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행' 황재균, ML가는 길은 꽃길 혹은 가시밭길?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입력 2017. 1. 24. 15:55 수정 2017. 1. 2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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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균.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황재균(30)의 앞에는 ‘꿈의 꽃길’과 ‘가시밭길’이 나란히 펼쳐져 있다. 어느 길을 갈지는 황재균에게 달려 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꿨던 황재균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1년 스플릿 계약을 맺었다. 매니지먼트사인 GSI의 24일 발표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초청권을 받은 황재균이 25인 개막 로스터 입성에 성공하면 150만달러(약 17억5000만원)를 받고 출장 경기 수에 따른 인센티브가 최대 160만달러까지 추가된다.

황재균의 최우선 목표는 스프링캠프에서 경쟁자들을 제치고 개막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다. 지난해 이대호도 시애틀 매리너스와 스플릿 계약을 맺고 풀타임을 뛰며 좋은 사례를 남겼다.

조건이 나쁜 것은 아니다.

황재균의 주 포지션인 3루수는 샌프란시스코의 지난해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였다. 샌프란시스코의 지난해 3루수 타율은 2할5푼8리로 내셔널리그 15개 구단 중 10위. 홈런은 고작 17개로 14위에 그쳤다. 확실한 주전 없이 맷 더피(66경기), 에두아르두 누네스(44경기), 코너 길라스피(34경기)를 포함한 8명의 선수가 선발 3루수로 번갈아 맡았다.

더피가 지난해 8월 탬파베이로 트레이드된 이후에는 주로 누네스와 길라스피가 3루를 책임졌다. 누네스는 올해 샌프란시스코의 또 하나의 취약 포지션인 좌익수를 맡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된다면 황재균은 좌타자 길라스피와 함께 플래툰 시스템에 따라 3루수에서 번갈아 출전할 수 있다. 특히 샐러리캡에 여유가 없던 샌프란시스코는 황재균이 FA 자격을 가지고 있어 포스팅 비용을 지불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매력적으로 작용했다.

황재균은 KBO리그에서 거포 3루수의 자격을 충분히 증명했다. 지난해 황재균은 타율(3할3푼5리)과 출루율(3할9푼4리)에서 ‘커리어하이’를 기록했고,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27개)을 쏘아 올리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 관계자는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를 여러 명 파견해서 황재균을 꾸준히 체크하고 있었다. 선발 경쟁에 바로 뛰어들 기회를 줄 것이며, 선수가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하기를 바란다. 팀 승리에 기여하는 선수가 될 것이라고 충분이 판단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마냥 분홍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메이저리그 진입에 실패하면 1년 내내 마이너리그를 전전하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KBO리그에서 내로라하는 타자들도 메이저리그 직행 후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김현수(볼티모어)는 시즌 초반 부진에 시달리며 마이너리그행이 거론될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KBO리그 홈런왕인 박병호(미네소타) 역시 메이저리그에서 자리잡지 못하고 부진과 부상으로 시즌 중반 마이너리그행을 통보받았다.

새로운 야구 문화는 물론 미국 문화에도 적응을 해야 한다. 메이저리그에서 자리를 잡은 추신수(텍사스)조차 “철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황재균은 새로운 동료들과 친분을 쌓으면서도 경쟁을 위해서 제 기량을 뽐내는데 매진해야 한다. 하루하루가 경쟁이기 때문에 치열한 기싸움도 이겨내야 한다. 몸 관리도 필수다. 확실히 황재균이 택한 길은 ‘비단길’보다는 ‘가시밭길’에 가깝다.

황재균은 “메이저리그 타석에 한 번이라도 서 보는 게 소원”이라고 했다. 오랜 꿈이었던만큼 자신감도 있다. “두드리지 않으면 문은 열리지 않는다”라고 말한 황재균은 ‘꽃길’을 향해 부지런히 문을 두들길 준비가 되어 있다. 25일 미국으로 떠나는 황재균은 메디컬테스트를 받고 애리조나에서 개인 훈련을 한 뒤 팀 훈련에 합류할 계획이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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