 부담스러운 가격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일부는 숙소로 돌아갔고, 일부는 온천을 하기 위해 차를 타고는 섬의 동북에 있는 '니기사노유(渚の湯)'로 갔다. 8시 25분에 도착하여 겨우 입장을 했다. 입욕비 500엔에 수건 100엔, 수건 사용비가 조금 비쌌다. 정확하게 9시까지 30분 동안 목욕을 했다. 짧은 목욕이었지만, 물이 너무 맑고 좋은 곳이라 하루의 피로를 해소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다시 차를 몰고 쓰시마 최북단 '와니우라(鰐浦)'에 가서 '한국전망대(韓國展望臺)'에 올랐다. 춥고 바람이 너무 심한 날이라 잠시 부산을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을 해야 했다. 정말 추운 날씨다. 서울은 더 추울 것 같다. 가족들이 걱정이었지만 사실 난방이 안 되는 일본 다다미(?)방이 더 추웠다.
전망대를 끝으로 오늘의 강행군을 마치고는 숙소로 돌아왔다. 추위를 이기기 위해서라도 술을 한잔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최 교수님과 고 선배랑 함께 청주와 복분자주를 한잔하고는 잠자리에 들었다. 정말 바람소리가 대단하고, 추운 밤이다. 옷을 전부 입고는 이불을 두 개나 덮고 잤다. 최 교수님은 수면양말까지 신고는 주무신다. 나도 앞으로는 추운 날에는 꼭 수면양말을 준비하고 다녀야겠다.
22일(일) 아침이 밝았다. 일본 료칸에서 먹는 아침식사는 남다르다. 일흔 살은 되어 보이는 주인장과 직원이 준비한 식사는 생각보다 좋았다. 된장국과 밥, 우엉조림, 계란, 생선구이, 김치, 샐러드와 귤 하나, 녹차까지. 다들 만족하는 분위기다. 너무 친절하고 인심이 좋은 이웃 어르신 댁에 방문하여 식사를 한 느낌이다. 나도 기분이 좋았다. 춥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시골임에도 불구하고 와이파이까지 되는 곳이다. 대만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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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쓰시마 풍력발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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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쓰시마 역시 삼나무 숲 |
ⓒ 김수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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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쓰시마 최중기 교수님과 나는 한국내셔널트러스트의 회원이다. 대표님과 평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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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님, 저기 집들은 모양이 조금 특이하군요"라고 물어 보았더니, "이 지역은 바람도 많지만 습기가 더 많은 곳이라, 아래를 조금 올려서 바람이 잘 통하도록 하고 화재로 인하여 불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집들과는 조금 거리를 두고 창고를 지었다. 원래 쓰시마에 상당히 많이 있던 창고인데 요즘은 그 숫자가 줄었다"고 했다.
십여 채의 창고가 마치 작은 이동식 집처럼 서 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바람이 잘 통하도록 아래를 지면에서 약간 들어 올려서 지은 모습도 남다르다. 재미난 창고를 구경하고는 주변 마을도 살펴보았다. 겨울철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배추와 무가 밭에 보이고, 당근이나 파도 보인다. 아무래도 기온이 서울보다는 따뜻한 곳이라, 노지에 채소를 두고 수시로 따서 먹는 것 같다.
보통의 사람들은 그냥 길을 가고 마는데, 조금은 특이한 건축물을 보고 차를 세워서 천천히 둘러보자고 제안한 최 교수님을 보니, 역시 학자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쓰시마의 창고가 조금은 특이하다는 것을 이번에 직접 보고 잘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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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쓰시마 동백나무 숲을 걷다 |
ⓒ 김수종 |
꽃이 지난 12월보다는 적은 것 같다. 달려있는 동백꽃도, 떨어져 있는 꽃도 적다. 하지만 서울에서는 보기 힘든 큰 동백나무에 바람이 심한 곳이라 연리지가 많아 그냥 이곳저곳을 살피면서 걸었다.
이런 곳에 오면 사실은 조금씩 쉬면서 나무와 꽃을 보기도 하고, 바람을 맞으면서 동료들과 이야기도 나누면서 산책도 하고 명상도 하면서 걷는 것이 좋기는 하다. 다음에 오면 반드시 시간을 넉넉하게 잡고, 정말 이런저런 생각도 하면서 걸어보고자 한다.
이곳 동백나무 숲길은 쓰시마에서도 가장 마음에 드는 길이다. 바닷가에 있어서 바다를 보면서 꽃을 즐길 수 있고 바람도 넉넉하게 불어서 여름에는 상당히 시원할 것 같다. 물론 요즘 같은 겨울에는 춥기는 하지만 꽃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눈요기가 가능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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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쓰시마 점심은 돼지고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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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양주 덕혜옹주의 무덤 옹주는 일본 쓰시마 도주 후손의 부인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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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덕혜옹주에 대한 생각도 많다. 내가 정말 전생에 옹주와 무슨 인연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남양주에 있는 옹주의 무덤에 가서 차라도 한잔 올리고 와야겠다. '전생의 당신과 내가 무슨 인연이 있는지'도 물어보자! 생각보다 크고 볼 것이 많은 쓰시마에 대해 이번에는 3/10정도 알게 된 여행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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