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승일 '포스트잇' 추가 폭로에 최순실 '발끈'(종합)

문창석 기자,성도현 기자 2017. 1. 24.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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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자필 업무지시 포스트잇 5장..증거 채택돼
崔, 불편한 심정 여과없이 비쳐.."황당하다" 반발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 2017.1.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성도현 기자 =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41)이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후 최순실씨(61)와 처음 마주한 자리에서 그의 혐의를 입증할 새로운 '물적 증거'를 폭로했다. 최씨는 재판 말미에 이례적으로 일어나 '모든 걸 내 책임으로 돌리려 한다'고 반발했다.

노 부장이 새롭게 내놓은 '포스트잇 메모'는 최씨가 자신에게 직접 업무 지시를 내렸다는 증거로, 최씨가 재단의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뒷받침한다. 법정 증거로도 채택돼 앞으로 최씨의 혐의 입증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24일 열린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8)에 대한 6회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은 최씨가 직접 작성한 '포스트잇 메모' 원본 5장을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했다.

노 부장은 "최씨가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제게 (조치할 내용을) 메모해 준 포스트잇"이라며 "최씨가 메모를 하면서 지시한 것으로, 필적 감정을 해도 된다"고 자신했다.

그동안 최씨는 K스포츠재단에 공식 직함이 없기에, 해당 재단이 받고 있는 '대기업 출연 강요' 의혹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포스트잇은 최씨가 직접 업무 지시를 내렸다는 '물적증거'로, 최씨가 재단의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뒷받침한다.

노 부장이 제출한 메모에는 최씨의 구체적인 업무 지시 내용이 적혀있었다. 지난해 2~3월경 '5대 거점 종합 스포츠클럽 관련'과 관련해 작성된 메모에는 '무주(태권도)·대구(육상) 배드민턴·인천·하남·세종·강원' 등 구체적인 거점의 위치가 적혀 있었다.

두 번째 메모에는 '대한체육회-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과 관련해 '주단체산하기관·주산하기관 예산표·주산하기관 공모사항' 등의 문구가 적혔다. '2016년 2월25일 포스코 미팅 때'라는 설명이 붙은 세 번째 메모에는 '포스코 스포츠단 창설 계획'과 관련해 '종목·예산·훈련계획' 등이 언급됐다.

네 번째 메모에는 '포스코 스포츠단 창설안·여자배드민턴·포스코의 스포츠종목 현황 및 문제점·포스코의 스포츠단 창설 필요성' 등의 문구가 적혔다. 마지막 다섯 번째 메모에는 '멕시코 문화행사'와 관련해 '고려·태백' 등의 문구가 있었다. 당시 태권도 시범단이 케이타이거즈에서 케이스포츠로 대체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순실 씨가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파문 1차 공판에 출석했다. 2017.1.17/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갑작스런 추가 증거에 최씨 변호인 측도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었다. 최씨 측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당황한 듯 "느닷없이 제시를 해서…"라며 잠시 말을 흐렸다.

이 변호사는 "출처가 어디인지 모르는 포스트잇의 증거 채택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입수 자체가 불법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 전 부장에게 "(포스트잇에 적힌 내용을) 증인에게 수행하라고 한 표시가 있느냐"며 메모가 다른 취지일 수도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노 부장은 "최씨가 더블루K 사무실에서 회의 시간에 포스트잇에 써 바로바로 준 것"이라며 "나를 그렇게 나쁜 놈으로 보지 말아 달라, 이 자리까지 오기 힘들었고 진실을 말하기 위해 섰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노 부장이 제출한 증거를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안종범 수첩'처럼 포스트잇에 그(혐의 관련) 기재가 있다는 것"이라며 "증거 범위·증거 능력이 인정돼 채택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공판은 최씨와 노 부장이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후 처음 마주하는 자리였다. 최씨는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이후 노 부장이 출석했던 국회 청문회에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노 부장도 최씨가 수차례 출석한 법원 공판에 이날 처음 나왔다.

노 부장은 그동안 최씨의 육성 파일, 대포폰으로 박근혜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을 공개하는 등 증언을 이어간 바 있다. 이에 최씨는 지난 16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변론기일에 출석해 노 부장 등 K스포츠 직원을 '걔네들'이라고 표현하는 등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최씨는 이날 재판이 끝날 무렵 발언권을 얻어 "황당하다"며 불편한 심정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최씨는 "오늘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없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곧바로 일어나 발언 기회를 가졌다. 이날 공판 내내 변호인에게 맡기고 앉아있던 모습과 달랐다. 지금까지 공판에선 기회가 주어져도 대부분 마무리 발언을 하지 않았었다.

최씨는 "모든 것을 제게 전부 하려는(미루려는) 것 같은데 전 그런 의도로 한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포스트잇이 어떻게 작성돼 노 부장에게 전달됐는지 (모르겠고), 직접 전달한 적도 없다"며 "제가 K스포츠재단을 직접 운영해 사익을 추구하려 하지 않았다는 점이 앞으로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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