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 인터넷TV 인터뷰..직접 나선 대통령, 뭘 노렸나?

윤설영 2017. 1. 25. 23: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블랙리스트 모르고, 유진룡 개탄스럽다" 주장
"여성 비하라고 생각한다" 피해자 자처하기도

[앵커]

윤설영 기자가 나와 있는데요. 오늘(25일) 인터뷰에 대한 분석을 지금부터 차근차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윤설영 기자, 우선 박 대통령이 갑자기 이렇게 한 인터넷 매체와 인터뷰를 한 이유, 다른 메이저 언론도 아니고 인터넷 매체와 한 것인데, 왜 그랬을까요?

[기자]

우선 오늘 박한철 헌재 소장이 3월 13일 이전에 결론을 내달라고 발언한 것을 주목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발언과 무관하지 않게 최근 돌아가는 상황을 봐야 할 것 같은데요.

대통령으로서는 최대한 시간을 끌기를 원했었는데요. 이게 여의치 않은 상황으로 갑자기 변하고 있는 상황을 보면서 대통령이 직접 나서기로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동안 일부에서는 설 연휴 직후에 지난번과 같이 기자간담회를 할 것이다, 실제로 그런 준비가 있었다는 얘기가 나왔었는데요. 앞당긴 것으로 봐야 할 것 같고요. 그것도 형식을 기자간담회가 아닌 한 인터넷 매체와 인터뷰하는 것으로 바꿔서 급하게 했단 말이죠. 그것은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이 뉴스를 통해 누차 말씀드린 것처럼 오늘 헌법재판소 발언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대개 설 연휴가 되면 모두들 고향으로 돌아가서 이른바 '밥상머리 여론'이란 게 형성되는데 거기에 영향을 끼치고 싶은 의도도 당연히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터뷰 핵심 내용만 좀 짚어볼까요.

[기자]

오늘 박근혜 대통령은 여러 가지에 대해 나름대로의 해명을 내놓았습니다.

우선 블랙리스트에 대해선 "모르는 일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지난번 1월 1일 기자간담회에 했던 말과 같습니다.

최근 블랙리스트 폭로한 유진룡 장관에 대해서 "재직할 때 말과 퇴임한 후 말이 달라졌다. 개탄스러운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고요.

조윤선 전 장관이 최근 구속된 것과 관련해서도 "뇌물죄도 아닌데, 구속하는 건 개인적으로 너무 과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저희가 직접 박근혜 대통령의 말을 준비했는데요. 들어보시죠.

[장관으로 재직할 때의 말과 퇴임한 후의 말이 달라지는 것,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여기까지만 일단 듣죠. 이건 유진룡 전 장관이 오늘까지도 대통령을 겨냥한 여러 가지 폭로 내용을 한 바 있는데, 장관 재직 때와 끝난 뒤의 말이 다르냐에 대해서는 유진룡 전 장관이 반론을 내놓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입니다. 최순실 씨에 대해선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최순실에 대해선 "오랫동안 알아왔고 개인적으로 도움을 줬던 사이이다. 엄청난 일을 저지른 줄 몰랐다. 사익추구는 몰랐다. 그러나 이런 것들을 관리하지 못한 것은 나의 불찰이고, 국민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다"라고 했습니다.

[앵커]

여태까지 해온 말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오늘도 또 굿판에 대한 얘기도 나왔습니다. 그런 주장은 시중에서 나온 것이지, 누가 공식적으로 얘기한 바는 없는데, 이 얘기는 왜 나왔을까요?

[기자]

오늘 세월호 7시간에 대한 의혹과 관련해서도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이야기를 했습니다. 청와대 굿판, 밀회 얘기를 꺼낸 건데요.

이 부분은 본인이 억울하다고 줄곧 주장해왔던 부분입니다. 대국민담화 때부터 거듭해서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정상적인 언론의 의혹 보도를 싸잡아 굿판에 대한 의혹이라던지, 밀회에 대한 의혹이랑 같은 급으로 취급하면서 근거 없는 얘기로 몰기 위해 자꾸 꺼내 드는 것 아닌가 하는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탄핵과 관련된 얘기도 아닌데 이런 얘기를 지속적으로 꺼낸다는 것은 본질에서 벗어나 있는 상황을 끌어들여 본질적인 문제까지 흐리려 한다는 쪽으로 해석이 되는 것 같군요. 특검 수사내용을 희한한 거짓말을 만들어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기자]

또 최순실 씨와 뇌물 혐의 관련해서도 "희한하게 '경제공동체'라는 거짓말을 만들어냈다. 엮어도 너무 어거지로 엮은 것이고, '경제공동체'라는 말이 너무 이상하니 특검에서도 철회했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라고 했습니다.

지난번 기자간담회에서도 '삼성 관련된 일은 나를 완전히 엮은 것이다'라고 얘기를 했는데요. 비슷한 취지로 볼 수 있겠습니다.

또 현재 탄핵정국을 자신이 여성 대통령이기 때문에 겪는 일이라는 논리도 폈는데요.

"여성 대통령에 대한 관심, 여성에 대한 비하 의식이 잠재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여성이 아니면 그런 비하를 받을 이유가 없다.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여성 비하라고 생각한다"고도 말했습니다.

[앵커]

이른바 '젠더 문제'를 꺼낸 상황인데요. 어찌 보면 동정론을 유발하기 위한 하나의 발언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태블릿PC 관련 언급도 있었습니까.

[기자]

처음 기자회견에선 태블릿PC와 관련해 문건이 유출됐고 최순실 씨의 도움을 받은 것에 대해 "미안하게 됐다, 잘못됐던 것 같다"고 했지만, 지금 와서 밝혀지는 이야기로는 "태블릿PC가 조작된 것 같다는 이야기도 알려지고 있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러니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태블릿PC 조작에 대해 주장한 건데요.

검찰과 특검 그리고 법원에서 조작된 게 아니라고 결론 내린 사항인데 또다시 이 이야기를 들고나온 겁니다.

[앵커]

그 얘기는 대통령이 한 얘기인지, 아니면 질문자인 정규재 주필이 질문해서 한 얘기인지 확인해봐야 합니다. 제가 아까 받은 내용으로는 정규재 주필의 질문 내용에 이 내용이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고, 그에 대한 대통령 발언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건 조금 확인해봐야 할 것 같고요. 저도 얼핏 받은 것이기 때문에 확인은 안 되는 것이니까 윤설영 기자가 마저 확인해서 나중에 말씀해주기를 바랍니다. 같은 톤으로 얘기한 건 맞는 것 같은데 정확하게 할 필요가 있으니까요. 결국 대통령이 특검 수사 내용이 모두 거짓이다, 이렇게 주장을 하는 셈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특검은 특검법에 따라서 수사 중인 내용을 브리핑하게 돼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공개되는 내용을 사실상 부인한 건데요.

대통령 측은 검찰은 불신한다면서 특검 수사를 받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특검 수사 내용에도 불만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명백한 피의자 신분인데요. 그 내용이 탄핵에도 큰 영향을 주는 상황에서 이렇게 일방적인 주장으로 펴는 것에 대해 문제 제기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이건 여론전이라고 말씀드렸고, 그런 분석이 많다는 말씀을 드렸는데요. 대통령이 이런 주장이 얼마나 여론전으로써 유효한 것이냐, 즉 설득력이 있느냐 하는 문제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때문에 법리를 따진다기보다는 대통령이 장외 여론전을 벌이겠다는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가장 최근 여론조사인 1월 18일 한국일보 여론조사에서 보더라도 78.9%의 국민들이 박 대통령의 탄핵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실관계조차 확인되지 않은 일방적인 주장을 펴서라도 여론을 돌리겠다는 게 아닌가 싶고요.

최악의 경우 80% 가까운 국민들의 마음은 돌리지 못하더라도 나머지 여론이라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겠다. 최대한 지지층을 끌어모으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입니다. 정치적인 노림수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최근 일부 친박 단체들의 움직임도 역시 무관치 않아 보이기도 합니다. 매주 나와서 벌이고 있는 집회라는 것이 결국 같은 맥락에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는데요. 박 대통령 측이 바로 그 친박 단체 움직임에 대해 오늘 굉장히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 같습니다, 얘기하는 데에.

[기자]

오늘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습니다. 오늘 최순실 씨가 특검 조사에 나오면서 "억울하다" "민주주의 특검이 아니다" "경제공동체 아니다" 이런 주장을 폈습니다.

이전에 한 번도 없었던 일인데 작심하듯이 호송차에서 내리자마자 고함을 질렀습니다.

그러더니 대통령 대리인단은 "총사퇴"를 시사하는 발언을 내놨습니다. 그렇게 될 경우 탄핵심판은 사실상 중단되거나 지연될 수밖에 없습니다.

또 최순실씨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내일 오전 11시에 '강압수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한다고 합니다.

대통령 측이 현 상황을 뒤집기 위해 조직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고 있습니다.

[앵커]

대통령이 지난 1일에도 기습적으로 기자회견을 열어서 일방적인 주장을 쏟아냈었는데요. 설 지나서 또 한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이걸로 대체하는 겁니까? 아니면 설 지난 후에 또 하는 겁니까?

[기자]

설 지나서는 상황에 따라 검토를 하겠죠. 일단 1월1일에 청와대에서 기자들이 점심을 먹는 상황에 갑자기 공지가 됐었습니다.

당시 상황을 보면 15분 뒤에 대통령을 만나러 가자고 공지가 내려졌습니다. 기습적으로 하는 바람에 응해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 혹은 방식에 대해서도 어떻게 조율해야 하는지 논의할 시간조차 없었습니다.

그때 일방적인 주장을 폈었고, 그 날 발언 가운데 적지 않은 부분이 거짓 해명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희 JTBC를 포함해서 많은 언론들이 박 대통령이 다시 비슷한 형식의 기자간담회 혹은 기자회견을 한다면 참석할 것이냐에 대한 논의가 있었습니다.

일부는 참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직접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아예 이번에는 한 매체만 골라서 인터뷰를 한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윤설영 기자였습니다.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