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그림 '더러운 잠' 사태 일파만파..무리수였나? (종합)

입력 2017. 1. 24. 22:48 수정 2017. 1. 24.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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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법이슈=박진희 기자] 표창원 의원은 '표현의 자유를 향한 예술가들의 풍자 연대'와 함께 지난 20일 그림전 '곧, BYE! 展'을 주최했다가 진퇴양란에 빠졌다.

표창원 의원을 난처하게 만든 그림은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를 패러디한 '더러운 잠'이다. 이 그림에는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는 그림 앞에 나체 상태의 박근혜 대통령이 잠들어 있다. 복부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초상 사진과 사드(THAAD)라고 적힌 미사일, 강아지 두 마리가 놓여있다. 또 박 대통령 옆에 최순실 씨가 주사기 꽃다발 을 들고 있다.



◆ 정치권 표창원 질타 거세, 문재인 전 대표도 ‘일침’

그림이 전시된 이후 논란이 불거지자 표창원 의원에 대한 정치권의 질타가 거셌다.

가장 먼저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24일 트위터에 “박 대통령 풍자 누드 그림은 표창원 의원이 골라서 국회에 전시한 것"이라며 "표 의원은 국민 눈살 찌푸리게 하는 능력이 출중하다"고 올렸다.

하 의원은 "최근 노인 폄하에 이어 이번엔 대통령 소재로 한 여성 비하까지 연타석 홈런을 쳤다"며 "아니, 이건 성폭력 수준"이라고 표 의원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만약 문재인 대표가 표 의원에게 쓴 소리 한마디 한다면 인기 많이 올라갈 것"이라고 비꼬았다.

문재인 전 대표도 해당 그림을 언급했다. 문 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한 누드그림이 국회에 전시된 것은 대단히 민망하고 유감스런 일"이라며 "예술의 영역과 정치의 영역은 다르다. 예술에선 비판과 풍자가 중요하지만 정치에서는 품격과 절제가 중요하다고 본다"고 충고했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도 "이래 놓고 좋다고 낄낄거리고 있는 건가요? 전 추미애, 박영선의 이런 모습 보고 싶지 않습니다"라며 논란이 일고 있는 '더러운 잠' 작품 사진을 게재했다.

이어 "다행히 이 작가에게 정부 지원금은 지급되지 않았답니다. 이걸 건 사람은 국회의원이라는데, 집에서 애들을 어떻게 키울까요?"라며 간접적으로 블랙리스트를 언급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도 맹비난 했다. 남 도지사는 “표현의 자유는 물론 존중돼야 한다. 그러나 국회의원이 참여하고 국회 의원회관이라는 장소에서 열린 전시회라면 사회적 책임이 뒤 따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표창원 의원의 전시회는 도를 넘어 언급하기 민망할 정도”라며 “인권과 여성에 대한 문제, 예술을 정치에 이용하려는 행위의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또 남 도지사는 “표 의원님께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 지켜야할 품격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 여-야 한 목소리, 표창원 의원의 무리수

표창원 의원이 주최한 전시회 그림을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자 더불어민주당 당 지도부는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당 관계자는 "이번 그림은 반여성적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당 지지율과는 관계가 없다"며 "징계 여부는 윤리심판원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실제로 당 여성위원회 역시 최고위원회를 통한 윤리심판원 회부했다. 이런 조치에도 논란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모양새다. 민주당내에서도 표 의원의 공식 사과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여당인 새누리당 소속 국회의원 83명은 이날 오후 늦게 표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출했다.

새누리당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문 전 대표는 표 의원에 대한 무한 책임이 있는 만큼, 분명한 입장 표명과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같은 야당인 국민의당 여성 의원들도 성명을 내고 "여성 정치인 혐오가 담긴 작품 전시를 철회하라"고 비판했다.

◆ 여론의 설왕설래, 표현의 자유 VS 저질스러운 여성비하 ‘팽팽’

온라인 커뮤니티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에는 “표창원의 표현의 자유 우리도 즐기자” “표창원, 네 마누라도 벗겨주마” 등의 글이 게재됐다.

해당 게시글에는 “미성년자가 오가는 곳에 여성 대통령의 성행위를 묘사한 그림을 전시해놓고 낄낄대는 행태에 울화가 치민다”면서 “화를 참을 수 없어 패러디를 하나 그려봤다”는 내용과 함께 표 의원과 그의 아내 모습을 덧칠해 나체로 표현한 사진이 공개됐다.

전시회를 주최한 기획자와 작가들은 표 의원의 징계를 시도하는 민주당 지도부를 겨냥해 "민주당은 대통령 만들기에 혈안이 됐나. 표 의원을 희생양으로 삼지 마라"고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인터넷상에서는 표창원 의원이 얘기하는 풍자와 논란이 되고 있는 성희롱을 두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분위기다. 표창원 의원의 기획의도에 공감하는 여론은 “musu**** 제대로 된 풍자화다. 풍자란 것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들은 예로부터 캥기는 게 있는 탐관오리들이 제 발 저린 것.. 그림에서 잘못 표현한 게 있나” “dhal**** 어버이 연합만 항의하는 거 같은데? 아니 저 그림에 뭐가 성을 희롱한다는거야? 여성의 성은 표현만으로도 희롱이라 그거야? 난 그게 더 모욕적인데?” “xman**** 이런 건 더럽다하고 국민 300여명이 죽어 가는데 시술받고 머리손질 두 번이나 한 거는 왜 감싸? 완전 소시오패스 수준이지” “bbic**** 대통년 질이 더 낮지 저그림 질이 더 낮냐?” “orge**** 딱히 여성비하로 안 보이는데? 대통령 비판 목적에 충실한 그림으로 보인다. 이때다 싶어 흠잡고 언성 높이고 물어뜯고 싶어서 아주 난리네 너희가 노대통령 가지고 능욕 연극 만들어서 배꼽잡고 웃던 건 기억 못하나 봄?”이라며 지금의 논란을 이해 못하겠다는 분위기다.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온라인상에는 “psmb**** 내가 지금 표창원이 잘못됐다고 하는건 근혜인권 이딴게 아니구 국회의원의 수준이 저렇게밖에 표현을 못하나 싶어 더 암담하다!국회의원답게 행동하자 좀!감정조절 못하는걸로 보인다” “joy4****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 국회에 있는 사람이 참...국민이 뽑아준 댓가가 이런식으로 보복하라고 뽑아줬나.. 정치적으로 해라 정치적으로 .박근혜가 개 짓거리 한다고 똑같이 개가 되어선 안되지. 인간이 되어 개를 교육시켜야 그게 맞는거 아닌가?” “inop**** 국회의원 수준이 이것밖에 안되나??? 저질스럽고 애들이 볼까 무섭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표창원 의원이 '더러운잠'이라는 제목의 그림으로 진퇴양란에 빠졌다.


◆ 표창원 의원 입장 “책임 져야 한다면 책임 지겠다”

표창원 의원은 ‘더러운 잠’ 등이 전시된 ‘시국비판 풍자 전시회’에 대해 “블랙리스트 사태와 국정농단 사태에 분노한 예술가들이 국회에서 시국을 풍자하는 전시회를 열고 싶다는 요청을 의원실로 해와 국회 사무처에 전시공간 승인을 요청했다”며 “사무처가 ‘정쟁의 여지가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지만, ‘시국의 특성과 헌법을 수호해야 할 국회에서 예술에 대한 사전검열이나 금지를 해서는 안 되지 않느냐’고 설득해 결국 전시회가 열렸다”고 설명했다.

또한 표창원 의원은 “이후 모든 준비와 기획과 진행, 경비 확보를 위한 크라우드 펀딩 등은 ‘작가회의’ 주관으로 진행됐다”면서 “‘표창원이 작품을 골랐다’는 일부 여당 및 친여당 정치인의 주장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해명했다.

특히 논란이 된 ‘더러운 잠’과 관련해 표창원 의원은 “분명히 제 취향은 아니지만 ‘예술의 자유’ 영역에 포함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철거 여부는 제가 개입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닌 작가의 ‘자유’ 영역이라는 점을 사무처에 설명했다. 다만 작가와 ‘작가회의’에 사무처의 입장과 우려를 충분히 설명해 드리겠다는 말씀을 전했다”고 밝혔다.

이어 “저를 대상으로 한 조롱과 희화화, 패러디, 풍자 예술 작품에 개입하거나 관여하거나 반대하거나 방해할 의사가 전혀 없다. 같은 마음으로 대통령이나 권력자, 정치인 등 공적인물에 대한 비판과 풍자 등 표현의 자유를 인정해달라”면서 “탄핵 심판 및 대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논란을 야기해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을 일으킨 점에 대해 지적해 주시는 분들도 많다. 존중한다. 책임을 져야 한다면 지겠다”고 강조했다.

issuepl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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